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재즈에 취해 산 45년의 압축파일

■류복성 재즈 콘서트

“3년만에 갖는 큰 콘서트죠. TV로도 나가는 거라, 부쩍 신경이 쓰이는군요.” 백전노장의 얼굴이 봄소풍을 앞둔 소년마냥 상기된다.

아무런 치장 없이 ‘류복성 재즈 콘서트’라는 이름의 무대다. 덤덤한 제목이지만 협연자의 면면은 모두 국내 정상급들이다. 색소폰의 이정식, 보컬에 정말로와 웅산 등 클럽들이 못 세워 안달인 재즈맨들이다. 드럼ㆍ타악주자로 다져온 45년 세월이 압축되는 2시간의 무대에 걸맞는 유능한 후배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의 전공인 드럼과 콩가 이외에 걸쭉한 목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왕년의 히트 넘버 ‘혼자 걷는 명동길’과 ‘테킬라’가 물론 빠질 수 없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최근 그가 작사해 노래 말을 붙인 ‘Mo Better Blues’가 첫 선을 보인다. 국내 취향의 재즈 넘버에, 이웃집 아저씨 같은 노래 말이 얹혀 관객들을 더욱 즐겁게 한다.

후배 여가수들의 기염이 볼 만 하다. ‘혼자 걷는 명동길’에서는 정말로의 능란한 스캣도 즐길 수 있다. 또 웅산은 ‘Take5’와 ‘아리랑’ 선율을 섞어 스캣으로 부르는 실험으로 합세한다. 이 무대는 새 음반 ‘유복성 재즈 콘서트 라이브 인 서울’의 출반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1999년 12월 30일 가졌던 ‘아듀 99 재즈 콘서트’ 무대의 풍성함을 기록한 75분짜리 CD다. CD의 녹음 시간을 다 채운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서울대 법대 다니며 불러 명성을 떨쳤다는 ‘Autumn Leaves’를 최희준씨 본인이 모처럼 무대에서 직접 부른 것도 수록돼 있어 올드 팬에겐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1992년 제 1회 대한민국재즈페스티벌과 1997년 서머 재즈 페스티벌을 조직해냈던 그는 한국 재즈계의 대선배로 최근 라틴 뮤직붐이 불기 훨씬 전 국내 재즈에 라틴 리듬을 도입한 장본인이다. 반주는 7인조 밴드 ‘유복성 라틴 재즈 올 스타스’가 맡는다.

그는 지금 공연 준비는 물론, 살사 등 라틴 재즈로만 가득 채운 새 음반을 기획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4월 27일 오후 5시 미사리 카페촌의 록시에서 공연한다.(031)792-1500.


[연극]



ㆍ 극단 무천 ‘봄날의 꿈’

제 1회 죽산 어린이 축제 ‘봄날의 꿈’이 5월 4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진다. 경기 안성시 죽산에 둥지를 튼 극단 무천의 연극 공동체 무천 캠프에서 벌어지는 자연속의 축제다.

이번에는 김아라 연출의 아동극 ‘봄날의 꿈’을 비롯, 물체극 전문가 이영란의 ‘어린이를 위한 다섯가지 흙놀이’와 극단 현장의 아동극 ‘백두 거인’이 공연된다. 또 참가한 어린이와 부모에게는 짚풀 공예를 체험해 보고 거리 마임도 공연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이 곳은 극단 무천이 1996년에 부지를 고르고, ‘햄릿 프로젝트’ ‘셰익스피어 가족 축제’ 등 해마다 독특한 공연을 펼쳐 서울 관객을 불러들였다. 특히 폭우 속에서 강행됐던 1998년 ‘리어’는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잊지 못 할 추억을 남겼다. (031)675-9472.


[영화]



ㆍ ‘커먼 웰스’

독특한 스페인 영화다. 30억의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15명의 괴기스런 이웃들이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인다. 고양이가 죽은 지 한참 되는 노인의 시체를 파 먹고 사는 낡아빠진 아파트가 배경이다.

이 해괴한 공간에서 돈에 눈 먼 사람들이 벌이는 소동은 바로 현대 도시인의 모습이 아닐까? 폭력, 섹스, 공포, 잔혹 등 전통적 장르가 뒤죽박죽된 컬트 무비 취향의 팬이라면 특히 흡족해 할 영화다.

스페인에서는 2000년도 최다 관객 동원 등의 신기록을 세우며 영화계를 평정했던 작품이다. 국내 개봉 기념 홈 페이지(www.00money.co.kr)rk가 있다. 사이트 이름은 공공(公共), 즉 복지(common wealth)를 뜻한다. 26일 개봉된다.


[라이브]



ㆍ 코바나의 ‘앵콜 코바나’

라틴 재즈와 살사를 전문으로 하는 밴드 코바나(리더 정정배)가 전회 매진의 기록에 또 도전한다. 라틴 재즈, 보사 노바, 맘보, 차차차, 라틴 팝 메들리 등을 24인조 밴드 코바나가 ‘앵콜, 코바나’라는 이름으로 다시 들려 준다.

재즈 스탠더드에 라틴의 색채를 가미한 작품이나 ‘체리 핑크 맘보’ 등 정통 라틴 음악 외에도 영화 ‘미션 임파서블(제 5전선) 주제가, 월드컵 주제곡 등을 라틴 리듬으로 들려 줄 무대가 맛을 더 한다. 타악주자 정정배 이하 이인권(색소폰) 양준호(키보드) 이도헌(드럼) 등 모두 24명의 주자들이 라틴 음악의 멋을 펼쳐 보인다. 5월 3~4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02)525-6929


ㆍ 동물원 ‘신춘음악회’

그룹 동물원이 ‘신춘 음악회’를 펼친다. ‘거리에서’에서 ‘널 사랑하겠어’까지 주옥 같은 작품을 다시 선보인다.

8인조의 현악 앙상블이 기존의 히트곡들을 클래식처럼 편곡한 작품뿐 아니라, 유명 클래식곡과 동물원의 히트곡을 만든 1부가 먼저 관객을 맞는다. 동물원 멤버 박기영이 직접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며 현악 앙상블과 연주하는 순서가 기대된다.

2부는 드럼 베이스 기타 등 7명의 주자들과 함께 꾸미는 보다 생동감 있는 시간이다. 동물원의 히트곡과 팝 명곡이 한 데 어우러져 새 작품으로 태어난다. 5월 10~1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02)525-6929

『 제2회 임프로비제이션 댄스 페스티벌 』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가 주최하는 즉흥 춤의 향연 ‘임프로비제이션 댄스 페스티벌’이 2회째를 맞았다. 이번에는 즉흥의 의미가 더욱 확장된다.

3명의 건축가를 초빙해 무대 위에 공간을 꾸며 내면 무용가들이 그 공간을 이용, 즉흥적으로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음악과 영상이 합쳐진 총체적 즉흥의 무대다.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른다.

첫날인 4월 30일은 즉흥 무용의 대가 홍신자를 초청해 펼치는 즉흥 무대다. 이 자리는 홍씨가 3년 만에 처음 갖는 공식 무대이기도 하다. 5월 1일은 국내의 교수급 즉흥 무용가 6명이 펼치는 ‘컨택트 임프로비제이션’이다. 김원(전북대), 최테레사(최테레사 무용단 감독) 등 출연한다.

5월 2일은 김선미(창무회 회장), 황미숙(한국 컨템퍼레리 무용단 회장) 등 출연자가 10분 간격으로 잇달아 무대를 펼치는 ‘릴레이 임프로비제이션’의 순서다. 3일 건축가들이 즉석에서 공간을 만들어 무용가들과 함께 갖는 ‘크로스오버 임프로비제이션’으로 공연은 끝난다.

3일은 관객까지 출연, 구조물에서 무용수들과 즉흥 춤을 펼칠 수 있다. 30~5월 3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소극장. (02)3674-2210


■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한마당

유쾌한 피아노의 향연,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한마당’이 펼쳐진다. 피아노 선율속에서 그림 동화가 흘러 나오고 세계의 민속 악기들도 등장한다.

할머니와 장난꾸러기 돼지의 소동을 그린 ‘할멈과 돼지’, 프로코피예프의 유명한 ‘피터와 늑대’, 국제 어린이 도서 협의회에서 주목받은 류재수의 동화 ‘노란우산’, 사람이 자리를 비운 사이 거싱에 들어 와 사람 흉내를 내며 논다는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등 정겨운 동화가 피아노 선율 덕택에 더욱 풍성히 다가온다.

함께 노래 부르며 즐기는 ‘김수미의 우리 민요 한마당’, 인도네시아의 대나무 악기인 밤벨의 신비로운 선율이 가득한 ‘밤벨 앙상블 등도 즐길 수 있다.

이 행사는 민족음악연구회가 1994년부터 피아노의 한국적 재현을 주제로 펼쳐 오고 있다. 30~5월 4일 오후 5시 연강홀. 단, 5월 1일과 4일은 오후 2시와 5시 두 차례 공연된다(02)708-5001~3

입력시간 2002/04/23 18:10


주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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