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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나라당 경선에 나선 최병렬 의원

[인터뷰] 한나라당 경선에 나선 최병렬 의원

"昌 대세론은 허상, 최풍 지켜보라"

‘원조 보수’를 주창하면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최병렬 후보는 “대선의 핵심인 PK 등 영남 표심이 급격히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이회창으론 안되겠다는 위기감에서 출마를 결심했다”며 “이 전 총재와 진검 승부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당내에 이회창 대세론이라는 허상이 아직 깔려 있지만 (자신이) 한번 분위기를 타면 노풍과 같은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특히 영남에서의 득표력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최 후보는 “불과 얼마 전까지 이회창 전총재를 보필하다 경선에 출마하게 된 현재의 상황 자체가 고통스럽다”며 “지금이라도 이 전총재가 대선에서 여당에 승리할 수 있다면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다음은 최 후보와의 일문일답.


이회창 후보와 진검승부 펼치겠다


- 그간 이회창 후보를 적극 지원해오다 갑자기 대선 경선에 출마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진실로 이회창 전 총재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나는 한국 정치를 바꾸는 일을 하려 했다. 그런데 최근 몇 주 사이에 상황이 돌변했다. 이 전총재와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무려 더블 스코어 차이가 난다.

여론조사는 현대판 점쟁이다. 이것은 이회창 전 총재로는 노 후보를 못 이긴다는 얘기다. 그러면 우리 당은 공중 분해 된다. 구당적 의지에서 나온 결정이다. 이 전 총재를 만나기(4월 1일) 2, 3일 전에 출마 결단을 내렸다. 무엇보다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PK를 중심으로 영남 지역이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이 건 아니다.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생각하고 용단을 내렸다.”


- 이회창 후보와 당내 기반의 차이가 현격해 주변에서 경선 주목을 끌기 위한 ‘구색 맞추기 출마’가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이 전총재와는 당내 기반에서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내가 이 나이에 경선 들러리나 설 사람으로 보이나. 나는 그렇게 세상을 산 사람이 아니다.”


- 그럼 이회창 후보와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뜻인가.

“이 전총재와 진검 승부를 할 것이다. 다만 당내 경선이라는 특성 때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은 자제하겠다. 가능한 한 아름다운 경선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제대로 될 지 모르겠다. 후보간 이전 투구는 본선 경쟁력을 깎아 먹는 것은 행위다. 그렇다고 이 전 총재를 봐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


- 경선 출마 후 ‘이회창 필패론’을 주장하고 나왔는데.

“나는 ‘이회창 필패론’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 언론이 그렇게 썼다. ‘나는 이회창 총재로는 노무현을 이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가 그것을 말해 준다. 영남이 무너지는 것은 심각한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언제나 영남이 핵심이었다. 저쪽(여당)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결집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아무 대책이 없다. (이 후보의 강세 지역으로 예상되는) 충청도에서는 선거가 한 쪽으로 완전히 엎어지는 차이가 안 난다. 그런데 영남에서 노 후보가 40~50%를 차지한다면 호남은 거의 다 먹을 테니까, 선거는 해보나 마나 여당이 이긴다.”


영남몰락, 바라만 볼수 없는 일


- 그럼 이번 선거도 지역주의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말인가.

“슬픈 얘기지만 한국 선거에서 지역 연고주의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 한다는 것은 누구다 아닌 사실이다. 영남이 이처럼 무너지는 것은 노 후보가 그 쪽(영남)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즘 영남 사람들에게 왜 노무현을 지지하느냐고 물으면 “노무현은 경상도 사람 아니냐.

경상도 대통령이 나오는 거지, 전라도 대통령 나오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간 DJ가 미워 한나라당의 이 총재를 밀었는데 이제 우리 동네사람이 나오는데 굳이 이회창을 찾을 게 뭐 있나”라고 말한다. 이것은 치명적인 것이다. 영남이 무너지면 선거는 끝난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앉아서 죽을 순 없지 않나.”


- 이회창 후보에 비해 지지도나 인지도가 낮은데 실제 어느 정도까지 선전할 수 있다고 보나.

“노무현 후보도 처음에는 별볼일 없었다. 한번 (대세가) 엎어지기만 하면 인지도나 지지도는 함께 로켓을 탄 것처럼 동반 상승한다. 지금은 당 내부에 이회창 대세론이 석고처럼 굳어져 있지만, 그것은 허상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이 되기가 어려운 데, 그것을 믿고 있으니 허상일 수 밖에 없다. 쉽진 않겠지만 이회창 대세론도 어느 단추 하나만 풀리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첫 단추를 여는 게 관건이다.”


- 이회창 후보로는 이제 안 된다는 이야긴가.

“이 전총재의 약점을 보고 출마한 것은 아니다. 이 전총재로는 정권 교체가 안될 것 같으니까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얼마 전 이 전총재의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지금 우리가 단결해 이회창 총재를 밀어준다면 대통령으로 당선 시킬 것을 확신하느냐?

그것으로 나를 설득 시킨다면 당장이라도 후보를 사퇴하겠다’라고 말했다. 영남 사람들은 DJ를 싫어한다. 내가 되면 영남 표를 되찾을 수 있다. 불안해 하고 있는 보수 세력들도 내 주위로 결집할 것이다.”


- 최근 JP, 박근혜 의원, 전직 대통령 등을 잇달아 만나고 있는데 보수 대통합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하기 위한 것인가.

“JP를 만난 것에 정치적 의미는 없다. 내가 주장한 보수 대연대는 JP나 박근혜 의원 같은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 한 게 아니다. 큰 틀의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를 말하는데, 거기에는 JP나 YS 박근혜 허주(김윤환) 등도 포함돼 있다.”


- JP나 박근혜 의원에게 모종의 프로포즈를 했는데 반응이 없었던 게 아닌가.

“프로포즈할 게 있어야 하지. 박근혜 의원은 신당 창당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당, 보수ㆍ이념에 따라 나뉘어야


- 노무현 후보쪽은 정계 개편 의지를 피력했다. 최 후보도 보수 중심의 정계 개편을 추진할 것인가.

“국내 정당은 3김을 중심으로 크는 바람에 지역성 중심 정당이 됐다. 그래서 스펙트럼이 넓은 국민정당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실정에 안 맞는다. 정치 철새들이 이념과 관계 없이 이당 저당을 오가는 것도 이런 연유다.

한국 정당도 보수와 진보의 이념에 따라 나눠져야 한다. 노 후보가 그것을 주장했는데 옳다고 생각한다. JP도 이 점에 동의했다. 정당은 이념에 따라 진보와 보수로 재편 돼야 한다.”


- 내각제나 대통령 중임제로의 개헌을 주장했는데.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 해마다 선거해야 하니 대통령 임기를 뜯어 고쳐 선거를 같이 돌아가게 하자는 취지였다. 그럴려면 대통령이 자기 임기 1년을 포기해야 한다. 나는 1년을 포기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내각제나 중임제를 하자고 한 것이다.”


- 최 후보는 5ㆍ6공 시절과 문민정부에서 청와대정무수석, 장관, 서울시장 직을 거치는 등 권력 교체기마다 줄타기를 했다는 지적이 있다.

“줄타기를 한 일은 없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당 이름과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이다. 나는 그간의 경력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일 했을 뿐이고, 좋은 평가도 받았다. 노 대통령의 6공 때를 제외하곤 권력과 유대를 맺어 관직에 오른 적은 없었다.”


- 노무현 돌풍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나.

“국민들은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노출돼 있던 이회창, 이인제에게 식상한 상태에 있던 국민들이 노무현을 보고 마음이 돌아간 것 같다. 음모론이 있는지 없는 지는 모르지만 노풍의 실체는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후보가 된다면 노 후보 잡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 노무현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 혹독한 검증을 겪고 있다. 최 후보 역시 대통령 후보로서 검증을 받은 적이 없지 않은가.

“난 세상을 그렇게 요란하게 살지 않았다. 또 서울시장에 출마해 한 번 검증 받은 전력이 있다.”


-여야 대선 후보를 통틀어 가장 재산이 가장 많은데 부담 되지 않나.

“재산이 문제가 되는 것은 역곡에 있는 부지 때문이다. 1974년 조선일보에다닐 때 역곡에 사우촌을 분양 했는데 그때 200.4평 한 필지를 평당 1만8,000원에 샀다. 그런데 주변이 개발돼 10차선 도로가 생기면서 이 땅이 알짜배기가 됐다.

상업지구로 지목도 변경되면서 공시지가가 800~900만원으로 올랐다. 이게 재산의 거의 전부다. 솔직히 횡재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 쓸려고 이땅을 팔려고 내놓았는 데 살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 강성 이미지가 있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나.

“사람이 강할 때는 강해야지. 일할 때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평소에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


- 끝으로 출마의 변으로 한마디 한다면.

“당내적으로 이야기 하면, 이회창 전총재를 모시다가 내 자신이 나서게 된 상황 자체가 고통스럽다. 당과 나라를 위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나섰기 때문에 개인적인 고통은 스스로 극복해 가겠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정권 교체에 헌신하겠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4/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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