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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대권뿐, 한눈 팔지 않겠다"

최고위원 경선 불참 선언, 민주당 당권 다툼 새 국면에

민주당 한화갑 상임고문이 최고위원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한 고문의 당권 포기 선언은 자신의 행보에 대한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민주당 당권을 둘러싼 각축전의 판도가 사뭇달라질 뿐 아니라 대선후보-당대표 경선 출마자간 연대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한 고문은 2월 22일 대선후보등록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후보 경선에만 참여하고 최고위원 선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당권 경쟁은 당내 범주류인 한광옥 대표와 박상천 상임고문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고문이 ‘최고위원불출마’의 못을 박은 것은 “진짜 목적은 당권”이라는 꼬리표가 대권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일부 후보 진영에서 고의로 ‘한화갑이 당권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결국 당권으로 돌 것이다’는 소문을 조직적으로 퍼뜨리고있다”며“증거를 갖고 있으며, 필요하면 당 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적 음해를 하는 주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특정 주자를 겨냥했다.


“대권 향한 의지, 달라진건 없다”

한 고문의 한 측근은 “대권을 향한 한 고문의 의지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지금까진 당권 가능성을 열어두는것이 대권 행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이를 정리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즉 당권 포기 선언은 ‘전략적 선언’이라는 것. 한 고문이 당대표로는 압도적 경쟁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대선후보로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배수진 전략’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 고문의 당권 포기 선언 직후 한 당직자는 “한광옥 대표가 가장 반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현재 경선 관리자로서 중립적 위치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출마 여부를 함구하고 있지만 내심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없어진 셈이다.

동교동계 한 고문에 대한 호남권의 절대적 지지표가 결국 당내 범주류를 아우르는 한 대표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 후보등록 2, 3일 전인 4월초 대표직을 사임하고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천 상임고문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갖는다. 19일 신기남 의원이 최고위원 도전자로는 처음으로 경선출마를 선언한 것이라면 박 고문의 출마선언은 당 대표에 대한 도전을 명시한 것이다.

대선후보와 당대표를 놓고 저울질을 하던 박 고문은 당내에서 합리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꼽히고 있다. 다만한 대표를 뒷받침하는 중도개혁포럼과 같은 뚜렷한 자기 세력은 존재하지 않아 향후 경선에서 한 대표와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정대철 김원기상임고문이 최고위원에 출마할 예정이다. 정 김 고문의 경우 국민경선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쇄신연대를 결성, 개혁파 의원들의 세를 결집한 성과를 바탕으로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소장파 ‘개혁후보 연대론’주춤

한편 한 고문이 당권포기를 못박으면서 소장파 의원들이 제기했던 ‘개혁후보 연대론’이 주춤한 상태다.

천정배 임종석 의원 등이 주도해 온 ‘개혁후보 연대’는 한 고문이 당권, 김근태 노무현 정동영 상임고문 중 경쟁력 있는 후보(사실상 노무현 고문)가 대권에 도전하고, 양보한 후보들은 지자체장 등에 나섰다가 정권재 창출에 성공한뒤 함께 정권운영에 참여한다는 주장이다.

후보연대론자들은 한 고문의 당권 선회를 후보단일화의 결정적 계기로 꼽았던 만큼 한 고문의 당권포기 선언은 단일화 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천 의원은 한 고문의 측근의원들을 만나며 교감을 쌓아왔고 한 고문을 직접 만나 “대선후보가 아닌 당 대표로써 한 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득하기 위해 시기만 엿보던 상태였다.

천 의원은 “지금의 개혁후보 단일화는 87년 양김씨의 단일화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절박하게 단일화의 필요성을 말해왔고 가능하면 제주경선이 시작되기 전, 늦어도 경선일정이 2, 3곳을 순회하는 초반에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킬 구상이었다.

임종석 의원은 한 고문의 당권포기 이후 “지금은 (단일화를 추진할) 시기가 아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27, 28일 TV 합동토론을 거치고 26일 760명의 제주경선 선거인단이 확정된 후 각 캠프에서 보다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를 얻게 되면 하위권으로 처지는 후보들이 결국 단일화의 압력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중권 고문은 공개적으로 ‘동서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김 고문은 24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영남 후보를 내세워야만 승리할 수 있고 동서연대는 대선 필승의 필요조건”이라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당의 정체성 논란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당의 필승카드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당이 주관하는 공개 토론을 열자”고 제의했다.

김 고문의 기자회견에는 영남 지역의 원외 지구당위원장이 대거 참석했다. 민주당 취약지인 영남세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대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이다.


한고문 ‘반 이인제 연대노선’ 분명히

그런가 하면 한 고문은‘반 이인제 연대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개혁후보 단일화론에 대해선 “경선에도 보탬이 안 된다”면서도 “선호투표제 등 연대는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인제 고문이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며 김근태 노무현 고문이당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인정했다. 후보자리는 내놓을 수 없지만 ‘2번째 지지표’를 얻을 수 있는 선호투표제에서 반이인제 세력과의 연대를 긍정한 것이다.

반면 정동영 고문의 경우는연대 주장에서 자유로운 상황. 최근 지지율이 상승 곡선인 데다가 개혁 이미지로 급부상한 덕분에 이번 경선에서 결정적인 이미지 타격만 없다면 손해를 볼 것 없다는 판단이다. 정 고문은 클린 이미지를 유지하는 한에서 독자적인 자기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 정치부 기자 hee@hk.co.kr

입력시간 2002/02/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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