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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왜 뜨나] 노무현 '대안론', 이인제 주저 앉히나

의미있는 '광주 1위', 대전 '몰표'로 선두 내줬지만 파괴력 입증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노무현 대안론’과 ‘이인제 대세론’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8주간 치러지는 ‘주말 대회전’의 제2라운드인 광주(16일)와 대전(17일)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가 나란히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나눠 가짐으로써 양 후보간의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경선 판세는 노무현 후보의 ‘기대 밖의 약진’ 속에 이인제 후보가 ‘세 만회’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주 울산 광주 대전 등 4개 지역을 마친 현재 이인제 후보는 대전 몰표에 힘입어 종합 득표에서 1,779표(39.4%)를 기록, 초반 선두를 달리던 노무현 후보(1,237표ㆍ27.4%)를 542표차로 제치고 첫 선두에 나섰다.

이 후보는 대전의 선전으로 노 후보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며 스러져가던 ‘이인제 대세론’의 불을 다시 지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경선 이전처럼 이 후보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노무현 후보의 기세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노무현·한화갑 연대댄 '끝난 승부'

노무현 후보의 급부상에는 광주 경선 결과가 큰 역할을 했다. 광주는 서울ㆍ수도권과 함께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대세를 좌우할 가늠자가 되는 전략 요충지다.

민주당의 실질적인 뿌리가 광주ㆍ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 지역의 표심이 결국 집권 여당의 여론 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남 출신의 노무현 후보가 광주가 텃밭인 한화갑 후보와 동교동 좌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미는 이인제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순위를 떠나 호남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무현 대안론’의 부상은 그간 여권의 주류로 통했던 ‘이인제 대세론’의 약화에 기인한다. 그간 이인제 대세론의 근거는 ‘이 후보가 확실한 대통령감’이어서라기 보다는 ‘여권 후보 중에서는 이회창과의 대결에서 가장 선전할 수 있는 인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었다.

그 만큼 이인제 후보의 기반은 취약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울산에서 노무현 후보가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친 데다 최근 한 신문사가 실시한 한나라당 이 총재와의 양자 구도 대선 여론 조사에서 오차 범위내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노무현(41.7%)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40.6%) 총재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자 호남 여론이 일시에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노 후보는 ‘이인제 대세론’의 발원지인 광주에서 대승을 거둬 경선을 ‘개혁 후보 노무현’ 대 ‘보수 성향의 이인제’의 양자 대결 구도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정가에서는 현행 민주당 대선 5룡간의 경선 대결이 조만간 한차례 더 조정될 것으로 내다 본다.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구도는 당초 노무현 후보와 같은 개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한화갑과 정동영 후보가 앞서 김근태 후보처럼 노 후보쪽으로 합류하는 시나리오다.

제주에서 뜻밖의 1위를 했던 한화갑 후보는 경선이 점차 ‘이-노’ 양자 간의 대결 양상으로 압축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그래서 요즘 한 후보 주변에서는 ‘더 이상 입지가 좁아지기 전에 당권이라도 챙겨야 한다’며 경선 사퇴를 진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갑 후보는 대전 경선 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내심 모종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정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노 후보와 지지 기반과 개혁 성향 등이 유사한 정동영 후보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경선 전까지만 해도 정 후보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3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정 후보의 득표율은 16.45%(제주)→6.4%(울산)→3.4%(광주)→6.4%(대전)로 노무현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만큼 표를 잠식 당하고 있다. 정 후보로서도 경선 후 이해득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 후보의 경우 당내 입지 강화, 차기 대선 고려 등의 변수가 있어 좀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김중권 후보는 경선에 계속 임할 가능성이 높다. 김 후보는 어차피 경선 자체 보다 대선 이후 정치적 입지 강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김 후보는 ‘노-이’ 후보와 지지층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영남권에서 자신의입지를 대외적으로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경선을 계속할 여지가 높다.

따라서 김 후보는 계속 경선을 끌고 가다 막판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 약화, 이인제 필패론도

‘노무현 대안론’이 자리를 잡으면서 민주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의 상당수가 노무현 캠프에 합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임종석 이재정 송영길 이종걸 김인영 우상호 김윤태 천정배 등 초ㆍ재선 개혁 그룹 위원장들이 속속 노무현 쪽에 합류하고 있다.

또 김원기 정대철 조순형 임채정 이해찬 등 중진 의원들도 노 후보를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고문은 3월16일 광주에서 1위에 오른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지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가시화 될 것”이라고 밝혀 빠른 시일 내에 개혁 세력의 연대가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노무현 대안론’이 ‘노무현 대세론’으로 비상할 움직임을 보이는 또 다른 근거는 한나라당 이 총재에 대항해 여권이 내놓을 수 있는 명분론이다.

이회창 총재와 같은 보수적 성향을 가진 이인제 후보와 달리 노 후보는 대선 국면을 ‘서민(노무현) 대 귀족(이회창)’간의 대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최근 ‘이인제는 창(昌)을 이길 수 없다’는 필패론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은 한 이유다. 이인제 후보는 그간 박근혜 등 영남 후보가 나와 3자간 대선 구도가 되면 서울 수도권과 충남, 호남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이 총재를 밀어내고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근혜 의원의 탈당이 있은 뒤 나온 여론 조사는 오히려 박 의원의 탈당이 이 총재의 표가 아닌, 이인제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인제 대세론’이 약화되는 원인이 됐다.

하지만 아직 ‘노무현 대안론’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이회창 이인제 후보와는 달리 노무현 후보는 아직 대권 주자로서 여론과 정치권의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제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나 지난 대선의 이회창 총재처럼 대선을 그릇 칠 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도 “노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 공격할 자료들을 이미 상당분 축적해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전 경선에서 다시 부활한 지역주의 망령으로 인해 노무현 후보가 남은 부산 등 영남권 경선에서 몰표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화갑 정동영 등 하위권 후보가 한쪽으로 투항하지 않는 한 누구든 과반수 득표가 힘들어 결국 선호 투표에 따라 대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3/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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