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동특별총회 개막, 어린이 권리헌장 적용 호소

"고통없는 어린이 세상을 만들어주세요"

각국을 대표하는 어린이 400 여명은 5월 8일 개막된 유엔 아동특별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 지도자들에게 어린이들이 살기에 적합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개막식에서 13세와 17세의 소녀들이 189개국 정상 및 고위 대표들을 상대로 이를 낭독했다.

볼리비아 대표 가브리엘라 아수루디 아리에타(13)양과 모나코 대표 오드리 셰이뉘(17)양은 8분 동안 번갈아 낭독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어린이에게 적합한 세상을 원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적합한 세상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세상이기 때문"이라며 “1989년 채택된 어린이의 권리 헌장을 모든 참가국들이 적용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헌장은 미국과 소말리아를 제외한 191개 유엔회원국 모두가 비준했다.

미국은 당초 헌장에 서명은 했으나 이 헌장이 부모의 권리를 제한하고 국내법과 상충한다는 이유로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모두 의회 비준을 요청하지않았다.

어린이들은 메시지에서 어린이 난민 보호와 질 높은 교육, 무료 에이즈 검사, 환경보호, 어린이에게 들어갈 돈을 써버리는 국가채무 탕감 등을 요구하며 “어른들은 우리를 `미래'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현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들은 이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어른들이 우리에 대한 의무를 받아들일 때까지" 싸울 것임을 맹세했다.

사상 최초로 개최된 유엔 아동특별총회는 1990년 비공식행사로 열린 세계 어린이정상회담에서 설정한 27개 목표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보건, 교육, 에이즈, 고아, 어린이 병사, 매춘 및 노동을 위한 어린이 인신매매 등 산적한 과제에 대해향후 15년간의 사업 우선 순위와 목표를 설정했다.

유엔은 2005년까지 남녀간 초.중등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2015년까지 전세계적으로 무상.의무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입력시간 2002/05/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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