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모바일 사이버 세상

임오년 올해 사이버세상의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무선'이다.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는 이미 사이버 세상의큰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음성 통화와 일정 관리가 목적이었던 이동전화와 PDA는 이미 노트북이나 PC에 버금 가는 인터넷 단말기로 진화해 가고 있다.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던 근거리통신망(LAN)도 사라지고 있다. 무선 기술의 발달이 사내 유선망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휴대 전화가 순식간에 유선 전화 시장을 잠식한 것처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역시 이동성에 제한이 없는 무선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초창기 학교나 기업 사무실 정도에 국한되던 무선 랜 서비스가 이제는 병원, 호텔, 공공기관 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집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회선을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 랜은 일단 이동 전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인터넷 망(IP)을 활용해 이용료도 훨씬싸다. 무선 랜 인터넷 속도는 업체별로 5~11Mbps선. 최고 8Mbps 수준의 유선 인터넷 보다 빠르다.

이에 따라 휴대폰으로 즐기기 힘들었던 영화 감상, 영상 채팅, 주문형 오디오(AOD)와 비디오(VOD)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 범위가 반경200m 정도에 그쳐 이동 전화에 비해 이동성 면에서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무선 랜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무선 랜 사업자에 가입한 후 노트북 PC 등에 무선 랜 카드를 꽂으면 된다. 무선 랜 카드는 시중에서 15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으며 갈수록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랜 카드는 해당 지역의 기지국 역할을 하는 무선 접속 장치(AP)와 수시로 교신하며 자유롭게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접속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가입할 때 등록한 ID와 비밀 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2.4기가 헤르츠(㎓)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하는 무선 랜은 접속 장치 1개당 20~3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전화 요금처럼 사용한만큼 요금을 내는 종량제 혹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처럼 월 일정 요금을 지불하는 정액제 중 하나를 선택해 요금을 내면 된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무선 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통신 사업자는 데이콤. 데이콤은 최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에어랜(AirLAN)' 서비스를시작했다. 에어랜은 최고 4~5Mbps의 속도를 구현, 인터넷 정보 검색은 물론 영화나 영상 채팅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있다.

이에 뒤질세라 KT도 호텔 대학 카페 등 전국 27개 지역에서 '네스팟(Nespot)'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에 맞서고 있다. KT는 올해전국 1만여 개 주요 지역에서 상용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하나로통신도 서울 메리어트 호텔을 중심으로 무선 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자사가 보유한 초고속 인터넷망에 무선 랜을 연동시켜 서비스를 확대키로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기업용 무선 랜 세계 시장이 지난해 10억8,000만달러에서 오는 2004년에는 2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무선 랜은 '선(線)'에서 해방된 세상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무선 초고속 인터넷 환경은 생활과비즈니스의 패턴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강병준 전자신문 인터넷부 기자

입력시간 2002/01/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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