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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 진짜 같은 가짜


흔히 사이버 공간을 ‘진짜 같은 가짜 세상’이라고 말한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분명 현실 세계에서 가능한 모든 일들을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서로 안부를 묻고 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다. 상거래는 물론 주식이나 은행 업무도 가능하다. 심지어 소식이 끊긴, 헤어진 옛 친구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이 제 아무리 진짜처럼 행동을 해도 인터넷과 정보기술이 만들어 낸 허구일 따름이다.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은 한 마디로 허구의 세계인 사이버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홀로그램부터 시작해 애니메이션, 입체영상, 입체음향, 모션싱크까지 다양한 기술이 결합돼 현실감을 느끼게 해 준다.

90년대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난 가상 현실이 생활 속에서 다시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상 현실이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영화, 놀이동산,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가상 배우가 등장해 유명 배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모든 등장 인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해 관심을 끌었던 ‘파이널 환타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테마 파크에서도 가상 현실은 빼 놓을 수 없는 볼거리를 주고 있다. 미국 LA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장면을 가상의 공간으로 재현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입체 안경을 쓰고 스크린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영화처럼 오토바이가 튀어나오고 폭탄이 터지고 화약 냄새가 장내에 퍼진다.

엔터테인먼트 못지 않게 가상현실이 널리 활용되는 분야로 국방을 꼽을 수 있다. 요즘 군인들은 가상공간에서 전차 운전이나 전투기 조정을 익히고 대포를 쏘아보기도 한다. 그만큼 훈련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훈련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가상 현실을 이용해 정신병까지 치료하고 있다. 가상 현실을 이용해 고소 공포증 환자를 치료하고 대인공포증, 폐쇄공포증 등 다른 정신병 치료에도 응용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 방법은 간단하다. 환자가 공포를 느끼는 상황을 가상현실로 만들어 환자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가상현실 기법은 특히 현실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을 만들 수 있어 효과적이다.

고소 공포증 환자를 예를 들어 보자. 환자는 먼저 큰 입체 안경이 달린 헬멧을 머리에 쓴다. 컴퓨터를 켜면 환자 눈앞에는 밖이 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가 나타난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엘리베이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고개를 숙이면 땅이 멀어지고, 고개를 들면 하늘이 점점 가까워진다. 환자가 딛고 선 층 높이에 따라 흔들거리고, 귀에는 바람소리가 심하게 들린다. 환자가 가상 공간이지만 차츰차츰 더 높은 곳에 익숙해지게 해 공포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치료 방식이다.

가상 현실은 공포증 치료 뿐 아니라 학생이나 운동선수가 집중력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권투 선수가 상대방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섀도 복싱’을 하는 것처럼 가상현실 기법을 이용해 실제 상황을 만들어 훈련하는 것이다. 가상 현실은 이 밖에 사이버 모델하우스, 사이버 박물관, 가상도시, 인터넷 쇼핑몰 등에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아직은 가상 현실이 특수 분야에서만 사용되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마음껏 주고 받을 수 있는 초고속 환경이 갖춰지면 안방에서도 얼마든지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쯤이면 정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일이 무의미하게 될지도 모른다.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가전부 기자 bjkang@etnews.co.kr

입력시간 2002/04/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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