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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 새 바람 '석좌교수 모시기'

현직 떠난 각계 원로들 강단에, 실력파 교수들도 자리 대이동

신학기를 맞아 현직을 떠난 각계 원로들이 대학 강단에 서는가 하면 각 대학이 이른바 실력 있는 교수들을 스카우트 하는 등 캠퍼스 교단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연세대는 영국 런던대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 연구 센터 소속 학생들을 지도했던 김김환(金碩煥) 교수를 초빙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 관측 위성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 교수는 우주 개발 계획의 핵심인 위성탑재체 제작에서 국내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 받고 있어, 한국 우주 개발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또 신예 정치학자로 미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김성호(金聖昊) 윌리엄스대 교수를 정치외교 학과 교수로 불렀다.

막스 베버의 정치학을 연구, 1997년 시카고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던 논문이 미국 정치학회가 최근 2년간 발표된 박사학위 논문 중 최고로 선정된 공로를 모국의 대학 강단이 놓치지 않은 것이다.

고려대 출신의 박명림(朴明林)씨도 한국전쟁 연구 성과를 인정 받아, 국제대학원 교수로 영입됐다.

고려대는 인도철학을 전공해 뉴욕 주립대에서 한국학 발전에 힘써 온 조성택(趙性澤) 교수를 철학과로, 생산계량학 전공의 한양대 임호순(任浩淳) 교수를 경영학과로, 식물분자 계통학 전공의 영남대 김기중(金基重) 교수를 생명과학부로 각각 불러 들였다.

이화여대의 영입 관심은 회계학 분야다. 서윤석(徐允錫), 김일섭(金一燮) 씨 등 투톱 영입 교수 시스팀이다. 서 교수는 한국은행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을 거쳐 미국 UCLA-일리노이대-아주대 교수 등을 역임했고, 김 교수는 한국회계연구원 출신이다. 이대는 이밖에도 미국서 활동중인 한국인 회계사를 교수로 영입하는 데,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성균관대는 동아시아학술원의 ‘동아시아학’ 대학원 과정에 미국 워싱턴대 제임스 팔레 교수, 일본 도쿄대 미야자와 히로시(宮鶴博史) 교수를 영입한다. 두 교수는 일본의 한국 지배가 결과적으로는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자’여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연구에서 거둔 업적과 함께, 보다 폭 넓은 시야를 학문적으로 검토한다는 차원에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서울대 법대 조국(曺國) 교수는 동국대로 간다. 미서울대 미대 신현종(申鉉重) 교수도 중앙대로 이동한다.


현장서 쌓은 경륜과 노하우 후학에 전수

교수 모셔오기 바람이 가장 뚜렷하게 체감되는 부문은 석좌교수제다. 원로 교수와 고위 관료들이 현장서 축적한 경륜과 노하우란 은퇴 후에는 차츰 소실되고 마는 것이 통례다. 바로 그 부분을 캠퍼스가 끌어 들이자는 것이다. 성균관대의 팔례씨도 석좌 교수로 초빙된 케이스다.

세종대는 3월부터 언론계 중진 3명을 석좌 교수로 모셔 강단에 세운다.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지낸 성병욱(62), 중앙일보 고문ㆍ조선일보 주필ㆍ스포츠조선 사장 경력의 신동호(68), MBC 보도본부장을 역임한 이상열(58)씨 등이 새 석좌교수 대열에 동참한다. 모두 신문방송학과에 소속된다.

성씨는 ‘언론사상사’, 신씨는 ‘커뮤니케이션과 문화’, 이씨는 ‘방송 이론과 실무’ 등을 강의할 계획이다. 이들 새 교수진 외에도, 이 대학에는 대학에서는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주돈식(58), 전 KBS 부사장 최동호(63)씨 등이 석좌 교수로 활동해 오고 있다.

석좌 교수진 형성의 선두를 이룬 대학은 지난해부터 초빙에 부쩍 열심인 명지대. 이 대학이 이번 학기까지 석좌교수로 모셔 온 원로 석학ㆍ스타 교수는 모두 12명이다.

이번에는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조순(趙淳)씨와 김종인(金鐘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을 경제학과, 헌법학의 대가 김철수(金哲洙) 서울대 명예교수와 허영(許營) 전 연세대 교수를 법학과 석좌교수로 새로이 임용했다.

이들은 시인 김지하(金芝河), 전 문교부 장관 윤형섭(尹亨燮), 전 고려대 교수 김동기(金東基), 전 국회의원 조순승(趙淳昇), 전 고합그룹 장치혁(張致赫), 씨 등 기존의 석좌교수진에 합류한다. 특히 1년전 건축학과 석좌교수로 영입된 김석철(金錫澈)씨는 이번 신학기를 맞아 학과장으로 승진, 석좌 교수가 주요 보직 교수진에 영입된 첫 케이스를 이룩했다.

학부, 대학원생, 교수 등 다양한 층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들 석좌 교수의 강의는 특강 형식이 선호되고 있다. 각자 형편이 우선시되는 관례 때문이다. 특강 형식으로 이뤄지므로, 강의 일시는 각자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명지대의 석좌교수 영입이 본격화된 것은 2000년 12월 선우중호(鮮于仲皓) 총장이 부임하면서부터였다. 원로 모시기에 명지대가 유독 열심인 데 대해 학교측은 “오랜 세월 경륜을 쌓은 학자들의 지식과 경륜을 적극 활용하자는 방침은 대학이 교수의 자질에 의해 측정되는 시대적 추세를 선우 총장이 주목한 때문”이라고 답했다.

명지대는 특히 올해 학부에 미술사학과를 창설하고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兪弘濬), 도자기의 대가 윤용이(尹龍二) 교수 등을 초빙했다.

대학내 비전임 교수는 네 부류로 나뉜다. 별도의 작업을 갖고 잠깐씩 나와 강의하는 겸임 교수, 정보 통신 등 정부측의 지원을 받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브레인을 초빙하는 객원 교수, 관계 기관에 의뢰하거나 추천을 받아 모셔오는 초빙 교수, 그리고 사회 저명 인사에게 자기 분야의 강의를 의뢰하는 석좌교수 등이다.

비전임 교수는 수적으로는 겸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비슷한 양상이다.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객원 교수를 제외한다면, 다들 어느 정도 안정된 대우를 받는 셈이다. 어느 대학이든 모셔 온 교수들이 어느 정도 대우를 받는 지는 대학측과 교수측 모두 ‘비밀 사항‘이다.


학교 위상제고 노린 '얼굴마담' 비판도

그러나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석좌교수 모시기 바람을 지켜 보는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일부 재단이 부유한 사립 대학이 학교의 위상을 높일 목적으로 모셔 온 ‘얼굴 마담’격 인물도 있다는 것이다. “정년 퇴직은 했지만 아직 힘이 남아 있어, 공부를 더 계속 하고 싶어 응했다“는 석좌교수의 변명을 모든 이의 경우로, 액면 그대로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는 말이다.

특강 형식의 강좌라 이름만 걸어 두고 나오지 않는 석좌교수들도 있어, 소장파 교수들과 일부 학생들이 이들을 곱지않게 보고있다.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재단측의 의욕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것이다.

‘석좌교수’라는 관작에 아까운 연구실 공간이 그들에게 우선 배정되지만, 그들의 발길이 연구실로 향하지 않는 탓에 먼지만 쌓이기 일쑤라는 지적이다.

비판론이 만만찮긴 하지만, 최근 불고 있는 석좌교수 모셔오기 바람은 사회적 자원의 적극적 재활용이란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년으로 퇴임한 교수가 마땅히 할 만한 일도, 공간도 없이 축적된 경륜을 허비하기 일쑤인 마당에 석좌교수제는 운용에 따라 최고급 인력의 경륜과 학식을 사회적으로 재활용한다는 측면을 놓치지 말자는 주문이다.


정년 퇴임 후 더 활발한 활동

교수들의 정년 퇴임은 또 다른 출발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굳이 석좌교수 등 캠퍼스 권역 안에 머물 필요는 없다.

이번 학기에만 23명이 정년을 맞아 떠나는 서울대 교수의 경우를 보자. 이들 중 어떤 이는 벌써 캠퍼스밖의 인생을 활력적으로 펼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보사회학회 회장과 시민사회포럼 운영위원장 등으로 학계 안팎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회학과 김경동(金璟東) 교수, 광주 비엔날레 이사와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자문위원을 역임중인 서양화과 윤명로(尹明老) 교수 등이 선두 주자이다. 국문학과 고영근(高永根), 언어학과 이현복(李炫福) 교수 등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고려대를 떠날 철학과 윤사순(尹絲淳) 교수 역시 퇴임후의 거취가 주목되는 인물이다. 한국 유학 연구로 퇴계국제학술상과 주자학술상 등을 수상한 윤 교수는 세계 학계에서 한국 철학의 논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에 빛난다. 교내 민족문화연구원장으로 재직, 연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윤 교수는 퇴임 후에도 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민족 문화 연구를 심화할 계획이다.

연세대에서는 올해 영문과 이상섭(李商燮) 교수가 정든 교정을 뜬다. 1967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에모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이 교수는 1986년부터는 국어사전 편찬 작업에 착수, ‘연세 한국어사전’ ‘연세 초등국어 사전’ 등 국어 사전 편찬 작업에서 족적을 남겨 왔다. 의과대학에서도 국내 예방의학 분야에서 선구자적 족적을 남긴 김일순(金馹舜) 교수가 정년을 맞는다.

이밖에도 정년은 맞았지만 학문의 뜻을 늦추지 않은 노 교수들에게 학문을 이어갈 길을 마련해 주는 것은 고령화 사회라는 시대적 추세에도 부응하는 조처라는 지적이다.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aje@hk.co.kr

입력시간 2002/03/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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