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몬스터, 멍키본

감탄사가 앞서는 아이디어 만점 영화 두 편. 영화적인 완성도나 예술성을 말하긴 어렵지만 황당함의 극대치가 오히려 부럽게 느껴지는 영화들이다.

조지 후앙의 2000년 작 <몬스터 How to make a Monster>(18세, 콜럼비아)는 컴퓨터 게임을 소재로 한 코믹 공포물이다. 컴퓨터 게임 속 괴물이 현실로 나타나 살인을 저지른다는 내용으로 잔인해지는 게임 설계와 게임 중독을 경계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후앙 감독은 할리우드 비즈니스계를 풍자한 1994년 작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 The Buddy Factor> 에도 그러했듯 반성, 교훈, 인과응보를 배신하는 마무리를 택한다. 돈과 성공밖에 모르는 인정머리 없는 상사에게 당하기만 했던 사원이 상관을 몰락시킨 후 그의 자리에 앉아 똑같은 지시를 내리는 인간이 된다.

새로 입사한 사원은 그런 주인공을 흠모의 눈으로 바라보고 <이브의 모든 것>의 현대판이랄 수 있는 냉소적인 라스트 씬이다. 1950년대 공포물을 현대적으로 되살려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TV용 B급 영화 제작사, 크리처 픽처스의 작품이다.

어린이용 공포 게임이 어린이 모니터들로부터 "전혀 무섭지 않다"는 평가를 받게 되자 사장은 광적인 컴퓨터 천재 3명을 영입한다. "평범한 사람은 평범한 게임밖에 만들지 못하다"는 것이 사장의 변.

가장 먼저 설계를 마친 이에게 1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주겠다는 제안에 세 천재는 감금된 상태에서의 4주 연구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경쟁이 지나쳐 사고가 잇따르고 천둥 번개가 치는 밤에 게임 속 괴물이 실제로 살아나는데.

2001년 작인 <멍키본 Monkeybone>(12세, 폭스)은 감독 헨리 셰릭의 아이디어, 주연 배우 브랜든 프레이저의 이미지와 연기가 성공적으로 결합한 작품이다.

셰릭은 팀 버튼이 제작에 참여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감독. <멍키본>에서는 스톱 모션 애니와 환상적인 세트, 실사를 합치는 복잡한 노고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프레이저는 <갓 앤 몬스터>와 같은 진지한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원시 틴에이저> <에어 헤드> <일곱가지 유혹> <미이라>처럼 순진이 지나쳐 어벙한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

<멍키본>에서 침대봉을 잡고 아크로바트에 가까운 묘기를 보이는 장면은 원숭이가 인간의 탈을 쓰면 저러려니 싶은게 웃음과 감탄을 참기 힘들다.

카야 블렉클리의 그림 소설을 원작으로 한 <멍키본>은 <나홀로 집에>의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가 제작을, <배트맨>의 각본을 쓴 샘 햄이 참여하는 등 각 분야 베테랑들이 참여하여 환상적인 장면과 재미를 돋우는데 주력했다.

악몽에 시달려 음산한 그림을 그리던 만화가 스튜는 수면 치료사 줄리(브리짓 폰다) 덕분에 악몽에서 벗어난다. 천방지축 원숭이 멍키본 캐릭터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스튜는 줄리에게 청혼할 결심을 한다.

헌데 그 중요한 밤에 교통 사고로 혼수 상태에 빠져 저승의 중간 기점인 다운 타운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멍키본을 만난 스튜는 소생증을 얻어 줄리에게 가려 하나 멍키본에게 소생증을 뺏기고 만다. 저승 사자(우피 골드버그)의 선처로 방금 죽은 육상 선수 몸을 빌어 환생한 스튜는 자신의 몸을 차지한 멍키본과 한 판 대결을 벌인다.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입력시간 2002/04/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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