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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산 산] 마이산

마이산(전북 진안군)은 결코 거대한 산이 아니다. 해발 678m. 작고 아담한 돌산이다. 그러나 그 돌덩어리의 모습과 기상이 예사롭지 않다. 말의 귀를 닮은 두 개의 돌봉우리는 멀리서 바라보아도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산의 모습만 그런 것이 아니다. 두 개의 봉우리가 만든 골짜기에 3개의 보석 같은 사찰이 깃들어 있다. 모두 깊고 진귀한 사연을 가진 절이다. 그래서 마이산 산행은 신비로움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마이산 산행은 등산이라기 보다는 약간 힘든 산보이다. 물론 산 전체를 오르내리는 본격적인 등산코스가 있지만 돌투성이 산이라 전문성이 필요하다.

일반인에게 적당한 코스는 북부주차장이나 남부주차장에서 출발해 암ㆍ수 마이봉 사이를 지나며 세 곳의 절을 참배한 뒤 반대편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1시간 30분 남짓한 거리여서 되돌아 나와도 2시간이면 족하다. 북부주차장에서 출발해 본다.

약 25분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이 언덕길에서 마이봉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다.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인 안부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암마이봉에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숫마이봉은 직벽에 가까운 절벽이라 오를 수 없다. 20여 분을 오르면 바로 정상이다. 모악산 운장산 덕유산 등 호남의 명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안부로 내려와 숫마이봉 앞에 서면 은수사가 나온다. 언제 지어졌는지 알 수 없다. 조선 초기에 상원사로 불렸으나 퇴락했다가 1920년 이주부라는 사람에 의해 중차됐다. 숫마이봉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버티고 있다.

숫마이봉 아래쪽으로 기도터가 있다. 이곳에서 빌면 아이를 얻는다고 알려져 있다. 사시사철 참배객이 줄을 잇는다. 앞마당에 천연기념물 두 가지가 있다. 줄사철군락(제380호)과 청실배나무(제386호)이다. 청실배나무의 열매는 전주 지방의 민속주인 이강주의 모태가 됐다. 은행나무 64쪽을 이어 붙였다는 대형 법고가 이채롭다.

은수사에서 약 5분을 내려가면 마이산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탑사가 있다. 인도의 사원을 연상케 하는 모습에서 우선 탄성부터 터진다. 골짜기 가득 탑이 쌓여있다. 이 탑들이 모두 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면 감탄은 더욱 커진다.

19세부터 6년간 천하를 순례하던 이갑용(1860~1957년) 처사가 이 산에 들어 깨달음을 얻은 뒤 쌓기 시작했다. 무려 30년. 탑의 수는 108번뇌를 상징하는 108기이다.

태풍이 불어도 흔들리기는 하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놀라운 축조법은 아직 비밀로 남아있다. 관광객의 훼손으로 현재에는 80기로 줄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요란을 떨었거나 호기심으로 밀어보았기 때문이다. 탑의 주위에는 울타리가 쳐졌고, 감시 카메라가 돌아가게 됐다.

탑사를 떠나 약 30분을 걷는다. 아담함 호수 탑형제를 지나 금당사에 닿는다. 1,300여 년 전에 지어진 금당사는 한때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대가람이었다. 지금은 위용을 많이 잃었다.

탑사의 모습이 화려하고 신비롭다면 금당사는 단아하고 기품이 넘친다. 기우제에 영험이 있는 괘불이 소장돼 있다. 이 괘불을 절 마당에 걸어놓고 기우제를 올리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고 한다. 다시 오솔길을 걸으면 남부주차장이다. 산 입구에서 이 주차장까지 들어오는 길은 벚나무길이다. 이미 꽃잎은 모두 떨어지고 파란 잎이 가지를 뒤덮었다.

권오현 생활과학부 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2/04/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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