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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봇전사, 월드컵 제패한다

한국 로봇전사, 월드컵 제패한다

스피드·기동력이 승부 좌우, 종주국 한국 강력한 우승후보

월드컵 명예 홍보 대사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39)씨의 월드컵 축가 ‘더 챔피언(The Champion)’이 축구 경기장 가득히 울려 퍼진다. 만화 캐릭터 ‘아톰’의 마스크를 쓴 로봇 ‘한 사람(HSRㆍ높이 50cmㆍ무게 4.5kg) 2’가 축구경기장에 태극기를 들고 등장,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전년 우승 국인 한국팀을 대표해 인사한다.

한 사람2는 호주와 뉴질랜드 대표팀 등 6대의 로봇들과 함께 경기장에서 관중들을 향해 한껏 자유자재의 멋진 ‘몸짓’을 자랑한다. 2002년 FIRA 대회조직위원회의 대회 개시 공식 선포에 이어 휘슬과 함께 본격적인 축구경기에 돌입한다.

2002 한일월드컵 경기 개막에 앞서 또 하나의 월드컵인 ‘2002 FIRA 세계 로봇축구대회’(조직위원장 최영환 과학문화재단 이사장)가 5월23~29일 1주일간 서울과 부산 등 국내 6개 지역에서 열린다. 이 대회에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24개 나라에서 74개 팀, 국내에서 126개 팀이 참가해 각각 8가지 종류의 게임을 펼친다.


드리블ㆍ패스ㆍ슛에 페널티 킥까지

엄지손가락 크기에서부터 신장이 80cm에 이르는 로봇들이 참여하는 로봇축구 경기는 놀랍게도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다. 우리나라 과학자가 이 경기를 처음 창안했고, 지난 4년간 줄곧 우승을 차지해왔다.

참가 팀들은 23일부터 2일간 수원ㆍ대전ㆍ대구ㆍ광주ㆍ 부산 등 5개 도시에서 예선전을 벌이고 26~28일 서울무역전시장(지하철 3호선 학여울 역)에서 우승팀을 가린다.

로봇축구는 축구경기에서 사용할 모든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미리 입력해 놓고 ‘스타트’ 버튼을 눌러 경기가 시작되면 아무도 로봇을 만지거나 조작할 수 없다. 리모트 컨트롤 게임과는 다른 ‘전자동’ 축구경기다.

축구 로봇은 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배터리, 바퀴, 안테나로 구성돼 있다. 축구 경기인 만큼 격렬한 몸싸움도 벌어져 로봇들의 몸체는 가볍지만 딱딱한 두랄루민이라는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경기장 위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로봇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컴퓨터가 각 로봇에 무선통신으로 지시를 내려 드리블과 패스 또는 슛을 하게 한다.

로봇의 크기에 따라 사용하는 축구공과 축구장 크기도 다르다. 로봇의 크기에 따라 골프공에서부터 테니스공, 어린이용 축구공까지 각양각색이다. 축구 장 규모 역시 로봇크기에 맞춰 당구대 보다 큰 4.4m X 3.6m 크기부터 탁구대 보다 작은 1.5m X 1.3m 크기 등 다양하다.

경기 종목으로는 마이로소트와 나로소트, 로보소트 등 8가지 종류가 있다. 프로그램 처리 속도와 무선 통신속도가 얼마나 빠르며 공격과 수비에서 얼마나 다양한 전술을 정확하게 구사하는가 등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로봇축구도 축구라는 점에서 로봇의 스피드와 기동력이 승부를 좌우한다. 팀 전략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골키퍼와 공격수, 수비수 등 로봇 3대 또는 5대가 팀을 이뤄 탁구대 크기의 경기장에서 골을 넣는다. 경기규칙도 철저하다.

전후반 각 5분으로 치러지는 로봇축구는 문전에서 과격한 플레이를 할 경우 사람 심판이 휘슬을 불어 페널티 킥을 준다. 반칙을 할 경우 프리킥을, 공이 아웃 된 경우 골킥을 각각 준다. 전후반 사이에 중간 휴식시간은 10분으로 작전 타임도 있다.


안정성과 균형유지가 핵심기술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열리는 ‘두발 로봇’ 축구경기에 출전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팀의 김동환(30ㆍ전자과 박사과정 5년차)씨는 “이번에 참가하는 로봇 ‘한 사람2’는 2년에 걸친 연구와 기존 로봇보다 10배나 비싼 2,500만원을 투자해 제작했다”며 “수개월에 걸친 밤샘 작업에다 각종 테스트를 통과할 만큼 최선을 다해 만든 로봇인 만큼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아직 상대팀들 전력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다소 불안하다”는 김씨는 “호주와 뉴질랜드 팀들의 기술력이 얼마나 될 지가 우승의 변수”라고 덧붙였다.

두발 로봇의 핵심은 역시 안정성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두발로 뛰며 공을 찰 때 한 발로 몸을 버텨야 하는 순간동작은 물론 좌우로 몸을 틀어 방향을 바꿔 뛰는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어려운 부분이다.

로봇 한 사람2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설명하는 ‘우리네 과학도’ 김씨는 “월드컵 우승은 한국의 ‘인간’ 축구 팀으로선 아직 머나먼 꿈일 수 있지만 로봇 축구 팀 만은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장학만 주간한국부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5/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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