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봄봄봄] 선거와 증시… '미풍'에 그칠 듯

선거와 증시는 과연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로 달려가는 투자자들에겐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선이 우리 증시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그 동안 선거전에 주가가 상승하고 선거가 끝나면 주가가 하락한다는 속설에 맞춰 주식을 사고 파는 시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선거 전에는 정부(여당)의 장밋빛 공약과 정책, 선거자금 수요에 따른 통화증가 등 경제 환경의 변화조짐이 드러난다.

반면 선거 후에는 정부가 풀린 돈을 환수하는 통화정책으로 일관, 한때 부풀어 올랐던 경제를 가라 앉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증시규모가 작을 때는 주가가 이 같은 속설에 따라 선거의 영향을 받았지만, 경제규모가 커지고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도 눈 덩이처럼 늘어나면서 이 같은 속설도 뒤집히고 있다는 것이 여의도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증권거래소가 선거 하루 전날을 기준으로 1985년 이후 7차례에 걸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전후 1개월 사이 주가지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선거 전 1개월간 주가는 평균 0.5%정도 하락했다. 이에 비해 1개월 후 주가는 평균 8.6%나 상승했다.

이는 지금까지 ‘선거전 상승, 선거 후 하락’의 속설을 뒤집는 것이다. 신성호 한빛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선거가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경제의 기본 틀은 경제 주변여건에 따른 흐름에 좌우된다”며 “정치적인 이벤트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1,2일 정도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사실 불황기였던 85년 2월 총선, 92년 3월 총선에는 선거전후 3개월간 주가 움직임이 대체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경기 회복기였던 81년 2월 대선과 3월 총선에서는 선거전 약세가 이어지다가 선거 직후에는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다. 또 97년 12월18일 대선을 전후해 한달 전에는 15.4% 하락했으나 선거 한달 후에는 18.5%나 올랐다.

신 이사는 “선거라는 변수만으로 주가등락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증시는 선거전에 이미 선거 후 각종 우려 요인들이 반영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다가 선거 후에는 오히려 정국이 안정되면서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2/04/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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