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를 꾸짖는 엽기 김대통령 시리즈 네티즌 강타

“(방송인 배철수 목소리 모사) 우리나라 모 대통령이 미국의 모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목소리 모사) ‘에, 여보세요? 아, 죠지 부쉬?? 응. 나여 나. 응, 딴 게 아니라 말이여. 접때 자네가 우리한테 팔겄다고 한 에프 십오인가 하는 자전거 있잔 여 응. 응. 근 디. 그거 말 여. 그거 우리가 사면. 나중에 부품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프지 안컸느냐. 뭐 그런 의견이 있어 가지고 시방 전화하는 건디 말여, 응’ ”

최근 미국의 F-15판매와 관련한 상황을 신랄하게 풍자하여 네티즌들을 강타하고 있는 한 인터넷 사이트의 ‘엽기 김대중 대통령’ 시리즈가 청와대 마저 파안대소하게 만드는 등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엽기 김 대통령’시리즈는 인터넷 음악서비스 사이트 레츠뮤직(www.letsmusic.com)의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인 ‘배칠수의 음악텐트’에서 최근 500회를 돌파한 네티즌 사이에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최고 인기 코너.

이 프로그램의 3월 마지막 주 ‘엽기’시리즈에선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에 대한 1차 평가결과 발표에 앞서 김대중 대통령이 보잉사의 F-15K 구매를 요청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 전화를 거는 내용이 방송되면서 이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오마이뉴스 등 각종 포털 사이트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분40여 초 분량인 이 파일은 김 대통령이 사투리와 비속어 등으로 “곧 생산 공장이 폐쇄되는 구형 자전거를 억지로 팔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면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도 참고 넘어 갔는데 그렇게 무책임하게 자전거를 팔아서 되겠느냐”며 부시 대통령을 호되게 질책하고 있다.

이 파일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각 사이트 마다 게시판을 통해 “후련하다”, “속 시원하다”, “대한의 건아로서 10년간 쌓였던 체증이 풀리는 것 같다”는 등 동계올림픽에 이어 F-15K판매로 고조되고 있는 반미감정의 답답한 갈증을 덜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엽기시리즈’를 제작한 나눔기술 측은 “청와대 관계자들도 재미있다고 전화를 해올 정도로 유머감각을 살렸다”며 “공중파 방송에서는 다룰 수 없는 소재에 과감하게 접근하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유머라도 공론화의 필요성이 있다면 앞으로 계속 소재로 다루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학만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2/04/04 17:53


장학만 주간한국부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