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누가 뛰나] 한나라 후보경선이 사실상의 결승

완전 자유경선제로 후보선출, 조기과열 조짐

부산시장 선거전은 출마예상자들이 새해 들어 잇따라 출사표를 던져 조기 과열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는 안상영(安相英ㆍ63) 현 시장을 비롯해 이상희(李祥羲ㆍ63) 의원, 정의화(鄭義和ㆍ54) 의원, 이영근(李英根ㆍ62) 남구청장 등 4명이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거나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또 민주노동당의 김석준(金錫俊ㆍ44ㆍ부산대)교수, 무소속의 노창동(盧昌東ㆍ39ㆍ사단법인 ‘굿모닝 부산’ 이사장)씨 등도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여권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후보가 거론되지 않고 있으나 최근 정계 개편 논의와 함께 외부 인사를 영입, 출마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유권자 성향상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란 등식이 통하기 때문에 본선 보다 예선격인 한나라당 경선이 더 볼만한 싸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 후보군 가운데 안 시장과 이 의원은 부산중ㆍ고교 동기이고 정 의원은 10년 후배여서 부산고 동문간 경쟁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은 재선을 노리는 안 시장의 수성 여부가 최대 관심사이다.

최근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결과안 시장이 2위와 10%이상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지켰으나 아직 부동층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이 이번 시장선거에 앞서 완전 자유경선제를 도입하고 대의원 수도 4,060명으로 종전 보다 배 이상 늘어나 지구당위원장이나 시의원 등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변수는 많은 셈이다

안 시장은 지난해 국회의원을 지낸 노기태(盧基太ㆍ54)씨를 정무부시장으로 영입하고 특보단도 대폭 보강했다.

그러나 현역 시장이 선거 분위기를 앞장서 과열시켜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안게임, 아ㆍ태장애인경기대회, 세계합창올림픽 등 4대 국제행사 등 산적한 시정 현안을 챙기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 의원은 지난달 22일 시장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부산 CEO론’을 표방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디지털 전문가인 자신이 나서야 신음하는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윤태식 게이트’와 관련 검찰 조사를 받아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나라당 정 의원은 젊은 뉴 리더로서 세대교체를 표방하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서울에 상주해온 보좌관과 비서관들을 부산으로 전진배치하고 지지세력들을 규합, 동구수정동에 캠프까지 설치했으며 4일 선거출마를 공식선언한뒤 본격 경선전에 나섰다.

이 남구청장도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1세기 세계 일류도시, 위대한 부산건설’을 내세우며 시장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해 경선에 뛰어들었다.

‘깨끗한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한 이 구청장은 “경선이 공명정대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다면 승산이 있다”고 의욕을 보였으며 경선 결과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승복할 것을 경쟁 후보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 4명은 올 초한나라당 시지부 신년인사회에서 경선 전초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자신들의 치적을 과시하며 신경전을 폈으며 이회창 총재의 차기 정권 창출에는 자신들이 적임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3월 중순께 치러질 경선에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선거운동대상이 없는 상황이어서 지구당 위원장이나 시의원 등을 상대로 접촉하고 있으며 설 연휴가 지나면 경선운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 마땅한 후보자 없어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지난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김기재(金杞載) 상임고문이 최근 이인제 고문의 경선대책위원장을 맡은뒤 시지부장직도 내놓으며 사실상 출마를 포기해 한나라당에 맞설 이렇다할 후보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후보로추대된 김 교수는 서민과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안세력으로 자리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0대 기수론을 내세우고 있는 ‘굿모닝 부산’ 이사장인 노씨는 “부산의 이익을 대변하는 부산당의 대표로서 부산의 미래를 새로 설계하겠다”며 젊음의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박상준 사회부 차장

입력시간 2002/02/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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