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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세대를 초월한 동화같은 아동극

■극단 민들레의 ‘마당을나온 암탉’

“나도 알을 품어 봤으면! 그래서 내 병아리를 볼 수 있다면…” 양계장 암탉 잎싹의 염원은 간절하다.

인터넷과 눈이 어질어질한 컴퓨터 그래픽 덕에 꿈꿀 줄 모르는 애늙은이가 돼 버린 요즘 아이들. 핵가족 제도 아래 이기적으로만 커 가는 그들에게 어른들은 과연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을까.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비디오에 아이들의 영혼은 방치돼 있지나 않은가?

아동극 전문 극단 민들레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답을 하나 들고 나왔다. 삶과 죽음, 자유와 복종, 사랑과 희생 같은 철학적 내용을 무대화, 아이들의 언어와 눈높이에 맞게 되살려 내는 작품이다.

2000년 출판돼 지금까지 모두 10만부가 팔려 일약 아동 문학의 베스트셀러로 떠 올랐던 화제작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어린이라면 더욱 반가울 무대다.

삭막한 양계장 닭장에서 일년동안 알을 쏟아 내지만, 여기에 있는 한은 자기 알을 발끝으로도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닭의 슬픔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신의 처지가 슬픔에 겨워진 잎싹이라는 이름의 닭이 일주일째 알을 낳지못 하자, 닭은 땅구덩이로 내던져진다. 그러나 양계장 마당에서 더부살이하던 나그네 청둥오리 가족이 잎싹을 구한다.

개, 암탉, 오리 등 양계장 식구의 행태가 인간사를 되돌아 보게도 하는 이 무대는 어른들이 보아도 흥미로울 것이다. 마지막 장면의 숙연함은 그동안 깔깔대고 보던 어린이 관객에게 뭔가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배고파 오리새끼와 병아리라도 잡아 먹어야 겠다는 족제비에게 목을 내놓으면서 하는 말이다. “그래, 너로구나. 배가고프다면 나를 잡아먹어라. 그래서 네 아기들 배를 채워라!”

그말을 신호로 어미의 동작은 갑자기 느려지면서, 극장에는 아카시아 꽃잎이 흩날린다. 이어 향기가 가득 번진다. 어미의 희생처럼. 산다는 것은 또 하나의 죽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죽는다는 것은 그러므로 산다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힘든 진실을 어린 관객은 어렴풋이 눈치챌 수도 있다.

하나의 등장 인물을 배우와, 그 배우가 조작하는 손인형이 함께 표현해 낸다. 손인형이 외형상 특질을 표현하면, 배우가 얼굴과 몸짓으로 심리를 나타내는 식이다. 각 동물 특유의 몸짓과 의성어가 훈련된 배우의 연기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다. 일체의 대사는 동물의 의성어식으로 표현돼, 생생함이 더하다.

닭ㆍ오리ㆍ개ㆍ족제비 등 등장 동물의 소리를 흉내낸 음성로 들려 주는 대사는 화려한 음향 장치를 능가하는 인성(人聲)의 매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하다. 개개비 등 새나 벌레의 울음소리까지 곁들여 지는 무대는 연극적 상상력을 일깨워준다. 등장 동물들의 몸짓을 유심히 관찰한 배우들의 연기가 아이들을 자연스레 극속으로 빨아 들인다.

이 연극은 진행 방식에서도 여타 무대와 구별되는 독특함이 있다. 퍼즐 맞추기 게임처럼 짜여지거나 해체되는 무대 세트는 마술처럼 관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신디사이저를 떡주무르듯 하며 그때그때 절묘한 음색과 선율을 구사하는 반주자는 연극 음악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다. ‘짱아 짱아 베짱아’, ‘놀보, 도깨비를 만나다’, ‘똥벼락’ 등 1996년 창단 이래 퍼즐 게임, 손인형 등을 사용, 독특한 아동극 세계를 펼쳐온 아동극 전문극단 민들레의 역량이 어우러진 무대다,

암탉 잎싹의 김윤정, 나그네 청둥오리의 정청민, 애꾸눈 족제비의 윤소진 등 아동극전문 배우들의 곰살궂은 연기는 무대만이 줄 수 잇는 감동을 선사한다. 황선미 작, 송인현 연출. 2월 17일까지 매일 오후 2시 4시, 문예회관소극장.(02)766-5210


[연극]



ㆍ '나는 왕이로소이다'

암울한 일제 강점기 1920년대가 살아 온다. 시대를 앞선 문예지 ‘백조’를 창간한 시인 홍사용의 삶을 그린 극단 성(城)의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서거 102주년을 맞는 선구적 시인 노작 홍사용의 삶을 통해 예술과 시대라는 문제를 되짚어 본다.

그가 감상과 낭만만을 읊조린 음풍농월의 시인이 아니라, 강철 같은 선비이자 선구적 연극인이었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주목한다. 3ㆍ1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노작이 1923년 ‘토월회’ 활동을 시작으로 ‘벙어리 굿’ 등 대중의 심금을 울리는 명무대를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다.

이 연극은 노작의 전기극이면서, 크게는 초기 한국연극사의 복원이다. 김성열 작ㆍ연출. 표수훈 손인찬 박종일 등 출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목ㆍ금 오후7시 30분, 토 오후4시 7시30분, 일 오후4시), 2월 23일 오후6시 화성시 동탄면 홍사용 시비옆 특설 무대.(02)764-8760~1.


ㆍ ‘행복한 가족’

유쾌한 풍자로 각인돼 온 극단 차이무가 이번에는 미래의 가족상을 보여준다. ‘행복한 가족’은 더 이상 부모를 모시지 않는 부부, 편모나 편부 슬하의 자녀들이 늘어만 가는 한국 사회의 멀잖은 미래상을 보여준다.

일흔을 넘긴 허학봉 노인이 죽은 부인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가족 대여업체로부터 식구를 빌려 오는 데서 시작한다. 그 업체의 이름은 ‘우리가 남인가’. 제사를 지내러 온가족은 그러므로 모두 가짜다.

그러나 모처럼 시끌벅적해진 집안에 기분이 마냥 흐뭇해진 허 노인은 그들을 더 붙잡아두려는 마음에 돈을 다 써 버린다.

그러자 가짜 가족은 에누리 없이 떠나 간다. 할아버지는 또 다시 혼자다. 극은 곧 우리의 현실 아닐까? 민복기 작ㆍ연출, 김내하 박원상 최덕문 등 출연. 31일까지 혜화동 1번지. 매일 오후7시 30분(단, 토ㆍ일은 오후3시, 6시)


[콘서트]



ㆍ 메조 소프라노 조윤희 독창회

메조 소프라노 조윤희씨가 귀국 독창회를 갖는다. 파리 에꼴 노르말 음대 성악과에서 수학,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에서 활동한 조씨는 고전-낭만주의 시대 성악을 본령으로 한다. 헨델, 모차르트, 슈만, 베를리오즈 등의 아리아와 가곡을 들려준다(피아노 김혁). 30일 오후 7시30분 영산아트홀.(02)776-0577.


ㆍ 플루트 이상은 독주회

플루트 주자 이상은이 귀국 독주회를 갖는다.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이씨는 이번에 도플러, 메시앙 등의 독특한 플루트곡을 선사한다.

특히 아이트켄의 ‘아이시클’은 국내 초연. 반주를 기타가 맡는 점이 독특하다(기타 서정실). 2월 6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3-6295


[전시]



ㆍ 제3회 지역작가 초대전

현대예술관이 ‘대왕암에서 간절곶까지’라는 제목으로 제 3회 지역작가 초대전을 갖는다. 울산 지역 작가만을 위한 기획전이다.

암각화 유물에 근거한 향토색 짙은 작품, 서예 부문의 독창성, 독특한 바닷가 풍광 등은 지역 특유의 미술적 가능성을 암시한다. 부문별 작가는 다음과 같다. 서양화-김홍명ㆍ손돈호, 동양화-김인자ㆍ김지영, 조소:김원수ㆍ정기홍, 서예:김숙례ㆍ정도영, 사진:김기정ㆍ박성완, 공예:황민호. 2월 16~3월 2일.(02)230-6134.

장병욱 기자 aje@hk.co.kr

입력시간 2002/01/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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