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고향 매운탕

경기도 광주군 분원마을은 조선시대 도예촌이 형성되었던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붕어가 많이 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6년 팔당댐 공사가 시작되면서 한두 집씩 생겨나기 시작한 붕어찜 식당이 지금은 40여 곳에 이르러 명실공히 붕어 찜과 매운탕을 주로 하는 먹거리 촌을 이루게 되었다.

현재 팔당에서 나는 붕어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명성만큼은 예전과 다를 바가 없다.신록이 물 드는 매년 5월이면 이곳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붕어 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올해는 5월 3일부터 12일까지. 그야말로 붕어요리의 중심지가 된 셈이다.

고향매운탕 집은 분원리의 수많은 매운탕 집들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기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제 일가를 이룬 매콤 담백한 양념 맛이 이 집의 붕어찜 맛의 비결이다.

이 집에서 손님식사에 올리는 붕어는 팔당과 함께 충북 청원 대청댐에서 잡아 올린 붕어들이다. 수질이 좋은 곳에 잡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향매운탕의 붕어찜은 갓 잡은 신선한 참붕어에 수제비, 우거지, 민물새우 등을 넣고 집에서 담은 고추장으로 맛을 낸다. 그 맛이 담백하면서도 매콤해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고 먹기 좋다. 수제비를 넣어 구수한 것이 나이든 어른들의 입맛에 특히 좋다.

매콤한 국물이 무와 우거지에 잘 배어들었고, 그 맛이 다시 육질이 부드러운 붕어에도 잘 스며들었다. 붕어조림을 다 먹은 후에는 다양한 반찬과 함께 사람 수에 맞게 돌솥밥을 지어온다. 또 싱싱한 민물고기에 수제비, 새우 등을 넣고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매운탕도 붕어찜과 함께 잘 나가는 메뉴 중 하나다.

오랜 세월 한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입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주말이면 늘 자리를 기다리는 손님이 줄을 선다. 지난해 9월에는 본점 옆에다 별관을 지을 정도로 성업을 이루는 편.

손님들이 식사하는 자리는 대부분이 팔당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을 갖추고 있다. 본점은 2층 건물에 독립된 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다.

특히 4∼6인이 들어갈 수 있는 온돌바닥의 방갈로는 식사 후 낮잠을 청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족단위 손님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최근 개관한 별관에서는 단체 손님을 주로 받는 편이다.

단체 손님들에게는 서울 전지역으로 차량을 보내주기도 해 단체 회식, 모임 장소로 이용하기에 좋다.

고향매운탕 맞은 편 팔당호 주변은 가족과 함께 식사 후 산책하기에 좋다. 주차장 옆으로 넓은 면적의 운동장과 운동기구, 도예전시장이 마련되어 있어 제법 규모가 있는 단체행사 장소로도 잘 어울린다.

특히 도예전시장은 이곳 상인들이 분원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먹거리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조선시대 성행했던 분원 도예촌의 명성을 재현한다는 의미에서 분원리에서 발굴된 백자, 생활자기 등을 전시해 두고 있다.

또 호수 주변으로 4월 중순이면 벚꽃길이 조성돼 가족 또는 연인들의 드라이브코스로 인기다.

* 메뉴: 붕어찜 1만5,000원, 매운탕 1만5,000원, 장어구이 2만원, 돌솥밥 1,000원/☎031-767-9693

* 찾아가는 길: 경기도 광주 퇴촌 마을 입구에서 좌회전, 분원마을로 들어가면 강가에 있다. 분원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강가 끝 집이 고향매운탕이다.

전기환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4/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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