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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보·혁을 아느냐] 정치권 달구는 보·혁 논쟁

이땅에 진정한 좌파는 있는가?

이번 정치권의 색깔 논쟁은 여당당내 겅선에서 불거져 여야 정치권의 공방전으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기존의 이념 논쟁과 구별된다.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는 경선 라이벌인 노무현 후보를 가리켜 '급진 좌파적 성향의 정치인'이라며 첫 이념 공방의 날을 세웟다.

이 후보는 그간 노 후보이 재벌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특정신문 폐간 등 급진적인 정책 발언을 문제 삼으며 노 후보의 사상 검증을 들고 나왔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장인의 좌익 활동 전력까지 들춰내며 색깔론을 거론했다.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보혁 이념논쟁

이런 색깔 논쟁은 수세에 몰린 한나라당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는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노후보와 현 정부를 가리켜 "급진 세력이 좌파 정권을 연장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본격적으로 보혁 논쟁을 공론화 했다.

여기에 당내 경선에 나선 최별렬 후보까지 JP YS 민국당 등 보수세력을 겨냥해 이념을 통한 보수 대통합을 들고 나오면서 보혁, 색깔 논쟁은 사회적 이슈가 되기에 이르렀다.

학계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서는 사회·경제적인 구조 개혁을 주장하는 좌파세력은 일부 있지만, 노동자 혁명투쟁을 통한 사회 전복을 추종하는 매파 성향의 급진 좌파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 제도권 정치권내에서 진정한 좌파라고 말할 수 있는 세력이나 인물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 한결같은 의견이다.

남북 분단이라는 한결 같은 의견이다. 남북 분단이라느 한반도 긴장 상태 자체가 급진 좌파적 사상을 가진 정치인들이 살아 남기 힘든 토양이라는 분석이다.

'레드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국민 성향 때문에 그간 정치권에서 좌파 이념 성향을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정치인으로서 자살 행위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가 유럽식 좌우 이념 정당이 아닌 고질적인 지역 연고주의에 빠져 반 세기 가까이 허우적대고 있는 것도, 이런 건전한 이념 논쟁을 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사상·이념적 토대는 중도 또는 중도 보수쪽에 세워 놓고, 개별 정책을 통한 방법론적인 차별화만을 시도했다. 몸은 중간에 세워 놓고 발만 한 발짝씩 좌우로 옮겼다 돌아오는 일종의 변칙이었다. 정치계에서 '개혁파냐 아니냐'는 문제는 이념적인 기존이 아니라, 개혁적인 정책을 얼마나 채택하고 있느냐에 따라 가려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진정한 좌파 정치인이 있을 수가 없었다. 여당은 물론이고 6·25 전쟁 이후 제도권 야당들도 모두 진정한 좌파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좌우 색깔 논쟁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현 행 정당 중에는 '노동자와 민중의 평등 사회 실현'을 당 정강으로 삼고 있는 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 정도가 온건 좌파로 분류될 수 있다.


색깔 공방은 대선 의식한 소모적 정쟁

서강대 정치학과 손호철 교수는 "DJ는 1971년 대선부터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때까지 30년 가까이 색깔론 때문에 고통을 겪어 왔지만 DJ나 YS는 학문적 카테고리에서 보면 보수"라며 "현행 정치권의 좌우 색깔 공방은 보질을 왜곡해 서회 혼란만 일으키는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국내 정당들은 사상적 정체성의 차별화를 구분하기 힘들 만큼 이념적 거리가 너무 가깝다"며 "정치인들이 스슷로 말하는 '보수 대 개혁'이라는 구분보다는 오히려 '수구 대 보수'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현행 이회창 후보를 비롯한 한나라당 측과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색깔 공방은 다분히 대선을 의식한 정략적 성격이 크다.

그간 한나라당 이 후보는 영남지역의 반 DJ 정서를 등에 업은 지역주의 덕에 줄곧 지지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영남 출신인 노무현 후보의 돌풍이 일면서 공고했던 1위 자리를 노 후보에게 내줬다. 더 이상 지역 연고주의로는 영남 출신인 노 후보를 잡기 버겁다는 판단을 내린 이회창 후보가 그 대안으로 보혁 대결 구도를 들고 나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회장 후보가 노린 보혁 대결의 구도의 핵심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도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다.

노풍 주위에 모여드는 개혁 세력의 결집력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보수층을 끌어 안아 지지율을 재역전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급진 좌파적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안정을 희구하는 보수 세력을 끌어안을 계획이다.

DJ 정권 이후 구조조정 등 각종 개혁을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개혁 피로증도 보수층 결집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 확립 계기 돼야

현재 정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보혁, 색깔 논쟁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진다. 그간 '극우 아니면 빨갱이'로 몰릴까 금기시 했던 이념 논쟁을 떳떳이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확실히 규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세계화를 향하는 21세기를 맞아 그간 덮어 두었던 묵은 이념 논쟁을 확실히 정리하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혹세무민을 통해 정치적이득을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구태의연 한 정치놀음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위기를 모면할 미봉책으로 근거 없는 색깔론을 들고 나온 뒤 나중에 흐지부지 없었던 것처럼 덮고 넘어가는 과거의 악습이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반 세기 동안 우리 사회는 '안정속의 경제 성장'이라는 한 지향점을 향해 달려왔다. 그 속에서 민주, 평등, 인권, 자유 같은 절대 가치들은 종종 뒷전으로 밀리곤 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들 사이에서 이런 인간의 절대 가치를 찾고자 하는 진보적인 의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이런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담아 내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성숙해진 국민들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정치구도가 새롭게 짜여져야 할 것이다.

그에 앞서 이념, 사상, 정책적으로 자유롭고 차별화 된 다양한 정당 구조가 선결돼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4/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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