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제2차 한국전쟁 - 육이오Ⅱ

■제2차 한국전쟁 - 육이오Ⅱ
(모토후미 고바야시 지음/박맹렬 옮김/초록배매직스 펴냄)

전쟁은 흥미로운 문학 소재 중의 하나다. 목숨을 건 긴박감 넘치는 싸움터, 전장에서 일어나는 배반 증오 복수, 그리고 그 속에서 싹트는 인간애와 사랑… 전쟁 속에는 이처럼 인간의 한계와 원초적 본성을 보여주는 갖가지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만화계에서 전쟁이라는 소재는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기껏해야 SF 판타지 소설에서 황당무계한 우주 전쟁을 벌이는 게 전부였다. 1,000만 이산 가족이 엄연히 있고, 6ㆍ25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상태지만 한번도 전쟁의 폐해와 의미를 진지하게 되돌아 본 만화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모토후미고바야시의 ‘제2차 한국전쟁-육이오Ⅱ’는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저자 모토후미 고바야시는 일본 내에서 전쟁 만화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만화가다. 그는 ‘장갑척탄병’ ‘불꽃의 기사’ 등 20여편의 전쟁 만화를 그렸고 국내에서 상당한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9X년 6월 25일 휴전선 김화지역에서 일어난 북한군의 총격 공격으로 시작된다. 이 시기에 일본 언론에는 북한군 참모총장의 ‘총에 의한 조국 통일’이라는 기사가 보도된다.

일본 방위청은 남침의 우려가 커지자 일본 열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전투병 파견을 신중히 논의한다. 자위대법에 묶여 망설이고 있을 일본 후쿠이현 다카하마원자력 발전소에 북한군이 침투됐다 사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기어코 제2의 한국전쟁은 발발하고 한국 전역에는 비상계엄이 발동되고 예비역까지 전투에 투입된다. 잔혹한 동족 상잔의 비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 특수 부대가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우며 북한 원산까지 재점령 한다. 뒤늦게 미군 폭격기가 지원을 나오지만 이미 전세는 끝이 난 상태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일본 만화가가 그렸다는 점에서 많은 한계가 드러낸다. 일본 특수 부대가 공을 세우는가 하면, 군국주의적인 색채도 많이 나온다.

특히 남북한 장교의 대사가 천박하게 표현되고 계급과 호칭도 혼돈 돼 등장한다. 이땅의 작가에 의해 진솔되게 그려지는 진정한 한국전쟁 만화가 절실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2/02/19 16:39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