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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포커스 그림펀치

[VJ의 세계] "흉내낼수 없는 현장감이 생명이죠"

숨겨진 문제 파헤치며 해법 제시하는 '제3지대' 방송인들

“이제 경찰 음어 정도는 훤히 알아 듣죠.” 지난 11일은 자정은 동대문 경찰서 제기 파출소에서 패륜아를 취재했다는 강사 강수정씨. 디지털 방송 에이스텔의 VJ센터 팀장으로 있다, 강사로 초빙됐다.

부모에게 휘발유를 붓고 불붙이려는 아들을 이웃의 신고로 잡으러 간 경찰의 움직임을 흘려 들을 리 없다. 잽싸게 따라 붙었다. 그러나 아들은 기름을 붓고는 도망친 뒤. 아수라판 현장에는 벌벌 떠는 노인 둘 밖에 없었다. 바로 그아들의 부모였다.

전쟁처럼 한 판 취재를 끝내고 테이프를 돌려 보는 시간. 파출소의 출동과 아들을 수색하는 장면은 쓸만했지만, 휘발유 자욱한 현장과 파출소의 난리통은 긴박감이 약했다는 자체 판단이 나왔다.

그래서 만들어졌던 것이 SBS-TV ‘33인의 전설’의 첫회분 파출소. 비디오 저널리즘만이 줄 수 있는 급박한 현장감을 안방 깊숙이 쏘아 보낸 국내 최초로 비디오 저널리스트 프로다. 강씨는 그 프로의 제작팀장이었다.


홀홀단신 "낯 두껍게 밀고 들어가야죠"

“VJ는 뭣보다 대담해야 합니다. 겁먹고 찍은 장면은 나중에 돌려 보면 다 알죠.” 연행돼 온 조폭을 취재하러갔을 때, 홀몸으로 겁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VJ를 빤히 보고는 끄라고 했지만 그는 오히려 “뭘꺼?”라며 일을 계속해 나갔다.

자신의 심리까지 화면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에 비한다면 TV의 카메라맨은 양반이다. PD나 기자라는 보호막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디오 저널리스트는 홀홀단신. VJ는 어디건 ‘치고 들어 갈’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곧 소재에 대한 집중성, 대담성, 인내력을 뜻한다.“낯 두껍게 밀고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경찰청 등 관련 기관에 협조 공문을 띄워두긴 하지만 현장이란 언제나 예상치를 웃도는 법. 예기치 못 한 “꺼-뭘꺼” 에피소드 부분은 자체 논의끝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기자와 취재원은 불가근불가원, 왠지모를 껄끄러움을 암묵적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6㎜비디오 저널리즘은 그같은 취재의 상식을 거부한다. 취재원과의 긴밀감 형성이 최대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호기심을 달가와 않는 병원에서의 취재도 경찰서 못지 않다. VJ로부터 외주를 받아 제작되는 프로인 KBS2-TV의 ‘병원 24시‘를 보자. 담당 VJ는 적어도 1주일은 아예 환자와 노는 등 병원에서 지낸다. 경계심 많은 환자조차도 사심없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 볼 만큼 VJ는 먼저 인간적 공을 들여야 한다. 파출소 취재가 대표적 예.

서글서글하거나 그렇잖으면 아예 바보 같아야 할 것, 바로 VJ의 행동 수칙1호다. 취재원에게 반드시 하락을 얻어야 한다.


인간적인 매력, 거부감도 덜해

그토록 카메라에 거부감을 갖는 일반인들이 VJ에는 반감의 장벽을 쉽게 허무는 것은 6㎜비디오 고유의 특성이 최대의 공신. 혼자서도 거뜬히 들고 움직일 수있는 이 비디오 카메라는 카메라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둔화시킨다.

강렬한 조명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절박한 처지의 사람들이 술술 자신의 본심을 털어 놓는 데에는 VJ의 인간적 노력에다 6㎜ 비디오의 그같은 하드웨어적 특성이 한몫 단단히 한다.

VJ는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한다. 보이는 것 뒤에 숨은 문제를 파헤치고 해법을 제시하려 한다. 비디오 저널리즘의 본질은 취재하기까지의 과정을 비교해보면 자명히 드러난다.

많은 식구를 거느린 공중파는 취재까지의 결정이 ‘인간적’ 설득 과정,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의 헤집기이다.

그러나 VJ는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비디오 저널리스트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모두 600여명으로 추산된다. 그 중 공중파방송 제작자는 20명선.


국내 600여명 활동, "영역 넓어질 것"

그러나 접근이 힘 든 곳을 신속히 치고 빠져야 하는 취재의 특성상, 이들은 자신의 신분이 언론 등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최근 비디오 저널리스트란 존재가 알려지면서 공중파를 타는 사람들이 종종 있으나, 그같은 경우는 교양ㆍ오락 프로에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최근 쇼나 오락 프로까지 영역을 널혀가고 있는 일부 비디오 저널리스트를 제외한다면 진정한 비디오 저널리스트들은 음지를 지향한다. 어두운 곳에서 보면 세상은 더 자세히 보이는 이치를 그들은 중시한다.

자신의 존재는 철저히 감추되, 따스한 현미경적 시선으로 타인을 지켜보는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장소에서도 최소한 500 커트는 뽑아 낼 관찰력이 필요하다.

강수정씨는 “단신으로 싸우는 VJ는 특종에 집착, 지나치게 조급하다”며 “갈수록 심화되는 개인주의의 추세에서 취재원과 밀착하는 6㎜의 영역은 더욱 주목받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VJ 시스템은 1996년 채널 Q가 PD를 아시아의 오지로 보내 제작했던 ‘아시아 리포트’에서 발단이 됐다. 그러다 1997년IMF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VJ가 재조명된 것은 제작비 절감의 차원이었다. “싸고, 좋게, 빨리”라는 방송 경영인의 화두와 결과적으로 맞아 떨어진 것.

방송가에 떠도는 공공연한 비밀이 하나 있다. 방송은 반(半) 도둑놈이라는것. 젊고 의욕 넘치는 인재를 1회용으로 쓰고 마는 착취 구조를 비꼬는 말이다. 새로이 떠오르고 있는 비디오 저널리즘은 그 같은 구조로부터 자유롭다. 그들은 삶의 진실을 택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들 자신이 곧 가난이기 때문이다.

장병욱 주간한국부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01/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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