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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포청천' 임을 믿고 싶다

부패방지위원회 출범, 강철규 위윈장 "부패구조 개선에 힘쓸 터"

'부패 공화국.' 공권력이 사익을 위해 마구잡이로 동원되는 최근의 우리 사태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한마디로 압축한다는 말이다. 그런 공권력과 공권력을 사익을 위해 악용하려는 공직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좆기이 1월 25일 발족, 업무를 시작했다. 대통령 직속의 부패방지위원회(이하 부방위)다.

구성원들이 줄줄이 각종 게이트에 연루돼 국가기관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고 신뢰를 상실한 현실에서 부방위의 출범은 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명재 신임 검찰총장이 새 체제를 구축하면 검찰에 변화가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형태에 대한 실망이 부방위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한다.

이는 곧 부정부패한 공직자들에 대한 신고가 부방위로 집중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깨끗하고 건강한 나라' 지향

서울 남대문로 서울시티타우에서 열린 부방위 개청식에서 직원들과 내빈들은 부방위가 명실상부한 부패방지 총관기구로 자리잡기를 기원하며 '깨끗한 사회, 건강한 나라, 희망찬 미래'를 다짐했다.

강철규(57) 초대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는 부패구조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선진사회 건설을 기약할 수 없다며 부방위는 부패행위 신고처리와 함께 부패방지 시책수립과 제도개선 등 부패문제 해결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권마다 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했지만 부패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부패에 대해 양해하는 수준(부패 균형점)이 높은 것과 정치권의 구태의연(도덕 불감증)을 들었다.

미국은 공직자들이 20달러 이상을 접대받으면 뇌물로 취급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몇 백만원, 몇천만원도 떡값이라고 생각하는 공직자들이 있는가 하면 정치권과 권력주변의 부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댈라지면,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아지기가 쉽다는 것이 강 위원장의 생각이다. 부방위 직원들이 이날 '청렴하고 건전한 생활을 솔선수범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는 대국민 서약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들의 부방위에 거는 기대는 이날 오전 5시 40분부터 업무를 시작한 부정부패신고센터에 40여건의 신고가 접수된데서 잘 드러난다.

또 청사앞에서는 '활빈단'소속 시민 5명이 고위층 비리척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반짝시위'를 벌였으며, 시위를 마친 뒤 부방위의 비리척결활동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양파, 소금, 때밀이수건 등을 선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치권도 부바위의 출범에 기대를 걸며 출범취지를 제대로 살려 줄 것을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부방위가 제 기능을 십분 발휘해 당초 목적대로 명실상부하게 부패방지 업무를 총괄하고 쾌도난마하듯 권력비리르 일소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특히 논평을 통해 부방위마저 이 정권이 만든 여타위원회처럼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략해선 안된다며 관련 기관과의 분명한 업부분장과 책임소재 구분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부방위가 넘어야 할 과제는 많다. 자체 조사권이 없어 자칫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략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상당수 직원들이 기존 사정기관에서 파견된 사람들이어서 독립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부방위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불퇴전의 각오로 부패척결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만큼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부방위가 설립취지에 맞는 제기능을 다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대통령이 특히 힘을 실어주어야 할 부분은 권력층 비리에 대한 척결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부방위 설립을 처음 추진하던 때와 현 상황은 판이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권력형 비리오 온나라가 시끄러운 상황이다.

정부기관들도 구성원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는 각오로 부방위에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 식의 형태가 되풀이 된다면 부방위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


독립성 갖고 '국민의 눈' 의식해야

특히 현 정부들어 설립된 인권기구들이 설립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삐걱거리는 현실을 부방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한결같은 지적이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위원장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몰리는 등 국가인권위, 민주화보상심의위와 함께 인권기구 3곳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의문사진상규명위는 반관반민이라는 조직 특성상 예견됐던 민간-기관파견 조사관간 갈등이 주무과장사임이라는 사건을 통해 폭발하면서 유가족과 진상규명위간 정면대결로 확산, 양승규 위원장과 상임위원 2명 등 집행부 3명이 지난 15일 위원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체줄해 주요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의 상황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설립준비기획단 형태로 일단 닻은 올렸으나 사무처 조직을 놓고 행자부와 마찰을 빚어오다 최근에야 180명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인권위법 시행령과 예산안, 직원선발을 위한 특례규정안 등의 협의가 계속 진행중이어서 정상 궤도로 진입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총리실 산화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과 보상금 지급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활동 중 '보상'이라는 한 축이 마비된 상태다. 위원회는 지난해 하반기 기획예산처로부터 보상금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96억원을 예비비로 지급받았지만 연말까지 보상금 형평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술 밥에 부를 수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 부정부패 없는 나라를 만든다는 설립취지에 맞게 한발 한발 흔들림 없이 나아갈 때 나머지 반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입력시간 2002/02/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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