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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기금 대 한국 사업 종료

막 내린 '돈의 시험' 5년

일본이 군대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반관반민 형태로 만든 ‘재단법인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 5월 1일로 한국에서의 사업을 종료한다.

일본측에서는 아시아여성기금의 활동이 지금까지의 군대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조치로서는 가장 진전된 형태의 접근방식이라고 자부했지만, 한국의 피해자들과 지원 단체들은 “일본 정부의 책임과 국가배상을 회피하려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해왔다.

이 기금은 1994년 8월31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는 담화에서 군대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마음으로부터의 반성과 사과’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자민당, 사회당, 신당 사키가케 등 3당 연립정권에서 군대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었던 사회당 출신 무라야마 총리의 이 담화가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서는 그나마 가장 진전된 것이었다.

이후 ‘국가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일반 국민의 모금에 정부 예산 출연을 더해 1997년 7월19일 기금이 정식 발족했다.


돈 수령놓고 피해자간 반목

한국의 경우 1997년 1월11일 서울에서 군대위안부 피해자 7명에게 1인 당 위로금 200만 엔과 의료ㆍ복지지원비 300만 엔을 처음 전달했다. 200만 엔은 일반 국민 모금액에서, 300만 엔은 일본 정부 예산 지원금에서 충당했고, 총리 명의의 사과편지가 함께 전달됐다.

그러나 이 위로금 전달은 돈을 받은 피해자와 수령을 거부한 피해자들 사이에 반목을 부르는 등 고령과 병마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을 ‘돈의 시험’에 들게 만드는 새로운 고통을 안겨주었다.

피해자 단체와 지원단체의 강력한 비난과 반발로 여성기금은 1999년 7월 30일 이사회를 열어 한국에서의 사업은 ‘정지’를 결정했다. 그 이후로 정지상태가 이어지다가 세월이 흘러 원래 위로금 등 신청접수 만료인 2002년 1월10일을 넘긴 끝에 대만에서의 신청접수 만료일인 5월 1일 함께 종료하기로 결론을 지은 것이다.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東京)대 명예교수 등 군대위안부 문제를 일본 내에서 제기한 양심적 친한파들이 기금에 참가하는 등 일본 내에서는 기금활동에 대해 일정한 기대도 있었지만, 한국측의 반발만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기금측은 2002년 2월 현재 한국 대만 필리핀 등 3국을 합쳐서 군대위안부 피해자 213명에게 모두 4억2,600만엔을 지급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나라별 수령자수는 개인의 명예 등을 고려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만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령거부 입장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상당수는 필리핀 피해자일 가능성이 많다.

여성기금의 한 관계자는 “‘한일 수교 때 모든 문제가 끝났는데 뭐 때문에 위로금을 주느냐’고 항의하는 일본인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며 한일 양쪽에서 모두 비난을 받는 난처한 처지를 내비쳤다.

그는 “모금에 참가한 일본의 보통 사람들이 군대위안부 문제를 알게 되고 반성하게 됐다는 점은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나름대로 위안을 삼기도 했다. 논란 속의 여성기금 활동 5년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식차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입력시간 2002/03/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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