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썸머캐치

마이클 톨린 감독의 2001년 작 <썸머 캐치 Summer Catch>(15세, WB)는 <푸시캣 클럽>과 함께 이 달의 미개봉 청춘 영화 수작으로 꼽을만하다.

<푸시캣 클럽>은 반짝이는 여성 청춘 스타 비중이 컸는데, <썸머 캐취>는 듬직하고 귀여운 남성 청춘 스타를 많이 만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비디오와 DVD로 동시 출시되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썸머 캐치>의 주인공 라이언 던 역을 맡은 배우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는 꽤 낯이 익은 청춘 스타다. <질리언의 37번째 생일에>(1996)로 신고식을 한 후, 이듬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가 히트하면서 함께 출연했던 또래 배우들과 함께 청춘 스타 반열에 올랐다.

1998년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에 출연했고, 이후 공포물 배우 이미지를 벗고 싶은지 학창물에 주로 출연하고 있다.

줄리아 스타일즈와 공연한 <다운 투 유>(2000)와 클레어 폴라니와 공연한 <보이즈 앤 걸즈>가 비디오로 나와있다. 1976년 생이니 대학생, 직장 초년생 역할도 지금이 막바지라 하겠다. 큰 덩치의 착한 대학생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날지 궁금하다.

여름 방학 동안 열리는 대학생 야구 리그를 소재로 한 <썸머 캐치>에는 청춘 영화의 전형적인 코드들이 골고루 들어있다.

야구로 밥을 먹고 살 수 있을까, 아버지나 형과 같은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되는데, 이 작은 마을을 벗어나 크게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신분 차이가 너무 큰 여자 친구와의 연애, 고향 친구와 새로운 친구와의 우정이 아기자기하게 교직된다. 어느 한 가지에 집중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이것저것 조금씩 맛보는 재미도 괜찮다.

<썸머 캐치>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전원 마을 풍광과 야구 경기, 전국에서 몰려든 개성있는 남학생들의 좌충우돌 연애담이다. <아메리칸 파이>와 같은 청춘 영화에서도 그러했듯 사고뭉치 조연 남학생들이 열심히 분위기를 뛰운다.

라이언 던은 14살 때부터 고향 케이프코드의 채텀 필드 잔디를 깎아왔다. 이 필드에서 열리는 여름 리그전은 프로 구단의 스카우터들이 대거 참석해, 메이저 리그 선수의 1/6을 충당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채텀 A팀 소속으로 전국에서 참가한 대학 선수들과 겨룰 던은 이번 여름을 마지막 스카우트 기회로 여겨 각오를 다진다. 던에게는 변함없는 고향 친구 우기, 디디(브리타니 머피) 등이 있지만, 여름에 만나는 선수 친구들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숙집 아줌마 유혹에 어쩔 줄 몰라하는 순진한 도모, 악동 빌리(매튜 릴라드), 뚱녀가 좋다는 마일즈, 다저스로부터 200만불 제안을 받고있는 교만한 투수 벤 등이 그들이다.

그리고 이번 여름 던은 새로운 여자 친구까지 만나게 된다. 여름 별장을 찾아온 부호 패리쉬(브루스 던)의 딸 텐리(제시카 빌). 아버지(프레드 워드)를 도와 잔디 깎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수영장에서 막 나온 테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던은 한 눈에 반해버린다. 그러나 그녀는 여름 공주일 뿐, 패리쉬나 아버지 모두 신분 차이가 극심한 둘의 교제를 반대한다.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입력시간 2002/03/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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