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DJ 정부 2인자 박지원 "집권후반기 책임지겠다"

DJ 정부 2인자 박지원 "집권후반기 책임지겠다"

청와대 비서실장 기용, 친정체제 강화 포석

왜 박지원인가?

김대중 대통령은 4월 15일 박지원 대통령 정책특보를 청와대 비서실장에 기용했다. 박 신임 실장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모를 까닭이 없는 김 대통령이 특보 기용 3개월만에 그를 실장으로 승진시킨 것이다.

따라서 박 실장 기용은 김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거울인 셈이다. 진념 경제부총리의 경기도지사 출마에 따른 전윤철 비서실장의 과천행(경제부총리) 등 보각(補閣)의 성격도 있지만 박 실장의 독특한 위상을 감안할 때 집권 후반기를 맞아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중이 적극 반영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서실장을 실세화함으로써 청와대의 국정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집권후반기 권력 누수를 막자는 의도로 분석된다.


역시 '믿을 맨'은 박지원뿐

어쨌든 박 실장은 이번 인사로 김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명실상부한 `DJ 정부의 2인자'임이 입증됐다. 박 실장은 야당 시절부터 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박 실장은 DJ 정부의 첫번째 청와대 공보수석으로 시작해 문화부장관->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 정책특보 등을 거치며 김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고 있는 최측근 역할을 했다.

그는 청와대 수석 재직시 `왕특보' `부통령' `소통령' 등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 바람에 각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도 이인제 민주당 대선 후보측이 노무현 후보 돌풍도 박 실장의 작품이라고 공세를 펼 정도로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그는 소위 ‘김심(金心)’과 관련해 늘 주목을 받아왔다.

야당의 반응은 예상대로 싸늘하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상 최악의 인사"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논평에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야당과 언론 탄압의 장본인으로 지목되는 박씨의 비서실장 등용은 국민과 야당과 언론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김 대통령은 왜 이런 부담을 감내하려는 것일까.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정치권에선 임기 말이라는 정치적 상황과 김 실장의 개인적 능력, 김 대통령의 신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홍일 홍업 홍걸씨 등 김 대통령의 세 아들들까지 비루 연루의혹을 받고 있어 레임덕 현상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수 있는데 비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치러야 할 국가적 대사가 산적했다는 점에서 김 대통령은 믿을 만한 해결사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정권교체와 퇴임 후 관리라는 특명도 누군가 맡아야 할 상황이다. 말하자면 박 실장 기용은 욕을 먹더라도 일할 사람을 쓰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동계동계의 분열과 제살길 찾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평생 측근인 권노갑 전 민주당 전 최고위원과 한화갑 고문 등 ‘양갑(兩甲)씨’ 가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김 대통령 입장에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박 실장의 존재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정치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만큼 정치 보다는 경제와 월드컵 등 국가적인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매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박 실장은 향후 김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을 빈틈없이 챙기면서 국민의 정부가 이룩해놓은 성과들을 점검 보완하는데 역점을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박 실장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애초부터 전 실장을 경제부총리에 기용하고 비서실장에는 박 실장 기용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발표시기를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모종의 정치적 역할 가능성 커

박 실장은 맡은 자리마다 그 자리 이상의 것을 해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실제 그는 문화부 장관 시절엔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밀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박 실장이 앞으로 DJ의 남은 임기와 임기 후를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박 실장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벌어질 이합집산 등 정계 개편에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kckim@hk.co.kr

입력시간 2002/04/17 14:10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5월 제2829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이탈리아 피렌체 이탈리아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