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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거짓말, 거짓말 공직자, 거짓말 공화국

속된 말로 국민들이 돌아버릴 지경이다. 이용호 게이트 등이 연일뿜어대는 악취도 견디기 힘든 마당에 고위 공직자들까지 게이트와 관련해 거짓말과 말바꾸기 행각을 일삼으며 억장까지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위 공직자의 거짓말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고위공직자의 거짓말이 범람해서인지 국민들은 거짓말에 대해서 어느 정도 내성까지 생긴 상태다. 불행한 일이긴 하지만 거짓말쟁이 고위 공직자라 해도 일말의 자책감과 책임감을 토로하면 약이 오르긴 해도 한수 접어주는 아량까지 생겼다.

문제는 고위 공직자들의 요즘 거짓말이 갈수록 악성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할복을 하겠다’는 등의 극언까지 동원해 뻔한 거짓말을 해대고, 거짓말이 드러난 뒤에는 큰일이 아니란 듯이 말을 바꾼다.

십중팔구는 착각을 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했다고 해명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그 역시 거짓말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의 청탁과 관련한 고위 공직자들의 거짓말 혹은 말바꾸기가 그 단적인 예다.

해군 수뇌부들은 청와대나 국정원 등으로부터보물선 발굴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 엄익준 전 2차장(사망)의 요청으로 이 전 전무를 접견한 사실이 곧 밝혀졌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도 보물선과 관련해 이 전 전무를 만난 일이 없고, 엄익준 전 차장도 잘 모른다고 잡아 뗐지만, 채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미국도 엔론 게이트로 ‘난리’가 났다. 엔론의 부회장은 1월25일 자살했다. 결코 권장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행동이고, 자책감이 직접 원인이었는지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엔론사태에 대해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이 있었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

일본 최대 식품업체 유키지루시 유업 간부들은 1월23일 수입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위장한 것과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 자리(사진)에서 소비자와 국민에게 ‘90도’로 머리 숙여 사과했다.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공직자들에게 임명권자와 임명권자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않으려는 ‘조직인’의 고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직자는 사익을 추구하는 사기업 구성원과 달라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지임명권자의 ‘사병’이 아니다. 임명권자 위에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공직자라면 한시라도 빨리 국민이 입혀준 옷을 벗어야 한다.

나쁜 짓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나쁜 짓을 하고도 나쁜 짓일줄 모르는 도덕 불감증이다. 국민들은 빗나간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로 청소년들이 거짓말을 잘 해야 출세한다고 여길까 심히 우려하고 있다. 저지른뒤의 책임감 운운에 적당히 넘어가 주던 ‘아량’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kckim@hk.co.kr

입력시간 2002/01/3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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