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곤충 백가지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곤충 백가지
김진일 글. 이원규 사진
현암사 펴냄.

장수풍뎅이, 방아깨비, 여치, 땅깡아지, 무당벌레, 풀무치, 잠자리, 장수하늘소…

이름만 들어도 곤충채집의 재미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과 들, 개울을 돌아다녔던 개구쟁이 시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공업화와 도시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곤충은 마땅한 놀이감이 없는 어린이의 벗이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곤충 백가지’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많은 품을 들이지 않고도 곤충의 세계에 다시 한번 빠져들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겸비한 곤충 백과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텍스트 위주의 곤충관련 이론서와 그래픽 위주의 도감류의 장점을 절절하게 배합했다.

이 책에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저자는 각 곤충에 관한 설명에 들어가기 앞서 곤충학 지식과 다소 동떨어진 듯한 일화를 하나씩 꺼내 독자들이 곤충의 세계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220여종에 달하는 곤충(집중적으로 다룬 곤충은 90여종)의 이름과 생김새, 생활사 등을 소개한다. 딱딱한 곤충학 강의가 아닌 말랑말랑한 곤충이야기인 셈이다.

그렇다 책의 수준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저자인 김진일 성신여대 교수는 40여년을 곤충과 동고동락하며 한국곤충학회 회장도 역임한 대표적인 곤충학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집안에서 볼 수 있는 곤충’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곤충’ ‘해로운 곤충’ ‘곤충의 사랑’ 등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곤충에 대한 풍성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해주고 있다.

또한 괜찮은 곤충 사진들이 글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은 20여년간 생태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이원규씨 공을 들여 포착한 것들이 그는 “몇 시간씩 기다리다가도 잠깐 고개 돌리면 그 순간 찍으려던 장면이 지나가고 오늘 찍은 게 내일은 안 나오는 게 생태사진”라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비와 개미를 소개하지 않은 점이다. 저자는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기왕에 출간된 관련 서적이 많아 집필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2/05/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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