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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왕건', 전쟁같았던 특수 효과

‘태조 왕건’이 시청자의 감각을 사로잡았던 데는 사실감 있게 육박해 오는 영상의 힘이 가장 컸다. 생생한 야외 전투, 불화살이 난무하는 야외 전투장면 등은 지금껏 봐 오던 사극의 접근 방식이 아니었다.

왕건과 동시대 인물의 이야기는 덕분에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인(人)의 드라마로 거듭날수 있었다.

대규모 전투 장면 한번 촬영에 동원된 엑스트라 수가 500여명, 분장 완료에 10시간이나 걸렸다.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후딱 분장해 온 관행을 깼기 때문이다. 보통 자정께 시작, 분장을 마치고 버스 10여대에 나눠타고 촬영 현장에 닿으면 오전 11시. 그러나 거기까지도 시작에 불과하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미국까지 갔다 왔죠.” ‘태조 왕건’의 김수곤(45) 특수 효과 팀장이 힘들었던 스턴트 작업을 돌이켰다.

2000년 2월 LA의 특수 장비 박람회, 이듬해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장비 전시회장도 찾아갔다. 특수 효과 경력 8년째인 그가 한 작품을 위해 미국 견학을 두 차례 다녀오기는 처음이었다.

‘야망의 전설’, ‘왕과 비’, ‘전설의 고향’ 등 KBS-TV 드라마에서 특수 효과는 도맡아 해 오고 있는 이 분야 베테랑이다. 거기에 특전사 복무 경험이 합쳐진 이 드라마의 전투 장면은 김 팀징이 유독 애착을 가졌다. TV 드라마에서는 좀체 보기 힘들었던 무기도 여기서는 다반사였다.

다연발 화살인 쇠뇌는 학계의 고증을 받고 등장시킨 것이다. 여기서 발사하는 불화살이 난무하는 화전(火戰) 장면은 웬만한 영화를 뺨치는 수준이었다. 스턴트맨의 안전을 위해서 국내에는 없는 특수 내화천(레믹스)이 등장했다.

선혈을 흩뿌리는 참살 장면에는 체온을 순간적으로 영하 40도 이하로 떨구는 수입약품(워터젤)이 한 몫했다. 극 내용상 한 겨울인 1~2월에 촬영해야 했던 수전(水戰) 촬영 장면에서 살을 에는 물로 용감하게 뛰어든 스턴트맨들의 집단 연기는 이용수 무술 감독이 사방을 정신없이 뛰어 다닌 덕분에 리얼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김 팀장은 “다급하게 진행되는 방송 예정표에 맞추다 보니 보다 정교한 스턴트를 보여 주지 못 해 시청자들에게 미안하다”며 “이번 작업에서 축적된 역량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업을 계기로 국내 FX(특수 효과)가 분업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팀이 역사물, 전쟁물, SF물 등 장르 구분 없이 만능으로 전담하는 현재의 마구잡이식 시스템으로는 시청자의 눈 높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이다. 현재 국내에는 특수 효과를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 없다.

장병욱 주간한국부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03/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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