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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당] 국립창극단 2002 완창판소리 外

국립 창극단이 봄 기지개를 한번 켠다. 올해의 그트머리까지 뻗칠 기운이다. ‘국립 창극단 2002 완창 판소리’. 명창들의 판소리 완창 무대라는 점에서만도 소리 애호가들은 벌써 설렌다.

1977년 ‘판소리 감상회’에서 연원한 행사다. 그로부터 따져 오면 올해로 모두 26회째가 되는 유서 깊은 행사가 된다. 올해 무대를 빛낼 영광의 완창자는 모두 8명이다.

북 장단에 맞춰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8시간 이상을 버텨 내는 소리꾼의 뚝심에 모든 관객이 웃고 운다. 무엇보다, 소리꾼에게 엄청난 힘과 기량을 요구하는 무대다.

특히 이번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한 여름 밤의 완창 무대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갓집 뜨듯한 구들장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귀한 판소리 완창을 느긋하게 앉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3월 30일 ‘수궁가’로 중요 무형 문화재 제 5호 보유자 후보가 된 남해성 명창이 열창하는 ‘수궁가’로 문을 연다. 의성어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 작품은 남 명창 특유의 걸쭉한 음색이 제격이라는 평이다.

4월 27일은 이명희 명창의 ‘흥보가’가 기다린다. 1983년 김소희 선생의 문화로 들어 가 불과 3년만에 이수자로 지정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수업기에 목에서 피가 나도록 연습에 매달렸던 그의 장기는 감칠맛. ‘흥보가’에서는 형제들 간의 우애 표현이 특히 장기라는 평. 호남쪽 명창이 압도적인 판소리계에서 영남(대구) 출신으로 돋보인다.

5월 25일은 오정숙 명창의 동초제 ‘춘향가’의 순서. 10대에 전북 완주군의 명창 동초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동초제의 대모로 불린다. 오명창의 무대에는 연예인 김성애, 국립창극단원 고향님 등 문하생들도 나와 스승과 흐뭇한 무대를 연출한다.

6월 29일은 동편제 소리꾼 왕기철 명창의 ‘흥보가’ 무대가 펼쳐진다. 판소리 학사 1호로도 유명한 왕명창은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박녹주-한농선으로 이어지는 동편제의 정통을 잇고 있다. 잔기교를 부리지 않고 시원하게 쭉쭉 펴서 내지르는 소리다.

8월 9일은 이번 마당의 하일라이트인 안숙선 명창의 ‘수궁가’. 중요무형문화재 제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안명창은 재즈와의 협연 등으로 판소리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누구보다 앞장 선 명창이다.

9월 28일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5호 ‘수궁가’의 준인간 문화재 김영자 명창의 ‘심청가’가 기다린다. 창을 좋아 하는 부친 덕에 어려서 귀명창이 된 김씨는 1974년 박동진 선생의 권유로 국립 창극단에 입단, 주역으로 각광 받아 왔다.

10월 26일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 2호 심청가 기능보유자 이일주 명창의 ‘흥보가’. 소리의 완급과 농담 등 목구성이 좋기로 이름난 이명창은 오정숙 명창의 애제자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서슬이 담긴 소리’로 정평을 얻고 있다. 이어 11월 30일은 판소리계의 스승으로 존경받는 성우향 명창의 ‘춘향가’. 지난해 ‘심청가’에서 보여 주었던 원형 판소리의 맛을 올해에도 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3월~11월(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3시). 염천지하의 8월 9일은 오후 9시에 특별 공연 형식으로 펼쳐진다. 국립극장 야외공연장 및 달오름극장 2274-3507~8(얼쑤 티킷).


[전시]



ㆍ 김용철 교수 민화전

화려하고도 소박한 민화풍의 그림으로 일가를 이룬 김용철 화백(홍익대 회화과 교수)이 전시회를 갖는다. 1988년을 기점으로 현재의 화풍을 고집해 온 작가의, 한층 원숙해 진 그림들이다.

고향 강화도에서 자란 닭, 원앙, 꽃 등 일상적이고도 토속적인 모티브가 이번 봄에는 어떻게 변주될 것인가. 4월 17~5월 23일 현대예술관(052)235-2143.


[연극]



ㆍ 가족인형극 '하륵 이야기'

“아, 나는 어디서 왔을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살아야 하나…. 저 달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왜 나는 이슬만 먹어야 하나. 쌀밥은 어떤 맛일까.” 하륵이 목을 한껏 빼고 혼잣말을 한다. 극단 뛰다의 ‘하륵 이야기’는 가난한 노부부가 지극 정성으로 하륵을 키우는 이야기다. 자식이 없어 애를 태우던 노부부에게 신령이 내려 준 아이다.

악사가 나와 노래를 부르며 극의 진행 상황을 객석에게 알려준다. 배우와 인형의 절묘한 조합이 인상적인, 가족 인형극이다. 배요섭 작ㆍ연출, 윤진성 최재영 황혜란 등 출연. 22~31일 동숭아트센터스극장. 화~목 오후 7시 30분, 금ㆍ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 오후 3시(02)954-4856.


[영화]



ㆍ 롤러 볼

모터 사이클과 스케이트를 타고 질주하는 두 팀이 목숨을 걸고, 골을 얻기 위해 스피드전을 펼친다. 은으로 만들어진 지름 15㎝의 공을 상대의 골에 던져 넣는 미래의 게임 롤러 볼이다. 무수한 몸싸움, 고난도의 기술, 속도, 힘싸움 등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어메리컨 파이’를 통해 여성팬의 환호를 독차지했던 신예 크리스 클레인이 차세대 할리웃 스타를 예감케 한 작품이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몬트리올 근교 수만 평에 달하는 시멘트 공장에 만든 야외 세트가 화제를 모았다. 고대 로마의 건축 양식, 19세기 노트르담 대성당 등의 이미지를 차용한 초대형 콜로세움이다.

인기 래퍼 엘엘 쿨 제이가 주역으로 출연, 더욱 화제를 모았다. 가상 공간상의 게임을 전사들의 실제 상황으로 바꿨다. ‘다이 하드’의 존 맥티어넌 감독.


ㆍ 엑스페리먼트

12명의 죄수와 8명의 간수가 최첨단 설비의 임시 감옥에서 전율의 실험을 한다. 갖가지 상황에 맞닦뜨린 인간이 어떤 생체적ㆍ심리적 반응을 보이는가를 털끝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과학자들의 집요한 시도들이 전율적 영상으로 펼쳐진다.

‘죄수 82번 우울증. 실험 5일만에 현실감 상실. 폭력성에 탈개별화 현상 보임. 간수 중 첫 이탈자 발생하고 이에 흥분한 산수들 연구소 장악. 흥분하여 대항하던 죄수 82번, 흥분한 간수 대장의 곤봉에 머리 맞고 절명.’ 실험 110시간 만에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한 냉혹한 보고서다. 감옥소 전체가 죄수와 간수가 벌이는 역할 게임장으로 변한 것이다.

1971년 스탠포드 감옥에서 닷새동안 벌어졌던 실제 실험을 영화적으로 시뮬레이션한 작품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독일 영화 중 최고의 작품’, ‘충격적이고 아슬아슬한 독일 심리학의 절정’ 등의 찬사를 받았다, 올리버 히르쉬비겔 감독, 모리츠 블라입트로이 주연.


ㆍ 세션 나인

정신 병원 해체 의뢰를 받은 빌딩 전문 해체 업자 5명이 5일 동안의 작업 기간 중 겪은 것은 참혹한 공포였다. ‘세션 나인’은 새 시대의 호러 장르라는 평과 함께 시사회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시효 만료된 정신 병원을 해체하러 간 팀에게 입원 환자의 진찰 기록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종교적 침례 의식을 통해 환자를 치료한다는 이유로 차가운 물 속에 몇 시간 방치하는 등 비정상적 의술을 행하던 곳이다.

이 같은 사실에 근거, 의학과 미신을 합친 독특한 공포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환청, 폐소공포증, 다중인격 등 정신 병원 특유의 이미지는 피가 스크린을 덮지 않아도 충분히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호러 장르의 새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브래드 앤더슨 감독, 피터 뮬란 등 출연.

장병욱 주간한국부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03/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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