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북촌 한욱, 재력가들 사들이기 논란

일부 재력가들이 북촌마을 일대의 한옥을 사들여 투기 논란이 일고 있다.

한옥 밀집지역인 서울 종로구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의 ‘북촌 마을’이 관광명소로 떠오르자 한옥을 사들여 한 몫 챙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촌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고관 대작들과 사대부들이 모여서 거주해온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유복하고 입지적으로도 우위에 있는 지위를 누려왔다.

수 백년이 지나 인근 지역 대부분이 신식 건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곳에서만 한옥건물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자존심 때문이다. 사대부 대대로 전해 내려온 보수성이 작용한 셈이다.

이 같은 의지 때문일까. 최근 이곳에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1999년부터 관광지화 작업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곳이 한옥사랑시민모임(이하 한사모)이다. 이들은 한옥을 사들여 전시관이나 공방(工房) 등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외국인 손님을 받는 민박으로 개조, 외국인에게 우리 전통문화 알리기에 한창이다.

서울시는 아예 삼청동 일대를 ‘문화 예술인촌’으로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소규모 전망대와 공원을 만들고 전시센터도 개관해 문화 예술인이 집단 거주하는 명소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미 최근 한옥 7채를 매입해 북촌문화센터와 한옥전시관, 박물관, 전통공방 등을 꾸미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재력가들이 돈벌이에 군침을 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한옥을 매입한 후 임시로 전시관 용도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 본 목적은 따로 있다는 게 북촌 주민들의 설명이다.

물론 당사자들은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순수한 마음"이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라 관련 단체의 손길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석 르포라이터

입력시간 2002/03/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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