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3권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인터뷰/ 차봉천 전공련위원장

“우여곡절 끝에 비록 법외노조이지 노조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앞으로 최우선 과제는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 받는 것입니다. 노동3권은 기본적인 인권의 일부로서 결코 양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닙니다. 또 공무원노조는 부정부패의 추방, 부조리한 행정 관행, 제도 등의 개선을 통한 공직사회 개혁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차봉천 전공련위원장은 경찰의 수배를 피해 피신하기 직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의 계획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다음은 차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정부의 불허방침 속에 노조설립을 강행했는데, 앞으로 정부와 교섭에 어려움은 없겠습니까? 정부는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를 공언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은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시도입니다. 일부 지도부의 사법처리로 90만명 공무원들의 노동권 회복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 한발 앞서 출범한 대한공노련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실 생각입니까? 양대조직의 통합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공무원노동조합 건설 과정에서 통합 논의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입니다. 현재도 공식적인 논의 창구를 통해 대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양대 조직을 합치면 30만명 공무원을 이끄는 거대노조가 됩니다. 기존의 양대노총과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 갈 계획입니까?

“먼저 ‘만국의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이야기 속에 모든 것이 설명되고 있습니다. 노동자로서 다른 노동자와의 연대는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현재의 공무원 노동자들의 정서상 당장 상급단체에 가입하거나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노조 규약에도 명시되었듯이 그것은 조합원들이 결정할 사항입니다.”


- 공무원의 노조 설립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공무원노조 설립이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공무원노조는 부정부패의 추방, 불합리한 행정 관행의 개선 등 공직사회의 개혁을 앞장서서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노동이 존중 받으면 자연스럽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국민 여론 운운하며 공무원노조의 출범을 방해하려는 일부 보수언론이나 정부 일각의 시도는 공무원노조의 출범을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일 뿐입니다. 공무원노조의 출범은 1980년대 이래 진행되어 온 사회 민주화의 한 축을 완성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영오 사회부 기자

입력시간 2002/03/28 15:55


정영오 사회부 young5@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