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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유목민은 네트워크 개념을 활용한 문명인이었다

■ 유목민 이야기
(김종래 지음/자우출판 펴냄)

‘말갈’ ‘거란’ ‘돌궐’ ‘선우’ ‘흉노’ 같은 북방 유목 민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중ㆍ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이런 북방 유목 민족을 ‘문명 세계를 위협하는 미개한 야만족’이라고 배웠다. 우리는 이들을 찬란한 문명을 꽃 피우며 평화롭게(?) 살고 있는 한(漢) 민족을 불안하게 만드는 변방의 오랑캐 정도로 취급했던 것이다. 과연 그럴까?

현역 기자인 김종래씨가 쓴 ‘유목민 이야기’(자우출판 펴냄)는 이런 유목민에 대한 상식을 여지 없이 뭉개 버린다. 그는 유목민에 대한 모든 기록과 역사가 정착 민족에 의해 편견과 오만으로 얼룩져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을 꾸준히 위협해 온 유목민에 대한 두려움과 멸시의 아집에 빠져 이들을 비하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유목민의 출현에서 몽골 제국을 이룩하며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했던 13세기까지 유목 민족의 문명사를 다루고 있다.

풀 한포기, 물 한 방울 없는 영하 50도의 고원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유목민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 그런 악조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태동한 불굴의 정신, 그리고 강인함의 이면에 숨겨진 자연을 섬기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유목민의 생활 전통 등 유목민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저자는 이런 유목민의 전통과 정신이 21세기에 이르러 인터넷이라는 정보통신 혁명을 통해 다시 부활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생존을 위해 말을 타고 이곳 저곳을 질주하며 이동했던 유목민적 생활 양태가 방식은 다르지만 디지털 시대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정착 문명에 익숙했던 인류가 인터넷이라는 ‘말’을 타고 전세계를 이동하며‘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 예로 역참제를 든다. 당시 징기스칸은 정복해 가는 곳 마다 역을 세우고 그 역 사이 구간을 왕복하는 파발마 제도를 활용했다. 이 덕택에 징기스칸은 정복 지역을 계속 넓혀가면서도 거미줄 망처럼 연결된 이 역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인터넷의 프로토콜(Protocol) 개념을 유목민들은 800여년전에 적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이 속도 숭배와 물품의 휴대화 개념이다. 정착민들과 달리 유목민들에게 속도는 효율이자 생명이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전쟁과 싸움을 벌여야 했던 이들에게 속도는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군사 장비와 식량을 간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점령지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취하지 않고 이들을 폭넓게 수용함으로써 군사적으로도 활용했다. 그래서 그들은 군대 수를 마치 서양의 장남감 놀이기구인 레고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었다.

현대인들은 이처럼 자연에 순응하며 때로는 자연과 교화하며 살아온 유목민에게서 많은 교훈을 얻고 있다. ‘자연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자연에 치열하게 순응하며 공존할줄 아는 인간’ 그것이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1/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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