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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감각적인 정책 마인드가 아쉽다

1997년의 여름도 그랬다.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외환위기가 홍콩을 거쳐 북상하고 있던 그 즈음, 당국자들은 한국경제의 기초제력이 좋다며 호기를 부리고 딴전까지 피웠다. 외환위기가 본격 상륙한 11월이 되서야 허둥지둥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미 운명의 여신은 우리 손을 떠난 상태였다. 결과는 처참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또 몸이 떨린다. 그 때도 그랬던 것처럼 우리 당국자의 상황판단이 국제정세와 현격한 이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이견으로 햇볕정책이 중대 기로에 직면할 수 있는데도 ‘마이웨이(my way)’만 고집하거나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자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1월29일 연두교서를 통해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다. 한반도 주변으로 좁혀서 생각하면 북한에 대한 일종의 준 선전포고 급 경고다. 긴밀한 관계를 가진 국가에 대해서는 미국의 ‘십자군’ 진영에 가담할 것을 독려하고 훼방을 놓을 경우 응징을 가하겠다는 압박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2월4일 귀국한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을 경질했다.

정치인 출신 장관을 모두 교체하기로 한 1ㆍ29 개각의 정신을 살리는 면도 있지만 2월19~21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이 예정된 시점에서 주무장관이 교체됐다는 점에서 한ㆍ미 정책 공조에 혼선이 빚어지는데 따른 책임추궁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강한 톤의 대북 경고가 포함될 것이라는 언질을 미국 국무부로부터 사전에 받았지만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안보의 또 다른 축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2월3일 KBS1 TV 심야토론에서 “북한이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체제를 방어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마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대남용이 아닌 것처럼 발언한 정 장관이 과연 대한민국의 장관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무능도 문제이지만 국제정세에 대해 눈과 귀를 막은 듯한 눈치 없는 자세는 더 위험할 수 있다. 물론 남북관계 개선은 우리 민족의 바람이며 올해의 4대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여우의 지혜도 필요한 시점이다. 호기와 딴전만으로는 태풍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kckim@hk.co.kr

입력시간 2002/02/0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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