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00] "아리랑으로 분위기 이끌겠다"

“응원가를 많이 줄였어요.” 붉은 악마 현장부 차장 오요한(22ㆍ경동대1)군은 앞으로는 누구나 손쉽게 부를 수 있는 응원가로 승부를 낼 것이라고 한다.

붉은악마가 구사해 온 응원가는 1경기 당 보통 20곡선. 빌리지 피플의 신나는 ‘Go West’나 퀸의 ‘We Will Rock You’ 등 팝송뿐만 아니다. 베토벤의 ‘합창’이나 베르디의 ‘개선행진곡’(오페라 ‘아이다’ 중에서) 등 잘 알려진 클래식 선율은 “빰빰” 거리며 한목소리로 내지른다. ‘아리랑’의 테마가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거대한 붉은 물결 위로 들릴 소리는 훨씬 단순해졌다. 부를 노래는 ‘아리랑’ 한 곡뿐. 매경기당 서너번 불러 흥을 돋굴 생각이다.

반대로, 구호 합창은 훨씬 강조된다. “대한민국”이라고 응원단이 목청껏 합창한다. 곧 이어 둥둥둥 북소리가 한참 울리는 식이다. 이같은 제창은 경기 내내 수시로 벌어진다.

붉은 악마라 하면 질펀하게 노는 혈기방장한 청소년이라고만 여겨 온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 이같은 변화는 자체 토의의 결과. 이번 경기의 비중에 맞춰, 즐기고 노는 축제성 보다는 국민적 염원을 강조해 낸다는 계산이다.

개최지의 축구팬을 위한 배려는 또 다른 차원이다. 개최지의 특색을 살리는 노래가 울려퍼진다면 해당 지역민이 더욱 열광하리라는 사실을 이들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호남의 경우는 ‘남행열차’, 부산에서는 ‘부산 갈매기’ 등을 응원 사이사이 삽입, 지역팬을 위한 서비스에도 충실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입력시간 2002/02/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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