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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미의 홀인원] 박세리와 소렌스탐의 차이

[박나미의 홀인원] 박세리와 소렌스탐의 차이

박세리(25ㆍ삼성전자)가 4월8일 미 LPGA투어 오피스디포 챔피언십에서 고대하던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그것도 바로 일 주일전 메이저 타이틀이 걸렸던 나비스코 대회에서 자신의 최연소 그랜드 슬램 달성에 제동을 걸었던 애니카 소렌스탐(32ㆍ스웨덴)을 한 타차로 제치고…

사실 박세리는 지난 주 나비스코 대회를 겨냥해 무려 6개월간 절치부심해 왔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남녀 통틀어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의 영광을 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회 우승컵은 자신감을 보였던 박세리를 외면한 채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있었던 소렌스탐(스웨덴)에게 돌아갔다. 소렌스탐은 나비스코대회를 석권함으로써 시즌 초에 3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박세리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소렌스탐의 시즌 4승과 ‘나홀로 독주’를 막긴 했지만 그래도 나비스코 대회를 놓친 것은 무척 가슴 아팠을 것이다.

소렌스탐과 박세리는 현재 미국 LPGA투어 톱 랭커들이다. 두 선수는 스윙 기술적인 면이나 경기 운영 능력에서 세계 최정상 골퍼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박세리는 특히 대담성이나 정신력 면에서는 누구보다 강인하다.

하지만 박세리는 소렌스탐과의 대결에서는 분루를 삼키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프로들이 보기에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소렌스탐의 샷이 정확하고, 퍼트도 박세리보다 조금 낫다고 하더라도 박세리는 비거리가 소렌스탐보다 길고, 연습 양도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렌스탐이 7번 아이언을 잡으면, 박세리는 8번을 잡는다. 박세리가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또한 체력도 뒷받침 되는데 유독 소렌스탐과 맞붙으면 당황하는 기색이 있다.

두 선수의 프로 데뷔 이전 시절을 살펴보면 다소 이해가 된다. 둘은 어린 시절 너무나 다른 상황에서 골프를 했다. 소렌스탐은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에서 애리조나 주립대를 졸업한 뒤 늦깎이라고 할 수 있는 26세에 프로에 뛰어들었다.

소렌스탐은 대학시절 대회가 있을 때면 낮에는 골프를 치고, 밤에는 밤을 세워가며 학교 숙제에 매달렸다. 그리고 대학 기숙사에서 친구들과의 함께 우정을 나누며 평범한 대학 생활을 보냈다. 4년 동안 그는 학교라는 단체에 섞인 한 평범한 학생으로서, 그리고 또한 미래 프로 골퍼로서의 두 삶을 살았다.

프로 골퍼가 단체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골프가 본래 자신을 철저히 다듬고 관리 해야 하는 개인 운동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같이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참 힘들다.

박세리는 프로 입문에서 소렌스탐보다 선배다. 박세리는 20세에 프로에 입문했다. 소렌스탐이 한창 친구들과 놀고, 학교의 숙제까지 해가면서 대회에 참가할 때 박세리는 이미 프로 대회를 뛰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내 생각엔 소렌스탐이 박세리에 앞서는 점은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이다. 학교 생활과 골프 선수 양쪽을 병행한다는 것은 대단한 집중력과 적응력을 필요로 한다.

소렌스탐은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화 능력이나 적응력을 익힌 것이다. 대신 박세리는 정신 훈련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혹독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다.

국내 주니어 골퍼 학부모들은 일반적으로 대학교를 안 보내고 고등학교 때 자녀를 프로에 입문 시킨다. 골프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남과 어울리는 방법, 그리고 그 나이에 맞는 정서와 생활을 체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연습시간을 빼앗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력을 오래 유지하는 선수가 되려면 그 나이에 겪어야 할 것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주니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골프도 중요하지만 정말 골프 선수를 하고 싶다면 길게 멀리 보고 학교생활과 문화생활, 친구들과의 만남 등 을 영위 하면서 골프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기 바란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여유가 없어 골프를 칠 때도 메마른 골프를 치게 된다. ‘잘치는 박세리도 이렇게 했는데…’ 라는 옛 이야기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나름대로 자신한테 맞는 연습 방법을 찾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나미 프로골퍼·KLPGA정회원 올림픽 콜로세움 전속 전 국가대표 nami8621@hanmail.net

입력시간 2002/04/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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