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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도전] 노무현을 만드는 사람들

정치적 격변 겪으며 평생동지로 뭉친 진보적 지식인들이 주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정가에 위치한 금강빌딩 3층의 자치경영연구원. 이 곳은 ‘당선보다 낙선 경험이 더 많은 정치인’ 노무현을 일약 정계의 핵으로 부상 시킨 노풍을 기획하고 이끈 노무현 캠프다.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편가르기를 잘하지 않는 노무현 후보 자신도 ‘내 사람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노 후보와 생사를 같이해온 정치 동지들로 구성돼 있다.

소위 말하는 ‘노무현 사람들’은 정치적 격변을 많이 격은 ‘83학번’ 세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광재 기획팀장(연세대), 정윤재 부산팀장(부산대) 안희정 행정지원팀장(고려대), 황이수 홍보ㆍ정책팀장(서울대) 등 노무현 캠프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핵심 멤버들이 모두 83학번이다.

이광재, 정윤재 팀장은 1988년 노 후보가 13대 총선에서 부산 동구의 통일민주당 후보로 나와 초대 의원으로 당선될 때부터 함께 한 평생 동지다. 안희정, 황이수 팀장은 노 후보가 14대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해 낙선했을 때부터 생사고락을 같이해 왔다.

개혁적 성향의 83학번 세대가 주축

이들은 노 후보의 경선 캠프이자 정치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지방자치실무연구소(현 자치경영연구원)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노 후보 곁을 지켜왔다. 모두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의 탄압이 가장 심했던 시기에 학생운동을 해온 주역들이라 현실 정치에 비판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이들이 노 후보와 함께 이끌어온 지방자치실무연구소는 1994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엄청난 지방자치 연수생과 정치 지망생들을 배출해 이번 국민경선에서 노풍을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지방자치실무연구소는 기수별 20~30명씩 매년 3~5기수를 배출해 지금까지 수백명의 연수생들을 배출했다. 김병량 성남시장, 장정식 전 강북구청장 등 서울과 지방의 시장, 군수 중 상당수가 이곳 연구소 출신이다.

이 연구소가 본격적인 대선 캠프로 전환한 때는 노 후보가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퇴임하면서 부터다. 당시 염동연(57) 사무총장과 노 후보의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의 유종필(46) 언론특보를 비롯해 이충렬 정책특보(46ㆍ전 민연 사무처장), 남영진 정무특보(48ㆍ전 기자협회장), 윤석규 상황실장(44ㆍ전 청와대 정책기획실 국장), 윤태영 홍보팀장(42ㆍ전 이기택총재 보좌관), 배기찬 정책팀장(41ㆍ세종리더십개발원 소장), 김만수 공보팀장(39ㆍ현 부천시의원) 등 정치 경험이 있는 중견들이 합류했다.

염동연 사무총장은 전 연청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베테랑으로 정가에서는 조직 관리의 귀재로 통하는 인물이다. 현재 염 총장은 윤제술(51), 강동원(50) 연구원 이사와 손주석(43), 김관수(45) 조직실장과 함께 이번 대선에서 조직 부분을 이끌 총책임자다.

노무현 캠프 사람들은 이번 노풍 발원의 진짜 주역은 다름아닌 온라인 네트워크 속에 숨어 있다고 주저함이 없다. 현재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책 자문 그룹과 지지 그룹 거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이 아닌 사이버 상에서 운영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지지 그룹은 역시 모사모다. 노 후보가 2000년 4ㆍ13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 네티즌이 중심이 돼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팬클럽인 노사모는 노무현이 좌절을 딛고 일어서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게 캠프 안팎의 설명이다. 지난 2년간 1만명에 그쳤던 회원수가 광주 경선 이후 하루 수백명씩 급증, 지금은 3만4,000명(4월21일 현재)을 넘어섰다.

여기에 전국의 대학 교수들이 중심이 된 온라인 정책자문단(대표 김병준 국민대교수)의 물밑 지원도 대단하다. 전국에 1,700여명의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인터넷 자문교수진이 포진, 노 후보의 정치ㆍ경제ㆍ복지ㆍ외교 정책과 국정 운영 비전, 사상ㆍ이념 문제 등에 대해 사이버 자문을 해준다.

경선 과정에서는 대다수 교수들이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주로 사이버 상에서만 교류가 이뤄진다. 전 한은 총재인 전철환 충남대 교수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 정도가 공개돼 있다. 인터넷 자문 교수단은 당초 민주당 경선 막판에 노 후보 공개 지지선언을 할 계획이었으나 이인제 후보의 사퇴로 지지 선언을 대선까지 연기했다.

온라인 정책 자문교수진 등 폭 넓은 지원

온라인 정책 자문단에는 교수진 외에도 국책ㆍ민간 연구원 375명, 보건의료계 100명, 공공 부분 160여명, 회계사ㆍ변리사 40여명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분야별로 정책 자문을 해주고 있다.

이밖에 영화배우 문성근, 박재동 화백, 가수 정태춘, 연출가 이상우 등 500여명의 문화 예술인 모임인 ‘노문모(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가 노 후보 뒤를 적극 밀고 있다. 또 옷로비 특검을 맡았던 최병모 변호사와 이용철, 문재인, 이돈명 등 150명의 변호사들로 구성된 ‘노변모(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의 모임)’, 전국 20개 대학 동아리의 500여명 대학생 회원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노벗(노무현의 젊은 벗)’, 그리고 노 후보의 출신 학교인 부산상고 동문회 등도 노 후보를 물심 양면으로 돕고 있다.

방송작가 이기명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노무현 후원회는 약 2,1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최근 후원 금액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원칙과 소신에 충실한’ 노 후보의 정치 행보를 높이 평가하는 개혁적이고 진보적 성향이 강한 지식인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노 후보가 공식적으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이후 본격적인 오프라인 활동도 함께 전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치와 거리 먼 노무현 친·인척

역대 대통령 중에서 퇴임 후 일가 친ㆍ인척 비리로부터 자유로웠던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에 비해 노무현 후보는 비교적 이런 점에서 역대 대통령 보다는 홀가분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노 후보 일가나 주변 친척들 중에는 정치권에 연루된 사람이 거의 없다. 노 후보의 부친인 노판석씨는 1976년, 모친 이순례씨는 1998년 작고했다. 노 후보의 큰 형인 노영환씨도 사망했고, 차형인 노건평(60)씨는 현재 농사일을 하고 있어 정치와는 무관하다.

노 후보는 권양숙(55)씨와의 사이에 아들 건호(29)씨와 딸 정연(27)씨를 두고 있다. 건호씨는 1995년 현역 병장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현재 연세대 법대 재학중인 학생이다. 막내 정연씨는 홍익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주한 대사관 직원으로 재직중이다. 두 사람 모두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후보의 처가 쪽으로는 한때 좌익 활동을 하다 옥사한 것이 문제가 됐던 장인과 현재 80순이 넘은 장모(82)가 있다. 노 후보의 처형과 처제는 현재 가정 주부이며, 처남은 조그만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노무현 캠프의 유종필 언론특보는 “노 후보의 성격상 일가나 친인척 비리를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 후보 주변에는 이런 비리가 발생할 여건 자체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4/2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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