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별들의 앙상블이 펼칠 비극적 사랑 外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러시아 클래식 발레의 절정이 온다.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이 그들의 장기 ‘로미오와 줄리엣’을 들고 내한한다.

몬테규와 캐플릿가의 반목, 로미오와 줄리엣의 맹목적 사랑, 비극적 죽음 등 원작의 극적 재미가 이들 특유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발레로 거듭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풍을 그대로 올겨 낸 장치와 의상 등이 꾸미는 무대는 시각적 효과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이다.

또 러시아의 대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원작의 3막짜리 발레 무대를 염두에 두고 쓴 음악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버금가는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정통 러시아 발레의 진수까지 곁들여 지는 풍성한 무대다. 이 발레단의 진가는 그 동안의 평가가 입증한다. 1966년 창단 이래 파리 댄스 아카데미 등 국제적 발레 기관ㆍ대회로부터 금상을 20개 수상한 것을 비롯, 특히 1995년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아카데믹 시어터’라는 최고의 칭호를 받았다. 국제 발레계에서 이들은 테크닉과 예술적 완성도에서 볼쇼이 발레단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작품는 발레수에게는 악명 높은 고난도의 무대다. 끊이지 않고 바뀌는 리듬에 맞춰 무용수들은 고난도의 춤을 쉬지 않고 구사해야 한다. 그 동안 국내서는 2000년 프랑스 무용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안무로 올리긴 했으나 그것은 현대 발레 무대였다. 이번 무대는 고전 발레 특유의 웅장하고 화려한 맛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과 러시아 문화부가 한국 공연을 적극 추천한 이 무대는 러시아의 공식 문화의 수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 발레단의 무용수 63명 중 17명은 파리 댄스 아카데미 등 유수의 국제 발레 대회 금메달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를 공동 안무한 나탈리아 카사트리나(68)와 블라디미르 바실료프(71)는 부부다. 러시아 발레의 전통에 현대 안무의 최신 성과를 융합한 독특한 수련법으로 무용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린 공로로 이름 높다.

이 발레단은 러시아 발레가 볼쇼이 발레단과 마린스키 발레단(구 키로프)으로 양분돼 발전하고 있던 상황에서 1966년 안무가 모이세예프가 탄생시켰다. 특히 테크닉과 예술적 완성에서는 볼쇼이보다 한 수 위인 것으로 평가, ‘별들의 앙상블‘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념, 진행중인 ‘사랑대축제(4월 9~6월 5일)의 참가작이기도 하다. 5월 18~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평일 오후 7시 30분, 토ㆍ일 오후 4시(02)2274-3507~8.


[연극]


■ 체호프의 국산화…’청혼’ 공연

극단 숨은 체호프의 ‘청혼’을 각색 공연한다. 체호프를 완전 국산화했다. 무대 안과 밖의 경계가 없는 마당극식 공연이다. 극장 안팎으로 드나들며 연기하는 배우, 관객이 유리벽을 통해 극장밖 도시의 풍경도 볼 수 있게 된 점, 외국식 유머를 순 우리식 해학으로 푼 점 등의 시도가 흥미롭다.

쌀집 노총각 김태순이 양조장 딸 이희숙에게 텅혼을 하러 가면서 벌어지게 되는 해프닝들이다. 최우철 각색 연출, 김태순 이희숙 이재진 등 출연. 26일까지 제2 배우실험실. 매주 토ㆍ일 오후 4시(02)3675-5092

■ 각시품바- 여인4색

극단 가가의회는 품바의 여자 버전 ‘각시품바-여인4색’을 공연한다. 1981년 초연 이후 내리 (4,600여회) 공연한 원조 품바 김시라가 4월 세상을 뜨자, 그의 부인 박황빈이 연출자로 나섰다. 세상을 뜬 남편의 자리를 대신하는 자리다.

각설이패 대장 천장근의 아내인 수제비의 시각으로 풀어 가는 품바다. 일제시대, 해방 후, 자유당 말기라는 시대적 배경은 꼭 같다. 이 혼란기는 사실에게는 남자보다 훨씬 커다란 고통을 요구한 때다. 바로 이 점에 시선을 돌려보자는 것이다.

박혜미 김은영 주은 박무영 등 4명의 여자 거지들이 나온다. 12일까지 강강술래소극장. 화ㆍ목 오후 7시 30분, 금~일 오후 4시 7시(02)3674-0110.


[전시]


■ 한국민속촌 ‘백남준 특별전’

경기 용인의 한국민속촌은 미술관 개관기념으로 ‘백남준 특별전’을 펼친다. 한국 민속촌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컬렉션 중 대형 오브제 작품 16점, 판화 작품 60점이 전시된다. 백씨가 민속촌을 위해 특별 영상을 제작ㆍ편집한 ‘‘세기말-새천년’(2001년작) 등 민속촌을 주제로 담은 영상에 부채춤과 승무 등 한국적 영상을 결합시킨 소프트웨어다.

오프닝 행사로 ‘백남준 퍼포먼스 재연’ 행사를 마련, 초기 액션에서 비디오 퍼포먼스까지 백씨 전위 예술의 폭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퍼포먼스 재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재학생들이 한다. 7월 7일까지 한국민속촌 미술관. (031)286-2111

■ 패션설치전 ‘Body in spece’

쌈지 스페이스는 패션 디자이너 신혜리ㆍ신형철의 패션 설치전 ‘Body In Space’를 갖는다. 패션 디자이너 신혜리와 건축가 신형철 등 두 사람은 남매로, 의상과 건축을 접목한 독특한 예술로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공간속의 신체’라는 제목은 건축이 인간의 거주인 것과 같은 이치로 의상 역시 인간의 신체가 거주하는 최초의 공간이라는 데 착안 한 것이다. 이들 남매는 디자인 회사 ‘Shin’s’를 창립, 그들 작품의 상품화는 물론 현대 예술을 다양화하는 방 법에 대해 연구중이다. (02)3142-1693


[음악]


■ 한일 화합의 무대…전통의 만남

월드컵 공동 개최를 기념하는 ‘천(天)의 메시지-신무(神舞)Ⅲ’이 공연된다. 한국전통춤연구회가 제작한 이 무대는 양국의 전통 무용은 물론 현대 악기 일렉톤(전자 건반 악기)까지 동원, 두 나라 무용의 비교점을 파악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일렉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도 가늠케 할 진보적 무대이기도 하다. 피날레에서는 양국의 대표적 민요인 ‘아리랑’과 ‘사쿠라’를 엮어 만든 ‘연무(連舞)’를 선보여 양국의 화합을 강조한다. 28~29 한전 아츠풀 센터 3461-5825


■ 초여름 밤의 작은행복…국립극장 토요문화광장

국립극장이 펼치는 남산의 향연 ‘토요문화광장’이 매주 오후 6시마다 초여름을 식힌다.

5월 11일은 최근 인기가 급부상한 라틴 음악과 살사를 주제로 한 콘서트, 18일은 감미로운 목소리의 재즈 가수 서영은의 콘서트, 25일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펼치는 영화음악과 대중가요 등이 공연된다.

이어 6월 1일은 국립발레단의 하일라이트만을 뽑아 만든 ‘갈라 콘서트’, 8일은 라이브 록 페스티벌, 15일은 타악 퍼포먼스 ‘난타’, 22일은 뮤지컬 하일라이트, 29일은 ‘안치환과 자유’ 콘서트가 마련돼 있다.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이 행사는 가족 단위 관객, 평소 공연 관람의 기회가 적었던 청소년층에게까지 무대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호평을 받아 왔다. 모두 무료라는 점 또한 큰 자랑으로 내세운다(02)2274-3507~8.

■ 2002 춘천 마임 축제

‘2002 춘천 마임 축제’가 호반의 도시를 닷새(8~12일) 동안 점령한다. 춘천시내 공연당은 물론 호반의 섬과 거리 등 춘천시 안팎이 한국 일본 베트남 미국 핀란드 벨기에 등 11개국 78개 마임 단체의 몸짓으로 가득 찬다. 또 장애인 학교, 대학 등에서 참가 한 단체팀 10개도 가세한다.

신화를 주제로 한 이스아렐 극단 클리파의 공연, 행사 기간 중 인간문화재 이애주의 ‘춤기법’ 강연, 민속연구가 심우성의 ‘결혼굿’ 공연을 비롯 장애인을 위한 마임 강습 등도 펼쳐진다. 외발자전거 저글링 풍물굿 등 간단한 기술도 배울 수 있다. (033)242-0585

장병욱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2/05/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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