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중독] "우리의 경쟁상대는 백화점"

폭발적인 성장세, 유통업계의 새 강자로 떠올라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올해를 '한국유통시장의 일대 전화점이 오는 시기'라고 말한다. 올해는 TV 홈쇼핑 업계가 총 시장규모는 4조원대를 뚤파해 슈퍼·편의점 업계의 시장 규모를 뛰어 넘을 것이 확실시 되고, 더불어 최근 비대해지는 대형 할인점들의 총 매출액도 17조원대로 늘어나 백화점을 추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인터넷 쇼핑몰 시장까지 가세, 국내 유통업계는 올한해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분야는 TV홈쇼핑이다. TV홈쇼핑은 1995년부터 영엽을 시작한 CJ39쇼핑과 LG홈쇼핑 두 기존업체 외에 지난해 10월부터 농수산 TV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등 신생사들이 가세, 신·구 업체간의 불꽃튀는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내 3대 재벌 그룹과 농어민, 중소기업군 등의 모두 뛰어 들어 진검 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2시간만에 100억원 매출

LG홈쇼핑과 CJ39쇼핑 2개사 이끌어 온 국내 TV홈쇼핑 시장은 IMF 외환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1999년 한 해를 제외하곤 매년 100%가 넘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불과 7년밖에 안된 신흥 시장이지만 성장세가 워낙 폭발적이어서 유통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고 있다.

한 예로 올해 한 TV홈쇼핑사는 1월초 에어컨 할인 판매행사를 실시해 단 2시간만에 무려 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평상시 서울소재 초대형 백화점이 한 점포 매출액이 40억여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TV홈쇼핑은 이런 대기업의 공산품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상품들을 히트시키는 놀라운 위력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중소기업의 옥매트는 한 TV홈쇼핑에서 월 100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TV홈쇼핑의 위력이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까지 올라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각 TV홈쇼핑업체들은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기존 선도 업체인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보다 다양한 상품 개발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더욱 시장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신규 업체들은 차별화 된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수산 TV는 식품 전문 분야를 특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양곡, 채소, 수산물, 건강식품 등 식품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그간 홈쇼핑업계에서 다루지 않았던 고급 브랜드 제품 판매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운영 노하우를 전수 받아 인지도가 높은 고가 의류나 보석 가구 장신구 같은 수입 명품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 홈쇼핑은 주요 주주들이 각 지여긔 대표 중소기업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 지역 밀착형 상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신규 TV홈쇼핑사들은 최근 하루 1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순항중이다.


신규업체 등장, 전체 매출액 오히려 상승

홈숖잉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TV홈쇼핑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 상태에 진입한 상태라 신규 3개사의 등장은 업체간 경쟁을 부추겨 오히려 시장 확대를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신규사들이 영업을 시작한 후에도 기족 업체들의 매출액은 평균 20%가량 신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중계유선사업자들이 최근 잇달아 지역케이블방송사로 전화하면서 가입자가 늘어나는데다.

올해 초부터 시작되는 디지털 위성방송으로 가시처 인구가 더욱 늘어나고 화질도 크게 향상될 예정이라 TV홈쇼핑 업계는 앞으로 2~3년간 가파른 성장 곡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곧 '홈쇼핑 중독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의 건전 소비가 더욱 절실해 지는 이유다.

입력시간 2002/02/04 19:52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