[편집실에서] 자식에 대한 희망…

얼마 전 편집국의 한 간부와 주간한국부 부원 간에 간단한 회식 자리가 있었다. 소주 몇 순배가 돌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정담이 오가던중 최근 사내 몇몇 간부들의 자식 이야기가 나왔다.

“모 논설위원의 아들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 들었어”, “ 모 국장의 큰 딸은 방송국 기자 시험에 합격했다면서요”, “또 다른 논설위원 딸은 중 3때 토익 만점으로 매스컴을 탄데 이어 외국 잡지가 아시아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논문 공모에서 상도 받았어. 그 양반들 자식 농사 한 번 잘 지었어. 정말 든든하겠어. 뭐니뭐니 해도 자식이 벤처라니까.”

이 말이 나오는 순간 한 부원이 “맞다. 바로 그거야, 자식이 벤처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월급쟁이에게 자식에 대한 희망 마저 없다면 어떻게 살겠어. 다음 주에 바로 쓰자”고 제안했다. 모두가 찬성했다. 이번호 커버 스토리는 그렇게 결정됐다.

대부분의 기사 취재가 그렇듯 이번 커버 스토리도 선정된 주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모으는 것이 키 포인트다. 그러다 보니 선정된 취재 대상들이 일반 사람들과 다소 구별되는 열성파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혹시 소개되는 부모들이 자식에게 너무 기대는 사람으로 오해 받지나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는가. 설령 그것이 ‘자식에 기대는 투자’라 하더라도 자식에게 모든 정성을 쏟는 부모들을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자식들에게 공부만 강요했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자식의 적성에 따른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더 힘이 드는 요즘 부모들인지도 모른다. 새삼 혈육의 정을 느끼게 해준 취재였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2/01/09 17:43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