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대의 한의학 산책] 요가와 건강

인체에는 대략적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물질적 구조물과 관찰되어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조 질서와 생리적 기전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장기(臟器), 골격과 근육과 피부를 근본 구조로 하고, 혈관과 신경망, 조직 등으로 커뮤니게이션의 구조화된 체계를 말하는 것이며, 후자의 경우는 오장육부의 기능을 기본 구조로 하여 경혈과 십이경맥과 십오락맥, 손맥, 부맥, 세맥 등의 경락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기운과 정서적 정보(느낌, 분위기 등)가 유통되는 내분비, 신경전도 등의 유동적 체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육체와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결합에 의해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살아있는 유기체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이러한 소우주적인 과정도 있지만 천지자연 속에서 무리를 이루고 민족과 국가를 이루는 사회를 발전시키면서 이타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대우주적인 과정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를 형성하고 서로의 관계를 형성함으로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인간은 사회가 발전되어 갈수록, 정신적 긴장이 지속되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사회 속에서 건강을 해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건강법을 개발하고자 하였고 수많은 건강법들이 존속되어지고 사라져 왔던 것입니다. 그러한 건강법 중에서 요가는 아마도 가장 오래된 건강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근에도 각광을 받고 있는 요가는 무려 5,000년 전에 인도에서 생겨난 것으로 차분하고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한 생활의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가는 정신 정화와 신체적 훈련을 통해서 인간이 본래의 타고난 능력을 개발하고 우주의 현상을 파악하여 이에 순응하는 실천 철학입니다.

범어에서 비롯된 요가라는 말은 자연과 인간을 통일하여 진실한 자아를 찾고 우주 현상을 올바르게 관찰하여 실체를 알고 완전한 자유를 누리자는 것이 목표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의 기공은 조심(調心), 조신(調身), 조식(調息)의 3대 요소로 구성되는데 이는 몸과 마음을 닦고 호흡으로써 수련하는 방법을 천명한 것으로 요가 수행자들이 인간의 생명활동을 체험의 기초로 파악하여 정견(正見), 정사(正思)하여 정행(正行) 함으로써 정각(正覺)의 경지에 도달하려고 하는 가르침과 매우 유사함을 볼 수 있습니다.

요가 체조는 수련의 한 방법으로써 모든 동작을 취할 때 호흡과 일치하고 자극이 미치는 부위에 의식을 집중합니다.

즉, 호흡, 동작, 그리고 의식 집중이 삼위일체가 되는 생리적, 해부학적인 통제법 입니다. 수의근을 활용해서 내장기관과 같은 불수의근을 자극하는 체조의 동작들은 동물과 자연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것이 많습니다. 요가체조에는 균형, 강화, 조화, 교정, 수정 등 그 목적에 따라서 종류가 많습니다.

요가에서의 호흡은 생리적 통제법과 식사법 그리고 호흡법 등을 수련하는 과정으로써 숨을 들이키면서 우주 에너지를 섭취하고 숨을 참는 동안에 이를 자기화하는 특수 호흡으로써 이 에너지를 축적해 두었다가 신체 활동의 영양소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요가의 동작은 스트레칭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칭의 방법은 스트레칭 하고자 하는 근육을 신장시키기 위하여 최대한 천천히(slow) 신장시켜야 하고 가동 가능한 범위의 마지막에 그 긴장된(static) 상태를 느껴야 하며 그 상태에서 복식호흡을 통하여 목적한 근육이 늘어나는(stretching) 느낌을 얻어야 스트레칭에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스트레칭의 방법은 요가의 방법과 너무나 유사합니다.

요통이나 관절통, 신경통 등으로 내원하는 수많은 환자분들은 구조적 이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적으로 통증이 이러한 구조적 이상으로 오는 경우는 아주 적은 편입니다.

통증이라는 것은 뼈라는 골격을 잡고 균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움직임을 형성하는 근육, 근막, 건, 인대 등이 긴장되고 단축되어서 혈관과 임파의 흐름을 저애하고 따라서 영양의 공급이 떨어지고 신경은 과민하게 됨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긴장되고 단축된 구조물들은 인체가 항상성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잠재성으로 있다가 그 균형이 흐트러지면 나타나는 것입니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긴장되고 단축되어진 근육과 건, 근막을 치료하기 위하여서는 여러 가지 치료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스트레칭인 것입니다. 이러한 스트레칭은 바로 요가에서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면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고루 받아 들여 이를 비축하는데 섭생의 원리가 있다고 본 한의학에서 호흡을 매우 중시하는 점은 요가와 유사점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신현대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장

입력시간 2002/03/2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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