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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이부영 전 부총재

[인터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이부영 전 부총재

"昌 독주 꺾는 기적 일으키겠다"

“누군가 이회창 총재의 독점 체제에 도전해야 한다. 지금 여건이라면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전횡에 항의해 부총재직을 사임한 이부영 의원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당직 사퇴 다음날일 21일 주간 한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 한나라당의 위기는 이 총재 리더십과 개인 문제로 초래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누가 됐건 나와서 이회창 총재의 독점 체제에 도전해야 한다. 지금 같은 여건에서는 충분히 그 도전이 가능하다. (이 총재를 꺾는)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자신의 당직 사퇴가 이 총재와 주류에 대한 일종의 ‘압박용’이라며 “죽을 길을 가고 있는 이 총재는 더 늦기 전에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의원은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김덕룡 의원은 탈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적으론 탈당보다 당내에서 투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의 ‘노무현 밀물’은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부동층의 표심을 흡수한 결과로, 진짜 승부는 지자체 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노 후보가 최근 주장하는 정계 개편 구상은 민주당 경선을 겨냥한 일종의 선거 전략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이 전 부총재와의 일문일답.


‘죽는 길’로 가는 이총재, 안타까워


- 한나라당 내부가 최근 황사처럼 불투명한데.

“당이 내분으로 비치는 사태는 다름아닌 이회창 총재의 리더십과 개인적 문제에서 초래된 것이다. 누구한테 돌릴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재의 한나라당 내부 역학 관계로는 이것을 시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딜레마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이 YS나 DJ를 탄압해서 그 정당이 YS당, DJ당이 됐듯, DJ정권이 들어서 이 총재를 탄압하니까 역으로 한나라당이 ‘이회창당’이 된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반복 됐다.

1987년 대선 이후 이수성 이인제 이홍구 이한동 등 이 총재를 반대했던 사람들이 떠나 비주류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점점 이 총재 1인 지배 체제가 강화됐다.

현재는 이 총재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 그것을 과감하게 시정하기 보다는 합리화하고, 애써 무시하려는 풍조가 있다. 그것이 위기를 증폭시켰다. 여기에 김 대통령이 자기 실정과 민주당을 떼어 놓기 위해 지난해 11월 총재직을 떠났다.

그것이 현 민주당 경선과 김대중 정권의 부패 실정, 국기문란 등이 관계가 없어 보이게 하는 ‘신기루 현상’을 일으켰다.


- 당직 사퇴 이유는 무엇인가.

“그간 박근혜 의원의 탈당 이후 더 이상의 탈당 사태를 막고, 비주류와 주류 사이에 중재 안을 내 타협을 시키려고 애를 썼다. 지금도 김덕룡, 홍사덕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고 당내에서 확고한 비주류 연합을 만들어 대항하자는 게 내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총재의 수습안은 너무 미흡했다. 그래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었다. 부총재로서의 자책이었다. 또한 이 총재와 주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하라고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이것을 압박이라 표현해도 좋다.”


- 끝까지 당내 투쟁을 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당내에서 민주화 정당 쇄신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 미래연대 등 당내 비주류, 특히 소장파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

“젊은 의원들 사이에서 움직임이 있는데 지금은 탈당을 해도 새 정당을 만들 조건이 돼 있지 않다. 곧바로 6월 13일 지자제 선거를 대비해 그 지방의 자체 단체장이나 시도의원 군의원 기초의원 등이 실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을 떼어 놓고 자기만 탈당을 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해서든 한나라당 내부에서 새 수습안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당내에는 건강한 중도 세력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비주류쪽에 상당히 기울어 있다. 이들과 함께 당 쇄신 노력을 해 가겠다.”


- 김덕룡 의원의 경우 탈당 가능성이 높은데.

“그간 이 총재는 비주류의 당내 활동 공간을 거의 허용하지 않고 독점 체제를 유지해 왔다. 김덕룡 의원의 경우 과거 오랜 정당 생활을 한 사람이고 조화로운 역관계를 경험한 사람이다.

21세기 최대 정당인 한나라당에서 마저 1인 독점 지배 체제가 있는 것을 아마 못 받아 들일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당에 남아 있기가 어려울 것이다.”


“독점은 부패를 낳는다”


- 주위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가 독단적으로 가는 이유는.

“이 총재 마음속에는 당권을 내놓는 것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있다. 1997년대선 때 자신은 후보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는데 당시 당 대표였던 이한동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은 전혀 협력하지 않고 딴 짓을 하고 다녔다고 생각한다.

이 총재는 이것이 집단 지도 체제에서 연유한 것이라는 불행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다르다. 당시엔 이한동, 김윤환, 이기택 등 당내에 이 총재가 녹록하게 제어할 수 없는 계파 수장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이 떠나고, 공천을 통해 제거 됐다. 명실공히 ‘이회창 1인 지배 체제’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이 총재가 당권을 내놓고 대통령 후보로 전념을 해도 아무 지장이 없다. 박근혜 의원이 나가기 전에 주장했던 당권ㆍ대권 분리를 수용해도 대세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총재측은 ‘그것을 들어줬더라고 다른 이유를 들어 떠났을 것’이라고 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민주화에 이 총재가 순응해가고 정당 쇄신의 국민적 바람을 좇는데 어떻게 탈당하겠나. 반성해야 한다. 독점은 부패를 낳고, 사고의 경직성을 가져오며, 비상식적인 판단으로 몰아 넣는다.”


- 최근 여론조사로 볼 때 이 총재의 집권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지금은 민주당은 유리하고 한나라당은 불리한 상태에서 실시되는 여론조사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는 4월 27일 이후 ‘노무현 밀물’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그때부터 검증을 받는 시기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도 국민의 관심을 받는 경선이 시작된다면 노 후보에 버금가는 맞대응이 이뤄질 것이다.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나는 5월 9일 이후 본격적으로 양쪽을 검증하는 작업들이 벌어질 것이다. 이때 지자제 선거 결과도 겹쳐 새롭게 판도가 정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나라당에 불어 닥친 악재가 초기에 밀어 닥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의미는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 노 후보가 지역을 아우르는 정계 개편을 주장했는데.

“그것은 앞으로 더 진행될 국민참여 경선을 겨냥한 한 민주당의 경선 운동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라고 본다. 그 부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노 후보 바람은 YS, DJ 정권의 개혁이 왜곡 됐고 미흡하다고 보는 국민들의 마음에 근거한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기대를 갖지 못하는 부동층을 흡수한 것이다. 양당의 지지도나 이 총재의 지지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을 눈 여겨 봐야 한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냉소적이던 국민들이 국민 참여 경선을 보면서 정치에 희망을 걸려는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신당 참여 제의를 받은 것이 있나.

“그런 것 들어본 적도 없다. 신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 ”


“이회창 체제 틈새 공략하면 승산”


- 한나라당의 대선 경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총재 1인 독점 체제에는 허점이 많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김대중 정권이 부정부패가 심하고, 국기 문란케 하고, 실정을 저지르니까 야당인 한나라당을 대안으로 여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이 총재 체제의 틈새, 허점을 파고 들어가면 충분히 생존을 도모할 수 있다. 부동층의 희망에 부응하는 그런 모습을 한나라당 내에서 보여주면 굉장한 지지 공간을 넓혀갈 수 있다.

한나라당에는 이 총재 합의 추대 분위기나 또 경선을 경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경선을 하면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경선을 두려워하고 경선 부작용을 크게 생각하는 정당은 민주적 체질로 나가기 어렵다. 누가 됐던 나와서 이회창 총재의 독점 체제에 도전해야 한다. 또 충분히 지금 같은 여건에서는 그 도전이 가능하다.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 현재 상황에서 이 총재가 독주가 계속 될 것으로 보나.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생물이다. 이 총재도 저렇게 계속 똑같은 죽을 길만 찾겠나. 활로를 모색할 것이다. 다만 너무 잦게 실기하고 너무 비효율적으로 대응할 다름이다.

정치인은 적절한 기회를 포착해서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충족시키는 일이다. 잘못된 결정이라도 늦은 것보다는 빨리 내려야 한다. 빨리 내리면 또 고칠 수 있다. 패배할 때까지 안 내릴 경우 최악의 지휘관이다. 한나라당이 지금 곱씹어야 할 교훈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3/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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