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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세상] 하리수와 캔

피디 맞아?

라디오에서만 듣던 좋은 연사를 직접 만나면 당장 사인이라도 받을 것처럼 너무 좋아하니까 함께 일하는 작가들이 가끔 날 놀린다.

특히 착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하고 열심히 사는 게 드러나는 라디오스타를 만나면 너무 고맙고 반갑다. 어딘가 인간미가 없고 깍쟁이같이 느껴지는 드라이한 연사는 아무리 방송을 잘해도 나는 별로 캐스팅하고 싶지 않다.

특히 요즘 청취자는 매끄럽게 방송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실수를 많이 해도 솔직하고 다정한 진행자를 더 좋아한다. 라디오도 어쩔 수 없이 텔레비전에서 뜬 스타를 MC나 연사로 섭외하는 추세지만, 같은 사람이라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 예가 하리수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신영일 하리수의 행복남녀’를 진행하며 텔레비전에서의 화려하게 포장된 모습과 달리 라디오에서는 진솔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운전기사 아버지의 고달픈 생활을 보낸 청취자의 편지를 읽으면서는 같은 처지였던 자신의 힘들었던 유년시절 이야길 해주었고,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도 특이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가슴 절절한 조언을 해주곤 했다.

과연 그런 솔직하고 찡한 이야기가 텔레비전이라면 가능했을까? 시큰둥한 표정으로 라디오를 시작한 그녀가 마지막 방송에선 눈물을 간신히 참았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게 바로 '라디오의 힘'이라고 말해주었다.

전문MC 임백천씨도 텔레비전에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만을 추구할 것 같아 별로 인간적으로 다가설 여지가 없어보이지만 라디오에선 많이 다르다. 푼수끼도 보이고 다른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이웃집 아저씨, 오빠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반대로 텔레비전에서의 인기 때문에 힘들게 섭외해서 라디오를 맡겨보면 영, 아닌 경우도 꽤 있다. K, Y씨 등이 대표적인데 어찌나 황제병이 심했는지 함께 일하는 스탭 뿐 아니라 청취자들도 등을 돌렸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스탭 등 주변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은 라디오 방송도 잘 못한다.

라디오의 힘은 일차적으론 ‘패밀리’의 유대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함께 하는 라디오의 제작 특성상, 6개월 단위로 묶여지는 팀은 그야말로 가족처럼 끈끈해지는데 그 편안함과 팀워크이 진솔한 방송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서로 불편한 상황에서 좋은 방송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하나 라디오의 힘과 매력은 청취자와 쌓여지는 개인적인 친밀감이다. 방송을 아는 사람, 방송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텔레비전처럼 폭발적 반응이 없어도 라디오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거의 하지않는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진행자의 품성은 그대로 드러날만큼 라디오는 정직한 매체다. 언젠가 장기기증캠페인 특집을 하면서 기증서약을 한 유명인을 섭외한 적이 있다.

그런 좋은 일을 한 사람이니 얼마나 따뜻할까 싶었지만 막상 방송을 해보니 매우 차가운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방송을 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여러 출연자중 유독 그 사람을 지칭하며 정치쪽과 관련이 있어서 장기기증 서약을 한 것 같다며 그 사람만 안 나왔으면 그 특집이 훨씬 훈훈했을 거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 사람은 불과 10분 정도만 인터뷰했을 뿐인데 말이다. 프로듀서뿐 아니라 청취자들은 <좋은 사람>을 라디오에서 만나고 싶어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라디오 진행자와 연사는 다른 사람의 아픔과 삶에 풍덩 빠져들어 같이 웃어주고 울어줄 수 있는 열린 사람,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긍정적인 사람, 밝고 활기찬 사람이다.

진행자인 황인용 김미화 이숙영 유혜선 이금희 황정민 신영일씨, 패널인 민경욱 앵커와 정재승 박사, 유인경 기자, 도서평론가 이권우씨, 개그맨 김영철 박수홍씨, 가수 강타 김동률 캔의 이종원 배기성씨 등은 라디오에 아주 잘 어울리는 특별한 매력을 갖고 있는 라디오 스타다.

그 중에서도 캔은 소위 가장 잘 나갈 때도 성실함과 겸손함을 잃지않아 많은 라디오 프로듀서들의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도 그 모습이 변하지 않으리라 믿는다.내가 라디오는 절대 사라지지 않으리라 확신하는 이유도 그런 좋은 사람들이 정직하게 인정받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조휴정 KBS 라디오 ‘안녕하세요, 황인용 김미화입니다’ PD

입력시간 2002/04/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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