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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세상] 청취율 무한경쟁시대

방송국의 개편 때가 다가오고 있다.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일년이면 두 번 라디오와 텔레비전 모두 새 단장을 한다. 이때 살아 남는 프로그램이 있고 없어지는 프로그램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럼 어떤 프로그램이 남고 어떤 프로그램이 사라지는가. 한마디로 잘 나가는 프로그램은 살고 청취율이나 시청률이 떨어지는 일명 죽을 쑤는 프로그램들은 영락없이 빠지게 돼 있다. 내용보다는항상 청취율이나 시청률 우선 이다.

그래서 인기 있는 사회자를 고르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코너를설정하고 관심사를 끌어들여 청취율이나 시청률이 높아지면 성공적인 개편이었노라자축을 벌인다. 방송도 어쩔 수 없는 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방송은 많아지고 광고는한정된 상황에서 공영성 보다는 상업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이 방송의 현실이다.

21세기는 무한 경쟁시대다.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이기는 것. 최고가 되는 것. 그것밖에는없다. 성공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실패하면 죗값을 묻는다. 그러니 어떻게 든 무엇을 하던 디디고올라서 브이자를 그려야만 한다.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고 상대가 넘어졌을 때를 이용해 앞으로나가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어디에서나 이 논리는 통한다. 우리 정치가 폭로 정치. 진흙탕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 또한 이 때문이요. 바른 정치를 지향하며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순간의 인기에 영합하는 까닭 역시 대답은 한가지다.

정치뿐이 아니다. 문화도 이 의식 안에 자리한다. 그리고 문화의 한 쪽에 방송이 있다. 소비자를끌어들이기 위해 더 많은 인기를 얻기 위해 방송은 무리를 거듭한다. 서슴없이 줄 위에 올라서서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조바심을 유발시킨다.

다음엔 더 높은 줄 위에 서야 하고 다음엔 더 가는 줄 위에 올라서야만 한다는 걸 알면서도 방송은 그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과감하게 선 자체를 없애려고 할 때도 있다. 알 권리의 폭을 확대한다고 하지만이 또한 자극을 통해 인기를 얻고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세기. 사회주의가 쇠퇴의 길로 접어든 이유를 학자들은 무경쟁이라고 꼽는다. 경쟁이 없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의욕을 상실하고 그것이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으며 결국 사회주의 자체의 붕괴까지 이르렀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경쟁으로 인해 건재한 것인가. 경쟁이 사람들의 의욕을 부추기는 좋은 약이긴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도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그것이 남용될 경우, 그 부작용의 피해는 심각해진다.

21세기의 무한경쟁. 목적을 상실한 채 수단만 이 팽배한 지금의 경쟁은 자칫 자본주의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 경쟁에도 도가 있고 철학이있다. 경쟁을 하되 그것이 사회의 정의에 어긋나지 않아야 함이 ‘도’요. 경쟁을 하되 경쟁 자체의함정에 빠지지 않고 목적을 잊지 않고 실현시킴이 ‘철학’이다.

특히 대중을 상대로 하는 방송에있어서 이 두 가지 경쟁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건 필수 조건이라 하겠다. 방송은 매체의 특성상대중을 이끄는 힘을 갖고 있다. 이러한 방송이 상업성에만 매달려 인기 경쟁에만 치중한다면 이는우리 사회 전체로 파급될 것이다.

하지만 방송이 도덕성과 정의를 바탕으로 도와 철학을 갖고 대중에게 접근한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하나의 축이 돼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방송인의 한 사람으로 사명감을 느낀다. 청취율 높은 프로그램보다는 좋은 프로그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인기 있는 방송인이 아니라 제대로 방송을 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그것이 나의 바람이다.

김종찬 KBS 1R '안녕하십니까, 김종찬입니다' 진행자

입력시간 2002/03/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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