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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대통령 일가, 풍파속으로

국민의 정부가 2월25일로 임기 마지막 1년에 들어섰다. 지난 4년 DJ 공과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외환위기를 앞당겨 극복하고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에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DJ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햇볕정책은 한반도의 긴장을 크게 완화시키고 남북 관계 개선의 초석을 닦았다는 긍정평가와 함께 일방적 대북 퍼주기와 남남갈등을 유발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의약분업 등 사회개혁에 대해서도 긍정-부정의 평가가 엇갈린다. 편중인사 논란과 각종 게이트 시리즈는 DJ 정부의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DJ정권 4년 평가, 여야 극과 극

정치권에서 나오는 평가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증폭돼 극과 극으로 갈린다. 민주당의 평가에는 가능한 한 공을 부각시키되 과의 측면은 그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고 싶은 속셈이 드러난다.

민주당은 정책위자료에서 ‘외환위기 극복과 한반도 화해협력 정착’을 국민의 정부의 가장 큰 성과로 내세우며 ▲경제안정과 재도약기반 마련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 개막 ▲새로운 정치문화 조성노력 ▲민주인권국가로의 발전 ▲더불어 사는 사회 조성 ▲지식정보강국 구축 등을 6대 성과로 꼽았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그 동안 국정 발목잡기, 햇볕가로막기, 지역감정 부추기기, 국회의 정쟁 볼모화 등을 일삼았다는 비난을 잊지않았다.

한나라당 정책위도 자료를 내고 “현 정권 4년간 잇따른 실정과 개혁정책 실패로 총체적 혼란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정수행 능력 부족 ▲독선적 인사파행 ▲집권층의 오만과 독선 ▲개혁실천 프로그램 부족 등을 국가파탄의 원인으로 꼽았다.

남경필 대변인은 DJ 4주년에 부친 논평에서 “지난 4년의 성적표는 낙제 그 자체이며 이제 이 정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의 평가에는 이 정권의 어두운 측면만을 부각시켜 대선전략에 활용하는 정략이 엿보인다.

아태재단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재단의 이수동 전 상임이사가 이용호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태재단이 비리의 온상이라며 재단해체 및 이 재단의 이사장을 지낸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아태재단 건물 신축 자금의 출처 등을 밝히기 위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아태재단과 민주당측은 이수동씨 개인 비리일뿐이며 재단과는 상관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이 공방은 이수동씨에 대한 특검조사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씨가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 공방은 잦아들 것이나 그 돈의 일부가 재단으로 흘러 들어 간 사실이 밝혀지면 상황은 매우 복잡해진다. 김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재단의 부이사장을 맡고 있어 그 불똥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홍업씨는 진승현 게이트에 관련된 최택곤씨가 접근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대통령 일가로 번지는 게이트 의혹

한나라당이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불을 지핀 김 대통령 3남 홍걸씨의 거액생활비 논란도 쉬 가라 않을 것 같지 않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2월18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미국에 체류중인 홍걸씨가 한 달에 8,700만원의 생활비를 쓰고 있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홍 의원은 2월24일에는 재미교포가 보내왔다며 LA 한미 은행 홍걸씨 계좌에서 지난해 3월13일부터 6월26일까지 입출금된 내역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3개월 반에 걸쳐 모두 23만3,986달러(약3억418만원)가 인출된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해 LA 한미은행측은 홍걸씨의 예금자료를 누구에게도 제공한 사실이 없으며 홍걸씨가 고객인지의 여부도 밝힐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홍걸씨측에 보내왔다.

청와대와 민주당측은 문제의 자료 신빙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설사 그 중 일부가 사실이라도 그 기간은 홍걸씨가 이사를 한 시기여서 그와 관련된 지출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걸씨는한나라당 이신범 전 의원이 호화주택 의혹을 제기하며 주거지를 공개하는 바람에 급히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홍걸씨가 앞으로 이 사안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어쨌든 김 대통령은 임기 1년 내내 잇단 가족관련 의혹 등 각종 비리 문제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것 같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2/02/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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