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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의 육영재단, 무슨 일 있길래?

박서영의 육영재단, 무슨 일 있길래?

박 전대통령 차녀 박이사장 퇴진 등 , 법정으로 번진 운영파문

고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씨가 어린이를 위해 만든 육영재단이 재단 이사장 퇴진과 재정난 등으로 설립 3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990년부터 박근혜 의원의 뒤를 이어 육영재단을 이끌어온 박 전대통령의 둘째 딸인 박서영(48ㆍ1996년 박근영에서 개명) 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3일 관할 관청인 성동교육청으로부터 비정상적인 재단 운영에 대한 책임으로 이사 승인 취소 처분을 받고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그간 사재를 털어가며 재정난에 허덕이던 육영재단을 사실상 이끌었던 박 전이사장이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재단이 고사 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특히 박 전이사장을 비롯한 재단측인 이번 성동교육청의 조치가 ‘법 절차와 국내 공인 재단의 관행을 무시한 관할 관청의 횡포’라고 주장하며 법적 맞대응에 나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성동교육청, 비리감사 실시

육영재단과 성동교육청이 날카롭게 대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성동교육청이 재단 비리를 고발한 민원에 따라 일제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부터다.

성동교육청은 당시 서울시 본청 직원과 회계사 등 대거 인원을 동원, 7월 23일부터 무려 22일간이라는 장기간 동안 정밀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성동교육청은 이 감사를 통해 △유치원 회계에서 재단 회계로 7억2,900억원 상당을 부당 대여하고 △2000년 여비 교통비를 이사회 승인 없이 지출했으며 △호봉제로 해야 할 교원 보수를 연봉제로 했고 △주무 관청 승인 없이 예식장 등 기본재산의 수익사업을 했다는 등 6개 위반 항목을 적발했다.

성동교육청은 이 결과에 따라 지난해 12월 3일 전격적으로 박서영 이사장 등 두명의 재단 이사의 승인을 취소했다. 이와 함께 박 전 이사장과 육영재단을 횡령과 공익법인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육영재단은 이런 성동교육청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10일 서울행정법원에 성동교육청의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며, 다음날 서울시교육청 행정심판 위원회에 행정 심판을 제기했다.

앞서 그 해 10월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청원심사 소위(위원장 이규택)에 성동교육청에 부당성을 알리는 국회청원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12월 29일 육영재단이 신청한 행정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1심에서 이경식 이사만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이고, 박 전이사장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정작 관심사였던 박 전이사장의 이사장 재취임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자 육영재단은 곧바로 박 전이사장에 대한 항고를 실시, 현재 계류 중에 있다.

이런 첨예한 대립 상태에서 성동교육청이 검찰에 고발한 결과가 다소 애매하게 나오면서 양측은 더욱 날카롭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은 올해 1월 17일 성동교육청이 횡령과 공익법인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박 전이사장과 육영재단에게‘혐의 없다’며 불기소 처리했다.

그러면서 서울지검은 공익법인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을 일부 인정, 박 전이사장과 육영재단에 각 300만원 벌금의 구약식 처분을 내렸다. 구약식 처분이란 벌금형의 확정이 아니라 이의가 있을 경우 정식 재판을 청구하라는 임시 조치다.


육영재단 "횡령부문 무혐의" 강력 반발

이 결정에 대해 육영재단측은 “그간 이사장 승인 취소에 가장 큰 문제가 됐던 횡령 부분에 대한 검찰측의 무혐의 판정이 내려진 이상 당장 박 이사장의 이사장직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성동교육청측은 “검찰이 재단 설립ㆍ운영에 관한 부분은 구약식으로 벌금형이 내려져 불법 행위가 일부 인정됐을 뿐 아니라, 행정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1심에서 기각돼 계류 중인 상태인 만큼 박 전이사장의 재취임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육영재단 측은 이번 성동교육청의 일련의 조치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고위층’의 힘이 뒤에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단측은 △성동교육청이 유례가 없는 22일간의 장기 감사를 실시한 점 △1999년 실태조사에서도 문제가 안됐던 가정부 급여 문제를 들고 나온 점 △감사 직원들이 감사 도중 ‘조사를 끝내고 싶으면 J모씨와 합의 보라’고 말한 점 △박 전이사장의 승인 취소시 성동교육청이 환문 절차를 무시한 점 등을 내세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재단측의 한 관계자는 “성공교육청의 감사 담당자와 재단 임대업자와의 문답 내용이 이튿날 민원인과 특정관계인 제3자에게 누설돼 외부로 발설되는 일까지 벌어져 공증까지 해 놓았다”며 “예전 재단에 관여했다가 불미스런 일로 해임된 전 재단간부가 현직 교육계 고위층의 힘을 등에 업고 재단을 가로채기 위해 성동교육청에 압력을 가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단측 외부개입 주장에 교육청 "헛소문 일축"

이런 외부 개입설에 대해 성동교육청은 ‘터무니 없는 헛소문’이라고 일축한다.

성동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육영재단은 1996년부터 무려 45건의 민원이 발생했던 요주의 법인”이라며 “이번 실태 조사도 시민단체까지 가세한 민원이 제기돼 예전보다 기간이 다소 길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육영재단이 재정난과 운영상의 문제가 있어 조치를 취하려고 했으나 공익법인의 경우 관선 이사를 세우지도 못하는 등 이사진 승인을 취소하는 것 외에 별다른 처벌 조항이 없이 부득이 재단을 살리기 위해 이사장 승인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1969년 설립된 육영재단은 1974년 설립자인 육영수씨가 흉탄에 쓰러진 뒤에는 맏딸 박근혜 의원이 이끌어왔다. 그러다 박씨 형제자매간의 유산 분할이 정리되면서 1990년 12월부터 지금의 박서영씨가 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왔다.

육영재단은 그러나 1983년 이후 국고 보조가 전면 중단된 데다 수익사업이 어려운 공익재단이라는 한계, 재단내 파벌주의, 일부 간부들의 방만한 경영 등 안팎의 고충으로 줄곧 재정난에 허덕여 왔다.

IMF 시절인 1999년에는 재단이 9개월간 직원 월급을 체불하기도 했으나 박 전이사장이 주위 도움을 얻어 사재 15억원을 투입, 가까스로 해결 했다. 육영재단은 그후 구조조정을 단행해 200명이던 직원을 85명으로 줄였다. 현재도 70억원(성동교육청은 130억원이라고 주장) 정도의 부채를 안고 있다.

주변에선 이번 사건이 이사장 해임까지 간 데는 재단이 추진 중인 수익 사업과 관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육영재단은 재단 경영이 임계점에 이르자 수년 전부터 재단 부지에 청소년 수련관을 세울 것을 서울시에 요청, 최근 허가를 얻어 내는데 성공했다.

청소년 수련관이 설 부지 3,000평을 서울시에 팔고 60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아 이것으로 부채를 덜어내면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수련관은 건설에서 유지ㆍ보수까지 전액 국고 지원을 받기 때문에 위탁 운영권만 갖게 되면 그야말로 ‘땅집고 헤엄치기’식으로 안정된 재단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재단측은 보고 있다. 육영재단은 현재 서울시로부터 30년간 위탁 운영권을 받아 놓은 상태다.


재단 안팎의 세력싸움 관측

이처럼 최근 육영재단을 중심으로 소위 ‘돈 되는 사업’이 벌어지면서 이를 노린 재단 안팎의 세력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육영재단을 둘러싼 소문 때문에 최근 성동교육청은 청와대 사정팀으로부터 실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육영재단과 성동교육청이 설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다, 재단 이권을 둘러싸고 민원인들까지 추이를 주시하고 있어 육영재단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4/0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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