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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영화 ‘디 오더’外

[문화마당] 영화 ‘디 오더’外

■ 영화 ‘디 오더’

12세기 유럽. 십자군이라는 묘한 종교적 열정이 시대를 지배했던 때였다. 군인들은 십자가를 앞세워 도둑질하고, 정작 순례의 길에 있는 순교자들은 도적이 된 군인의 칼을 맞고 쓰러진다. 종교의 허울 아래 가치가 전도된 시대였다.

‘디 오더(TheOrder)’의 도입부는 역사 다큐를 방불케 한다. 종교의 허울 아래 벌어졌던 일탈의 모습이 전면에 부각된다. 기독교와 회교간 한판 싸움의 여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요즘에 때맞춰 개봉된 이 영화는 현실에 대한 비유나 풍자로 나아갈 법하다.

그러나 관객들은 조금만 지나면 액션 스타 장 클로드 반담의 화려한 주먹다짐이 영화의 줄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계의 화약고와 그 아래 숨은 투쟁의 역사가 액션 스타 장 클로드 반담의 구둣발 아래 맥을 못 추는 것이다.

여기서 반담이 맡고 있는 루디라는 인물의 캐릭터는 양면적이다. 그는 신출귀몰한 희대의 골동품 절도범이면서 고고학자의 아들이다.

그러나 노학자는 아들이 그런 인물인 줄은 꿈도 못 꾼다. 루디가 억대의 골동품을 밀거래 하는 곳은 브로드웨이의 섹스 쇼 클럽 밀실이라는 사실도 역설적이다.

이 영화의 핵심적 장소는 이스라엘과 이슬람 성전 사이의 지하. 수백억대의 보물이 감춰진 곳이다. 이곳에서 루디는 광신도와 싸워 물리치고 보물을 차지한다. 이 대결씬에서 루디가 구사하는 것은 동양 무술이다.

서양인이 구사하는동양 무술의 절정, 이 영화의 해결 방식은 그래서 다분히 퓨전적이다.

뉴욕과 이스라엘을 오가며 촬영됐다. 예루살렘을 비롯, 갈릴리 고원에서 요르단 계곡에 이르는 공간의 풍경은 일단 볼거리. 여기에 중세 유럽의 의상과 고성은 물론, 전설의 ‘디 오더’파성지를 복원해 내는 데 4,000만 달러가 들었다는 후문이다.

이 영화는 미국적 가치에 지극히 충실하다. 회교, 테러리즘, 공산주의 등 반미국적가치들이 여지없이 조롱되고 깨진다. 게다가 루디의 골동품 암거래 사업에 방해 되는 마피아단은 러시아 출신.

즉, 악의 무리는 모두 반미국적인 것들로 설정돼 있다.

여기서 영화가 적으로 보는 것은 집단주의다. 유대인 특유의 집단주의도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경찰에 쫓기는 용의자를 자기네들의 무리로 끌어 넣어 감싸주는 유대인들. 약삭빠른 루디가 유대인 복장으로 위장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아랍인이나 유대인,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는다. 둘 모두 종교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자들로 묘사, 거의 동일시하고 있다. 두 세력의 열정적인 집단 기도 장면에 폭탄 테러 장면이 오버랩된다. 곧 이어 결론처럼 서서히 등장하는 모습은 뉴욕의 화려한 야경이라는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고고학자인 아버지는 중세의 광신도 ‘오더’의 역사를 집필하고, 희대의 도굴꾼인 아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아버지에게 장난을 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아버지-아들관계 역시 다분히 할리우드적(미국적)이다. 이 영화가 주장하는 것은 결국 미국적 가치, 미국적 유머이다. 미국적이지 않은 것은 극단, 즉 광신으로 치닫고 만다.

‘유니버설 솔져’, ‘더블 반담’, ‘리플리컨트’ 등 일련의 액션물에서 제왕으로 군림해 왔던 반담이 중세 십자군에 대해 2년 동안 나름의 공부를 한 끝에 내 놓은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4년 동안 16개국의 무술인들을 찾아 가 지역별 무술을 한몸에 익혔다는 반담의 액션 팬들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작품.

그러나 동굴속 장면에서 인공적 조명이 지나치게 눈에 띄는 점 등 치밀하지 못 한 세팅은 영화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 뜨릴 수 밖에 없다. 쉘던 레티치 감독.


[콘서트]



ㆍ 플루티스트 이상은 귀국독주회

플루트주자 이상은이 귀국 독주회를 갖는다. 독일 에센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부천시향의 부수석으로 활동중.

마레의 ‘스페인 모음곡’, 메시앙의 ‘검은 티티새’, 피아졸라의 ‘탱고의역사’ 등을 연주한다. 특히 아이트켄의 ‘아이씨클’은 국내 초연곡이다. 반주는 기타 서정실. 2월 6일 오후7시 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3-6295.


ㆍ 윤성혜·임준태의 '가곡의 밤'

소프라노 윤성혜와 테너 임준태의 합동 독창회가 열린다. 경문대 음대에서 가르치고 있는 두 사람은 이번에 귀에 익은 가곡을 솔로와 듀엣로 들려준다.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푸치니의 ‘오묘한 조화’, 임긍수의 ‘강건너 봄 오듯이’ 등. 2월 19일 오후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586-0945.


[뮤지컬]



ㆍ 국내 무대에 '틱 틱 붐' 분다

뮤지컬 ‘틱 틱 붐’이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세개의 공연장에서 동시 상연됐던 작품이다. 이번에는 국내팀과 미국의 오리지널 팀이 잇달아 공연, 본토 무대와의 비교 관극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브로드웨이의 오리지널팀이 직접 한국에 와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자신의 뮤지컬을 실제 무대에 올리고 싶은 가난한 연출가 존을 둘러싼 이야기다. 브로드웨이 데뷔가 꿈인 나이 서른의 그는 초조함에 못 이겨, ‘틱틱’ 거리는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 자신의 내면을 강박하는 시계 소리다. 설상가상으로 애인마저 가난한 그를 떠나려 하고, 절친한 친구 마저 죽을 병에 걸려 있다.

그러나 쓸쓸한 30살 생일 파티 도중 걸려 온 제작자의 투자 제의로, 상황은 희망으로 반전한다는 줄거리. 세계적 뮤지컬 붐의 실상과 미래를 뮤지컬로 풀어 낸 접근 방식이 독특하다. 우리 시대 젊음이 왜 뮤지컬에 집착하는지, 그 속내도 짚어 볼 수 있다.

미국팀은 스코트 쉬바르츠 연출에 조이 매킨타이어 등이, 국내팀은 심재찬 연출에 남경주 양소민 등이 출연한다. 특히 조이는 인기 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멤버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팀은 2월1~13일, 국내팀은2월 14~3월 3일 동숭홀. 평일 오후7시 30분, 토ㆍ일 오후4시 7시 30분.(02)762-0010.


[연극]



ㆍ '프레스토 마르고 닳도록'

52년 국립극단의 역사상 가장 웃겼다는 2000년 국립극장의 화제작 ‘마르고 닳도록’이 ‘프레스토 마르고 닳도록’으로 개작 공연된다. ‘아주 빠르게(프레스토)’라는 말값을 톡톡히 한다. 원래 공연 시간을 2시간에서 1시간 20분으로, 50여명에 달하던 출연진을 10여명으로 줄였다.

여기에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최근의 사건까지 덧붙여 개작의 맛을 살렸다. 이강백 작, 이상우 연출, 오영수 김종구 최운교 등 출연. 2월 8~1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평일 오후7시 토ㆍ일ㆍ공휴일 오후 4시.(02)224-3507


[음반]



ㆍ 실력파 신예가수 태무 정식 데뷔

흑인적 감성의 발라드 가수 태무가 데뷔 음반 ‘별(別)’로 출정의 닻을 올렸다. 26세의 데뷔이니, 분명 늦깎이다. 그러나 탄탄한 가창력에서는 그밑에 깔린 세월의 두께를 알게한다.

군 복무 중 다른 남자가 생긴 애인의 이야기를 블루지한 창법으로 그려, 현역은 물론 제대자들에게도 높은 지명도를 보이고 있는 ‘별’이 단연 화제다.

이 곡은 정식 발표되기 전, 인터넷상의 음악 전문 사이트인 M-NET(www.mnet27.com)의 뮤직 비디오 1월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라틴풍의 ‘S-Woman’(스패니쉬 우먼), 감미로운 ‘Still’, 아다모의 유명한 칸소네를 번안한 ‘눈이 내리네’ 등 모두 11곡이 무서운 신예의 탄생을 알린다.

장병욱 주간한국부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02/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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