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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파격과 일탈의 멋에서 찾는 한국의 美

[출판] 파격과 일탈의 멋에서 찾는 한국의 美

■한국인은 왜 틀을 거부하는 가
(최준식 지음/ 소나무 펴냄)

한국의 미(美)는 과연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학자들은 ‘자연주의’ 혹은 ‘유ㆍ불ㆍ선 사상에 근거한 아름다움’ 같은 추상적인 미의 개념이 한국 미를 대표한다고 주장할 때가 많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한국적인 미’라는 개념이 전 역사를 통해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한국인에게 통째로 적용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아무도 시원스럽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최준식(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의 ‘한국인은 왜 틀을 거부하는 가?-난장과 파격의 미학을 찾아서’는 한국의 사상적 뿌리를 이례적으로 무교에서 찾는다. 저자는 우리민족이 단군과 함께 역사를 시작했고 무교와 더불어 문화가 전개됐기 때문에 민족예술을 논하는 데 있어 무교가 그 근간을 이루는 핵심사상이라고 주장한다.

최 교수는 무속이란 단어를 거부한다. 무속이란 샤머니즘을 폄하하는 부정적인 함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단군이 무당이었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한국 음악과 춤의 미학적 특징으로 즉흥성ㆍ역동성ㆍ흥ㆍ멋 등을 꼽지만 이러한 사상ㆍ종교적 배경으로 유교와 불교, 도가 사상 등 고등종교만 등장시킬 뿐 기층부의 대표적인 종교인 무교를 거론한 적이 없다는 점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조선후기예인들의 세계관을 무교가 중심이 된 민간 신앙이라 규정한다. 또 무교의 요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을 통해 조선 예술미를 형성하는 근거가 되는지를 이 책에선 음악ㆍ춤ㆍ미술 공예ㆍ건축 등 장르별로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망아경(틀을 거부하는 파격과 일탈의 한 없는 자유분방함)은 무교적 세계관을 대표하는 핵심이다. 익살스럽기 그지없는 민화, 기둥들이 춤을 추는 듯한 사찰 건축, 일본인들이 모셔놓고 절까지 했다는 막사발 등 우리 문화 전반의 무질서하고 자유분방한 정신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은 망아경의 예술적 표출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다섯 시간에서 길게는 여덟 시간 걸리는 판소리 한 마당. 그긴 시간을 혼자 완창하는 명창들은 흥이 고조되면 망아경 속에 빠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빼어난 즉흥가락을 만들어 낸다.

틀을 거부하는 자유로움, 정해진 규율에 따르지 않는 파격과 일탈의 한없는 자유분방함이 우리예술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풍부한 예시들을 통해 소개한다. 특히 쉽사리 난장판을 만드는 음주문화나 춤판 등 현재 한국인들의 일상에 녹아있는 무교적 기질에 대한 이야기도 책을 읽는 신명을 더해준다.

장학만 주간한국부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3/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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