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온라인 축구 열풍

지구촌 축제 월드컵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개막을 알리는 팡파르가 울리는 6월이면 전 세계는 축제 열기로 들썩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16강 진출을 기원하면서 열렬한 응원에 나서고 있다.

사이버 공간도 마찬가지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월드컵의 재미를 미리 맛볼 수 있는 온라인 축구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 전화와 PDA의 보급이 늘면서 모바일로 축구 게임을 즐기는 네티즌까지 등장했다.

사이버 월드컵 열기를 주도하는 대표 온라인 게임이 강진축구(www.adamgame.com)다. 아담소프트가 개발한 강진축구는 최근 유료와 무료 회원을 합해 회원 수만 400만 명을 넘어섰다. 아기자기한 캐틱터를 이용해 몇 명씩 팀을 나눠 팀 플레이도 가능하다.

강진축구는 선수들끼리 싸움도 하고 방귀도 뀌는 등 코믹한 내용으로 돼 있어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제로컵(www.zerocup.com)도 최대 22명이 함께 놀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네티즌은 처음에 동네 축구에서 실력을 기른 뒤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축구 게임의 대명사인 미국 일렉트로닉아츠사의 ‘FIFA’ 시리즈 역시 월드컵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PC 게임이다. 특히 최근 출시한 FIFA 2002는 본선 진출 32개국의 대표 선수와 한국, 일본의 20개 월드컵 경기장을 게임 안에 모두 담았다.

지단, 호나우도, 이천수와 같은 실제 선수를 모델로 써 현장감을 살렸다. 월드컵 참가팀의 선수 정보, 성적, 특징 등 정확한 데이터가 입력돼 있고 한일 월드컵 예선전 메뉴까지 있다. ‘개판 축구’는 초등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PC게임이다.

개판 축구는 말 그대로 개들이 벌이는 축구 경기. 게임에 정해진 규칙이 없다는 의미에서 개판이기도 하다. 이 게임은 지구촌 애완견 월드컵에서 한국팀 개들이 지난해 우승팀인 프랑스 개들을 이기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UFO가 나타나 각 나라의 우수 선수를 납치하고 우리나라 개들에게 지구의 생사를 건 한판 승부를 강요한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내용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축구 게임도 월드컵 열기에 한몫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네이트를 통해 비바축구2002, 뻔뻔축구, 전투축구, ENG2002 축구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KTF와 LG텔레콤도 현대산업개발, 게임빌과 공동으로 2002 월드축구, 월드 사커를 오픈,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 수준의 정교한 그래픽과 실감나는 음향 효과는 기대할 수 없지만 심심풀이로 그만이다. 온라인이나 PC 게임 뿐 아니라 축구 동호회 사이트도 사이버 공간에서 월드컵 열기를 달아오르게 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붉은 악마’(www.reddevil.or.kr)에서는 경기 스케줄과 응원 일정은 물론, 회원 가입을 문의하는 축구 마니아들로 항상 북적인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을 자처한 ‘반크’(www.prkorea.com)도 월드컵 홍보에 일익을 맡고 있다.

반크는 올 초 CNN이 월드컵 공식 명칭(2002 FIFA 월드컵 코리아/재팬)을 변경해야 하는 지 여부에 대해 여론 조사를 벌이자, 이의 부당성을 인터넷으로 알려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 야후 코리아가 야후 재팬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추진 중이며, 라이코스 코리아도 네트워크가 구축된 43개국 현지어로 월드컵 사이트를 준비 중이다.

코리아 닷컴도 회원들을 상대로 해외 홍보단을 구성했다.2002년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인터넷 세상에서도 사이버 월드컵이 열려 수 많은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가전부 기자

입력시간 2002/05/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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