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누가 뛰나] '미래'위해 놓칠 수 없는 한판

정치적 위상 업그레이드 기회, 서울 이어 최대 격전지

경기도지사는 서울시장과 함께 미래의 대권을 꿈꾸는 ‘소권주자’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경기지사를 노리는 각 당의 예비후보들은 ‘제2의 이인제’를 꿈꾸며 자신의 정치적 위상과 여정을 저울질하며 세(勢) 구축에 전력을 쏟고 있다.

한국일보가 지난해 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내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23.4%, 한나라당은 21.7%로 민주당이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으나 격차가 거의 없는데다 정당지지율이 도지사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상대 후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당지지율 무의미, 인물로 당락 결정

경기지사 후보군은 무소속 신분인 임창열 현 경기지사를 포함, 민주당의 김영환, 남궁석, 문희상 의원과 한나라당의 손학규, 안상수, 이재창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김영환 의원과 안상수 의원은 설 전후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며, 나머지 예비후보들도 금명간 출마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을 얻고 전국의 각 단체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예비후보를 압도하고 있으나, 경기도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임창열 현 지사에게 패한 손학규 한나라당 의원이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경기지역의 한 지방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별 후보지지도는 여당의 경우 임 지사(22.0%)-김영환(9.1%)-문희상(8.5%)순으로, 한나라당은 손학규(35.5%)-안상수(13.1%)-이재창(12.1%)순이다.

또 임 지사와 손 의원의 양자대결을 가상했을 때 손 의원의 지지율이 39.7%로 임지사의 36.6%를 앞섰다.

이 신문사와 연구소가 지난해 5월말 같은 방법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손 의원의 지지율이 60.8%로 임 지사(26.8%)를 두 배 이상 앞섰으나 임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6~7개월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또 손 의원과 김영환 의원의 가상대결에서는 46.1% 대 23.9%로 손 의원은 어느 후보와 맞서도 상대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 지사 대 이재창 의원은 38.9% 대 30.8%로 임 지사가 우위를 보였으며 이재창 의원과 김영환 의원간 대결구도에서는 31.9% 대 31.8%로 이 의원이 간발의 차로 앞섰다.

올 초 또 다른 지역 신문사의 여론조사에서는 손학규의원이 16.7%의 지지를 얻었으며, 임지사가 9.4%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처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임 지사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게다가 임 지사는 경기은행 퇴출 저지 로비혐의로 구속돼 비록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현재 무소속 신분인데다 차기 후보로 나설 경우구속 사실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민주당의 공천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김영환 의원도 최근 동생의 세무조사와 관련돼 구설수에 올라 민주당 진영은 후보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아졌다.


임지사·손학규 등 총력

임 지사는 현재까지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으나 출마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지사의 한 측근은 “임 지사가 도민의 뜻대로 처신하겠다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지만 민주당공천을 받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의원측은 “설 전후에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며 문희상 의원측은 “현재까지 당내 경선참여를 결정한 바 없다”며 “당최고의원에 출마할지 경기지사에 출마할지 저울질 중”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 진영은 가장 여유있는 표정이다.

한 측근은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를 관망하고 있다”면서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 정해지기 전까지 개인적으로 출마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의원측은 돌출성 행동으로 당지도부와 필요 없는 갈등요인을 만들지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재창 의원측은 대단히 적극적이다. 이의원 측근은 “경기지사는 경기도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라며 타 후보와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측근은 “경기지사가 정치지향적 인물보다 지역지향적 인물이 당선되야 한다”며 “결집력을 모아 당내 경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측은 “경기지사의 정치적위상을 고려할 때 대단히 매력적인 자리”라며 “설 전후에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경선을 통해 어느 후보가 ‘본선’에 나설지 단언하기 이르지만 다른 광역단체와 달리 ‘지역 외풍’이 약한 경기도지사 선거결과는 곧 대선 결과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송두영 사회부 기자

입력시간 2002/02/06 14:06


송두영 사회부 dy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