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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3 게이트] '홍'겨눈 검찰, 동시구속 강수 두나

[홍3 게이트] '홍'겨눈 검찰, 동시구속 강수 두나

홍업·홍걸 범죄혐의 입증, 소환 등 사법처리 초읽기

검찰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의 동서인 황인돈(37)씨와 2남 홍업씨의 고교 동기인 김성환씨를 소환조사하는 등 ‘3홍’중 2홍에 대한 옥죄기에 들어갔다.

김씨와 황씨는 공히 홍업, 홍걸씨와 직거래를 해온 인물들이라 그 동안 이들의 소환은 ‘두 왕자’의 조사시점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 여겨져왔다.

이는 검찰이 홍업, 홍걸씨의 범죄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했다는 반증인 동시에 대통령의 간접허락까지 받아낸 데 따른 자신감의 발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바야흐로 ‘DJ 2세들’에 대한 조사가 초읽기에 돌입한 것이다.


검찰 장고 끝… 걸림돌 사라졌다

지난주 검찰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요지는 검찰이 김씨와 황씨 등 중요 참고인들의 소환연기 요청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아량을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검찰의 항변 수위는 의외로 높지 않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마음먹고 봐주기 수사를 벌였을 때는 이런 지적이 아팠기 때문에 과도한 반응을 보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아직 저쪽(청와대)의 힘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만큼 최종내락을 기다린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결국 지난주 대통령의 유감표명은 검찰로서는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의 일이었던 셈이다. 이는 여러 면에서 현 상황과 비교되는 1997년 대검 중수부의 김현철씨 구속 당시를 떠올려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당시에도 현직 대통령 아들의 구속이 쉬운 일이었을 리 없다. 특히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와 청와대쪽으로부터의 직·간접적인 압력은 수사팀의 가장 큰 부담이었다. 이를 타개한 것은 ‘팩트(fact)’의 힘이었다. 검찰은 현철씨가 기업체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챙긴 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안기부에 넌지시 통보했다.

안기부의 사태파악은 빨랐다. 당시 권영해 안기부장도 대통령 설득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고 김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백기를 들도록 만들었다. 결국 현 검찰 수뇌부도 ‘거부할 수 없는 팩트’를 확보한 뒤 대통령의 ‘윤허’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린 것이다. 최후의 걸림돌은 사라졌으며 검찰의 전략은 성공한 듯 보인다.


홍업ㆍ홍걸, 이권개입ㆍ금품수수 확인

사실 각종 게이트 정국에서 홍업씨의 이름이 거론된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 그는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씨 대리인이었던 민주당 간부 최택곤씨로부터 구명로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바람에 구설수에 올랐으나 잡음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특검팀 수사과정에서도 홍업씨는 애초 타깃이 아니었다.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수동 전 아태재단 이사의 사법처리로 그 막을 내리는가 싶던 특검팀 수사는 이 전 이사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김성환씨의 자금이 드러나면서 급격히 홍업씨 쪽으로 칼날이 이동했다.

특검팀은 수사를 종료하면서 김씨가 6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90억원의 자금을 운용했으며 이 중 10억원은 김씨가 대리관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홍업씨를 직접 겨냥했다.

상황은 급박해졌다. 각종 부실수사로 만신창이가 된 검찰로서도 더 이상 앞뒤 잴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홍업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사실이 속속 밝혀낸데 이어 최근에는 홍업씨가 김씨를 D주택 부사장으로 직접 영입시킨 사실까지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10억원이 DJ의 대선 잔여금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 상태다.

사실상 물증에 가까운 정황을 포착하고도 김씨의 소환을 차일피일 미뤘던 검찰이 마침내 김씨를 불러들였다는 것은 홍업씨의 소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시기를 조율했던 셈이다.

홍걸씨는 더욱 느닷없는 케이스다. 홍걸씨 의혹은 올해 3월말 경실련 홈페이지에 최규선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면서 갑자기 불거졌다.

최씨의 개인 비서였던 천호영씨가 “최씨가 홍걸씨의 힘을 빌어 타이거풀스를 체육복표 사업권자로 선정해 주고 거액의 대가를 챙긴 뒤 홍걸씨 등과 나눠가졌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이 의혹은 한국일보가 천씨로부터 단독입수한 최씨의 전화 녹취록을 통해 최씨와 홍걸씨 사이에 오고간 자금 거래의 일단이 포착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증폭됐다.

뒤이어 최씨가 영장실질심사 자리에서 “D사로부터 받은 10억원 중 7억5,000만원은 홍걸씨 몫”이라고 ‘자백’한데 이어 D사와 S건설 관계자들이 앞 다퉈 홍걸씨에게 돈이 건네졌다고 진술, 검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홍걸씨의 동서인 황씨가 지난주 “최씨가 건넨 쇼핑백을 홍걸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실토하기까지 했다. 홍걸씨의 금품수수는 이미 기정사실이 돼버린 것이다.


별개사안, 사법처리도 별개로

검찰의 남은 고민은 사법처리 시점과 수위에 있다. 이와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이들을 같은 날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개별적으로 조사를 벌인다 하더라도 한꺼번에 처리한다면 아무래도 부담이 줄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정권으로서도 이왕 맞을 매라면 몰아서 맞는 쪽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종적인 관심은 과연 검찰이 두 사람을 한꺼번에 구속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 모아진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둘 중 한명은 불구속 기소하는 게 국민감정에도 맞지 않느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한진그룹 비리 사건이나 임창열 경기지사 수뢰사건 등 부자, 부부가 동시에 연루된 사건에서 한명만 구속한 전례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검찰 주류의 입장은 예상외로 강경하다. 수사주체와 범죄혐의가 다른 완전히 별개의 사안인 만큼 사법처리도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동일사안에 혈육이 동시에 연루됐던 한진그룹 사건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대검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를 위해 대검 중수부로 수사주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오히려 철저한 수사를 방해하는 견해”라며 “대검 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2부로 수사주체가 분리된 현 상황이라야 ‘법대로’ 수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D데이는 다가오고, 혹시나 하던 대통령 아들들의 동시구속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위정자와 그 가족들의 도덕성에 국민이 또 한번 절망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박진석 사회부 기자 jseok@hk.co.kr

입력시간 2002/05/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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