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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TV홈쇼핑의 문제점…

편모 슬하에서 자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어릴 적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셔 어머니가 품에 보듬고 날품을 팔며 자신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런 그 친구가 어느날 ‘어머니께 불효를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며 긴 한 숨을 내쉬었다. 내용은 이랬다. 친구는 6살 된 딸 아이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직장에 나가는 맞벌이 부부다. 친구는 딸 아이와 같이 점심도 먹고 용돈으로 사용하라며 어머니께 신용카드를 만들어 드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어머니의 신용카드 청구액이 도를 지나치기 시작한 것이다. 알고 보니 구입한 물건 대부분이 TV 홈쇼핑에서 산것이었다. 고가의 옥매트에서 김치, 된장에 이르기까지 온 집안이 홈쇼핑 물건으로 가득찼다.

어머니는 심지어 옆집 할머니의 물건까지 대신 신용카드로 구입해 주었다. 최근 이 친구는 귀가해서 어머니가 무슨 물건을 샀는지 살펴보고, 반품 시키는 것이 일상사가 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일부는 유사 홈쇼핑에서 산 것이라 반품 조차 되지 않았다. 친구는 차마 신용카드 자체를 정지 시킬 순 없어 TV 홈쇼핑사 마다 전화를 걸어 판매 자제를 촉구했으나 그것도 역부족이었다. 친구는 아직도 새벽 4시면 TV를 켜는 어머니를 보며 신용카드를 정지 시킬까 고민중이다.

흔히 ‘단순 광고에 불과한 홈쇼핑에 왜 그렇게 쉽게 빠지느냐’고 말하지만 실제 TV 홈쇼핑 중독증세는 매우 심각하다.

TV 홈쇼핑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거래 시키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전문 상품구매기회자가 있어 품목도 다양하다.

여기에 푸짐한 경품 제공, 최장 10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 30일 이내 환불 가능, 집안까지 배달되는 편리성, TV 매체가갖는 신뢰성 등 소비자를 유혹하는 조건이 많다.

요즘 좋은 음악과 멋진 모델, 노련한 쇼핑 호스트들이 펼치는 TV 홈쇼핑 프로는 한 편의 멋진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예전 중년 여성들의 전유물이던 홈쇼핑이 이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일이 아니다.

콩나물 한 웅큼이라도 더 받으려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중년 주부들을 사로잡은 게 다름 아닌 TV 홈쇼핑이다. 그 누구도 홈쇼핑의 마력 앞에서 담담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기 힘들다. 이제 소비자들이 더 냉정하고 더 현명해지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1/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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