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스위스 문화기행

■스위스 문화기행(조두환 지음/ 자연사랑 펴냄)

스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경관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있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작지만 강한 나라, 즉 강소국(强小國)의 지혜를 배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연 자원을 잘 꾸며서, 금융업이 강해서, 정밀 공업에 능해서라는 식의 설명으론 스위스 번영의 비결을 충분히 잡아냈다고 보기 힘들어서다.

‘스위스 문화기행’은 이러한 스위스에 대한 갈증을 상당 부분 풀어줄 수 있는 책이다. 기행이란 말이 어색할 정도로 인상학적 측면을 넘어 스위스의 총체적인 모습과 내부의 실상들을 미려한 문체로 담담하고 꼼꼼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건국대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조두환 교수다. 그는 스위스 바젤 대학과 프리부르 대학에서 공부하고,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지내 이들 독어권 국가에 정통하다. 여행 전문가도, 역사학자도 아닌 그가 스위스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 정보에 심도 있는 분석까지 곁들일 수 있었던 비결도 그의 이러한 연구편력과 무관하지 않다.

‘거인의 어깨에 매달린 난쟁이’란 표현에서 저자의 독특한 시각을 읽을 수 있다. 그는 “거인(독일 등 강대국과 알프스라는 고봉준령)의 잔등에 있는 난쟁이는 거인 자신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확신이 스위스인의 가슴에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가장 스위스다운 자생력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한 스위스 기행을 통해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고 있다. 단순히 스위스 고유 풍물을 소개했다기 보다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염두에 두고 비교ㆍ분석한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저자 역시 “빈궁한 지하자원 속에서 잘 교육된 사람들, 민족이 헤쳐 나온 험한 역사와 건친 숨소리도 우리와 비슷하다”며 “이런 스위스를 진정 우리의 것으로 체험하고 응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갈 길과 미래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2/04/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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